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자료제출·관음증·지라시…'박영선 인사청문회' 난타전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27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가운데 야당 청문위원들은 박 후보자의 자료 미제출과 동문서답 답변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인사청문회에서 박 후보자가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부메랑 돼 돌아온 박영선 후보자 과거 발언…자료제출 미비 질타 쏟아져

[더팩트ㅣ국회=허주열 기자]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가운데 시작부터 '자료제출', '관음증', '지라시' 등을 놓고 여야 공방이 오가며 1시간가량 의사진행 발언만 이어졌다.

이날 오전 10시 3분 시작된 박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후보자 모두발언이 끝난 직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자유한국당 간사인 이종배 의원이 "어제(26일) 자료 없이 인사청문회를 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뜻에서 연기를 요청했다"며 "여당 측에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해서 (인사청문회가) 진행되긴 하지만, 이제까지 인사청문회 중에서 이렇게 자료 없이 한 적은 없었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 의원은 이어 "박 후보자에게 101건의 자료제출을 요구했는데, 31건이 미제출 됐다"며 "내용도 별게 아니다. 적십자 회비 납부내역, 외환거래 신고내역, 항공탑승 내역, 생명연구소 연구용역 수주내역, 배우자(변호사)가 30대 대기업과 거래하고 계약한 내역 등을 요구했는데 자료를 안 낸다. 과거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40번하면서 '자료 없이 하는 건 아무런 의미없다'고 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과거 박 후보자의 청문위원 시절 "이번처럼 자료를 안 낸적 없다", "적당히 넘어가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인사청문회는) 국정조사에 준하는 자료를 내게 돼 있다" 등의 발언이 담긴 동영상을 틀었다.

이에 여당 의원들은 "질의에서 하면 되는데, 의사진행 발언 중 왜 영상을 틀고 있나", "위원장 당장 중단하라", "뭐하는 겁니까"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

이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근거도 없는 가짜뉴스에 기반한 자료제출 요구가 난무하고, 그것으로 의혹을 부풀리고, 후보자가 그것을 감내하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라며 "(야당 의원들이) 자료제출 거부라고 하는 것을 보니 '유방암 수술 받은 병원'과 같은 자료제출 요구하면서 안 낸다고 정회를 요구하고, 청문회를 거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한국당 소속 청문위원들이 각 좌석에 놓인 노트북 윗면에 '박영선, 자료제출 거부, 국민들은 박영선 거부'라 적힌 프린트물을 붙인 것을 당장 떼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오늘 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보면서 야당 의원들은 처음부터 할 생각이 없다는 확신이 들었다"며 "총체적 망신주기 공세가 예고 됐는데, 아니나 다를까 개인의 신상, 특히 여성 후보자로 정말 감내하기 어려운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건드리고 있다. 앓았던 병(유방암), 결혼증명서, 이런 건 왜 내라고 하는 것인가, 이것은 박 후보자를 검증하겠다는 게 아니고 정치적 망신주기와 다를 바 없다"고 야당 의원들을 비판했다.

박 의원 이어 "인사청문회 전 (야당 의원들이) 자료제출 요구를 집단적으로 한 뒤 퇴장한다는 내용의 지라시가 돌아다녔는데, 그것이 사실이라면 이번 인사청문회는 한 사람의 후보자를 앞에 두고 하는 거짓 선동, 가짜뉴스 잔치"라며 "(야당 의원들이) 처음부터 파행을 목적으로 들어온 게 아님을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이용주 민주평화당 의원은 "인사청문회 시작 전부터 자료제출 문제로 논란되는 상황이 아쉽다"며 "후보자도 상당 부분 책임이 있지만, 병원 진료 내역, 특정 부분 수술내역, 후보자 실제 결혼날짜 등은 왜 궁금한지 모르겠다. 망신주기, 관음증 청문회가 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 답을 하는 과정에서 박 후보자는 각 의원들의 질의와 가짜뉴스에 기반한 자료제출 요구를 조목조목 반박하려다 위원장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박 후보자는 "총 2252건의 자료제출 요구가 있었고, 제가 145건의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며 "미제출 된 자료 상당수는 시간이 너무 경과해서 없는 자료고, 개인적 신상과 관련된 부분도 지나치게 많아서 그 부분을 제외한 가져올 수 있는 자료는 대부분 찾아서 가져왔다. (청문위원들이) 원하는 자료는 열람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의 해명을 듣는 과정에서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은 "우리가 청문회를 당하는 것인가, 태도가 잘못됐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결국, 박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자료제출 문제를 놓고 각 당의 의사진행 발언이 1시간가량 이어지다, 11시 23분 위성곤 민주당 의원의 첫 질의가 시작됐다. 28명의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들이 10분 씩 질의를 하고, 박 후보자의 답변도 들어야 하는 만큼 박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이날 오후 늦게까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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