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위원장 동선부터 의전까지 밀접 보좌
[더팩트ㅣ이철영 기자·하노이(베트남)=이원석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동생이자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 김여정이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방문한 베트남 하노이에서도 다시 한번 미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김 부부장은 26일 오전 8시 20분께(현지시간) 김 위원장의 특별열차로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의 열차가 도착하고 문이 열리자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번에도 김 부부장이었다.
김 부부장은 오빠 김 위원장이 기차에서 내리기 전 베트남 정부가 준비한 동당역 앞 환영행사를 먼저 둘러보고 기차로 들어갔다. 김 위원장의 동선 등을 사전에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 할 하노이로 이동해서도 김 부부장이 먼저 숙소인 멜리아 호텔에 도착했다. 김 부부장은 역시나 김 위원장의 동선 등을 사전 확인했다. 김 부부장의 이런 모습은 이미 익숙한 장면이다.
지난해 4월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첫 남북정상회담부터 같은 해 9월 평양에서의 세 번째 남북정상회담에서도 김 부부장은 김 위원장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모든 것을 챙겼다. 지난해 6월 1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싱가포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김 위원장은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 후 첫 일정으로 숙소인 멜리아 호텔과 약 1km 떨어진 북한 대사관을 방문했다. 이때도 김 부부장은 김 위원장보다 먼저 대사관에 도착해 의전 등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뿐만 아니라 김 부부장은 김 위원장이 숙소로 돌아간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장으로 확실시되는 소피텔 메트로폴 호텔을 방문했다. 김 부부장은 약 50여 분간 호텔을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부장은 김 위원장의 정상회담이 열릴 때면 지근거리에서 보좌해 왔다. 그만큼 김 부부장이 김 위원장의 각별한 신임을 얻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김 위원장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보좌하는 김 부부장은 권력 서열을 떠나 실세에 가깝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 김 위원장이 베트남 동당역에 도착했을 당시에도 김 부부장이 실세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별열차에서 김 위원장 뒤로 김영철·리수용·김평해·오수용 노동당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노광철 인민무력상이 차례로 모습을 나타냈다. 그 뒤로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 김 부부장이 섰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한참 앞서 나가자 김 부부장은 김영철 부위원장을 팔로 살짝 밀어내며 앞으로 걸어 나왔다. 서열을 강조하는 북한의 정권을 고려할 때 김 부부장이 자신보다 상급자인 김 부위원장을 거리낌 없이 대하는 모습에서 실질적인 권력을 짐작할 수 있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회담에서도 김 부부장은 의전과 행사, 회담과 관련해 최측근으로서 다시 한번 존재감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