창원성산, 후보 단일화 후 정의당 우세…통영·고성 한국당 굳히기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4·3재·보궐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경남 창원성산은 여영국 정의당 후보가, 통영·고성은 정점식 자유한국당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해당 지역은 각각 현재 1위를 달리는 후보의 정당에서 공석이 생겨 재보선이 열린 곳이다. 의석을 잃은 정당이 다시 그 지역의 의석을 가져가는 원상복귀로 가고 있는 셈이다.
창원성산은 역대 총선에서 진보진영 후보 단일화 여부가 성패를 갈랐던 곳이다. 단일화가 무산된 19대 총선에선 강기윤 한국당 후보가 49%의 득표율로 당선됐고, 단일화에 성공한 20대 총선에선 고 노회찬 정의당 의원이 51.5%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때문에 공식 선거운동 시작 전부터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후보 단일화를 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실제 두 당은 투표용지 인쇄 직전인 지난 25일 여론조사를 통한 후보 단일화에 합의하고, 여영국 후보를 단일 후보로 확정했다.
이후 26~27일 MBC경남이 리얼미터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내일이 투표일이라면 누굴 뽑을 것인가'라는 질의에 여 후보가 44.8%, 강 후보가 35.7%의 지지율을 얻어 두 후보 간 격차가 오차 범위 밖인 9.1%포인트로 나타났다.
이어 손석형 민중당 후보(8.4%), 이재환 바른미래당 후보(3.4%), 진순정 대한애국당 후보(1.7%), 김종서 무소속 후보(0.7%)가 뒤를 이었다(창원성산 거주 유권자 505명 대상 조사,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4.4%P).
민주당·정의당 후보 단일화 전까지만 해도 강 후보가 근소한 차이(1.5%P)로 여 후보를 제치고 1위를 달리고 있었지만, 단일화 후 분위기가 반전된 것이다. 당초 창원성산 보궐선거에 소극적이었던 민주당 지도부도 현장을 찾아 여 후보 1위 굳히기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29일 창원 상남시장 사거리에서 진행된 민주당·정의당 지도부 창원성산 합동유세에서 "여 후보는 정의당 후보임과 동시에 민주당 후보"라며 "이번 선거에서 여 후보를 반드시 당선시켜서 이곳 성산구민들의 명예를 반드시 드높이겠다고 약속드린다"고 적극적 지지를 호소했다.
같은 날 같은 기관이 진행한 통성·고성 여론조사에선 정점식 한국당 후보가 57.2%, 양문석 민주당 후보가 29.7%, 박청정 대한애국당 후보가 5.3%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1·2위 후보 간 격차는 무려 27.5%로 같은 기관의 16~17일 조사(정 후보 51.0%, 양 후보 36.6%)보다 격차가 커졌다(통영·고성 유권자 511명 대상 조사,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4.3%P).
두 지역은 각각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사망과 이군현 한국당 후보의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인한 의원직 상실로 재보선이 열리게 된 곳이다. 선거날이 다가오며 의석을 잃은 정당이 배출한 후보에 유리한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여론조사 결과가 꼭 실제 선거 결과와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여론조사로 당락을 결정할거면 투표는 왜하겠냐"며 "큰 흐름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는 숨은 민심도 있어 결과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황 정치평론가는 창원성산 재보선에 사활을 건 바른미래당과 손학규 대표는 이번 재보선 결과에 따라 급격히 정치적 입지가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재환 후보는 손 대표가 창원에 거주하며, 적극적 지원유세를 하고 있지만 3%대의 벽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그는 "이대로 선거가 마무리되면 바른미래당은 보수진영과 진보진영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어정쩡한 위치에서 어느 쪽에도 귀속되지 못한다는 것을 입증하는 셈이 될 것"이라며 "손 대표와 바른미래당의 정치적 위상은 급격히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정치권 안팎에선 내년 총선을 1년 여 앞두고 실시되는 이번 재보선이 PK(부산·경남) 민심을 미리 확인하는 풍향계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당대표 선출 후 첫 선거를 치르는 황 대표와 사활을 건 손 대표의 향후 정치적 입지를 가늠할 선거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최근 여론조사 결과는 이변이 없는 한 바른미래당 외 다른 정당에는 사실상 큰 변화가 없는 그들만의 선거를 예고하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나타나지 않은 숨은 지역 민심이 어떤 선택을 해 변수를 만들지 주목된다.
한편 29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4·3 보선 사전투표 결과 투표율은 14.37%로 2017년 4·12 재보선 당시 사전투표율 5.9%보다 약 9%P 높에 나타났다.
국회의원 2명과 기초의원 3명을 뽑는 4·3 보선 사전투표는 30일 오후 6시 총 43곳 투표소에서 전체 유권자 40만9566명 중 5만8854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지역별로는 경상북도 사전투표율이 17.48%로 가장 높았으며 경상남도는 14.71%, 전라북도는 7.38%를 기록했다.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에 대한 상세한 개요는 리얼미터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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