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확대경] 文, 회전문 인사 논란…'죽어도 못 보내'

4일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주중대사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의 회전문 인사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 제공

文대통령, 靑 떠난 사람들 '재기용'…인력 풀 한계 지적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4일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주중대사로, 남관표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주일대사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뒤 뒷말이 무성하다. 이른바 문재인 대통령의 '회전문 인사'가 되풀이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선 때 균형 있는 인사를 두루 등용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공언이 무색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특히 지난해 11월 청와대를 나온 장 전 실장은 외교 현안을 다룬 경험이 거의 없다는 점이 문제시되고 있다. 장 전 실장의 경력을 살펴보면 경영·재무 등 주로 경제와 관련된 일을 해왔다. 실제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장 전 실장은 우리나라 경제 정책을 총괄한 '경제통'이다.

하지만 이 부분 역시 말들이 많다. 소득주도성장 등 경제 정책이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사실상 정책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장 전 실장을 대사로 중용해야 하냐는 의문을 제기하는 여론이 상당하다. 전공인 경제와 관련해서도 뚜렷한 업적이 없다는 것에 더해 비외교관 출신이라는 우려에서다.

다만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자리를 옮긴 노영민 전 주중대사 후임으로 지명된 장 전 실장은 문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이를 통해 김 전 실장이 비핵화 등 북한과 관련한 사안들이 많이 얽혀 있는 중국과 관계를 조율할 것으로 문 대통령은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4일 주중 대사에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내정했다. 장 전 실장이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남용희 기자

자유한국당 등 일부 야권은 청와대에서 외교·안보 실무를 맡았던 남 전 차장의 경력도 일본과 거리가 멀다는 논리를 앞세워 비판하고 있다. 3년 정도 주일대사관 서기관으로 근무한 게 전부라는 점에서 과연 남 전 차장이 정무적 능력을 발휘할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하는 것이다. 더불어 청와대를 떠난 지 일주일도 안 돼서 다시 문 대통령의 부름을 받았다는 점도 '돌려막기' 인사가 아니냐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인사권자인 문 대통령의 회전문 인사 논란은 이번뿐만이 아니다. 최근만 살펴보더라도 임종석 전 비서실장은 퇴임한 지 한 달 만에 대통령 특임 아랍에미리트(UAE) 외교특별보좌관으로, 한병도 전 정무수석을 이라크 특임 특별보좌관으로 위촉됐다. 물론 국익에 도움이 되도록 이들의 풍부한 인적 네트워크 등을 활용한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이들 역시 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었던 만큼 '코드 인사'라는 비판을 비껴가진 못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여성 비하 논란과 재임하는 동안 수차례 사의 표명을 밝혔던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으로 재기용했다. 탁 위원이 사임한 지 24일 만에 다시 곁으로 부른 것이다. 이때 역시 '제 식구 챙기기'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처럼 문 대통령은 청와대를 한 번 나갔던 인물들을 다시 불러들인 특징이 있다. 대통령이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인사를 단행했을 것이라는 주장이 있는 반면, 폭넓은 인재 등용에 한계를 보인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동시에 나온다. 조만간 문 대통령은 정부 부처 개각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의원 중진 인사들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기존 의원 출신 장관과 의원 중진들의 교체되는 모양새로 비칠 가능성이 있어 돌려막기 인사 논란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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