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확대경] 文대통령, 북미 중재 시동…돌파구 마련 험로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아무런 소득 없이 끝남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 역할이 중요해졌다. 4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에서 2019년도 제1차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는 문 대통령. /청와대 제공

文대통령, 북미회담 분석 등 본격 중재 방안 마련 나서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아무런 소득 없이 끝남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 역할이 중요해졌다. 그간 북미 관계가 고비를 맞을 때마다 중재자 역할을 해왔던 문 대통령이 또다시 중재 외교 시험대에 서게 됐다. 북미 양측과 접촉을 통해 대화 불씨를 되살리려는 문 대통령의 행보가 예상되는 가운데 돌파구를 마련하기까지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우선 문 대통령은 4일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주재하고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분석과 정보를 공유하는 분석하는 등 본격적으로 중재 방안 마련에 나섰다. 특히 문 대통령은 관련 부처에 "이번 북미 정상회담에서 양측이 합의에 이르지 못한 그 입장의 차이를 정확하게 확인하고, 그 입장의 차이를 좁힐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달라"고 지시했다.

면밀한 원인 분석을 통해 본격적인 중재 역할에 돌입할 것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이르면 5일께 미국을 방문,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회동할 것이라고 알려졌는데, 이 역시 미국과 북한의 입장과 상황 등을 보다 자세히 알아보기 위한 일환이다.

실제 북한과 미국이 비핵화와 그에 따른 상응조치를 두고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북미관계는 냉각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하노이 선언이 불발되자 실패론이 대두되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문 대통령은 "대화의 공백이나 교착이 오래 계속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양 정상이 빠른 시일 내에 다시 만나 이번에 미뤄진 타결을 이뤄내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하노이 선언 불발로 북미관계는 냉각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 역할이 주목되는 이유다. /이동률 기자

북미 간 대화 모멘텀 유지에 힘을 쓰고, 여론 반전을 꾀하면서 사실상 중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또, 비핵화 문제는 결국 북미가 해결해야 한다는 것으로 읽힌다. 한국은 북미 핵 협상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지만, 대북제재 해제 열쇠는 미국이 쥐고 있다. 따라서 문 대통령이 중재 역할에 나선다 하더라도 북미의 대화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부각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미국보다는 북한과 접촉면을 더 늘릴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북미회담 결렬 이후 문 대통령과 통화에서 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대화하고, 그 결과를 자신에게 알려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5월 1차 북미회담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판문점에서 김 위원장과 먼저 만났다.

다만 북미회담 결렬로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남북 정상의 만남 시기는 이른 시일 내는 어렵지 않겠냐는 관측이다. 청와대도 3일 현재 단계에서는 문 대통령이 어떻게 움직일 것이라는 언론의 예상에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물밑 접촉을 통해 북한 입장을 들어보고, 정확한 진단을 내린 뒤 계획을 짤 것이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북미가 협상 결렬 이후 서로 비방하지는 않으면서 회담 재개와 지속적인 대화 의지를 밝힌 것은 3차 회담 가능성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하지만 미국의 영변 핵시설을 넘어선 플러스 알파 조건을 북한이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등은 북한의 체제 유지 수단이기 때문에 김 위원장이 포기할 가능성이 작다는 이유에서다. 이 경우 북미가 또다시 줄다리기할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문 대통령이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 적잖은 험로가 예상된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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