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3위 "우려스러운 수준 아냐, 시간 좀 더 있었으면"
[더팩트|문혜현 기자]자유한국당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에 나선 오세훈 후보가 '태블릿 PC가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 황교안 후보를 "거기에 편승을 해서 정치적 실리를 취한다"며 비판했다.
오 후보는 24일 오후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법원은 국과수 감정까지 거쳐 과학적으로 오랜 재판을 거쳐 태블릿 PC 조작 가능성에 대해 전혀 가능성이 없다고 판시했다"면서 "그런 판결이 언론을 통해 보도됐는데도 신뢰를 얻지 못했고, 그 틈을 비집고 특정 계층 특정 성향 분들에게 (태블릿 PC가 조작됐다는) 뉴스가 힘을 얻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 후보는 "지도자는 자기 세력과 자기 지지자를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며 "거기에 편승해서 정치적 실리를 취하는 것은 정치 지도자로서 결격 사유"라고 꼬집었다.
이는 지난 21일 황 후보가 최순실씨의 태블릿PC 조작 가능성에 대해 "개인적으로 그렇게 보고 있다"고 답한 것을 비난한 것이다. 지난 23일 열린 TV 토론회에서도 "태블릿 PC 조작됐다는 근거가 뭐냐"는 오 후보의 질문에 황 후보는 "제 의견을 말한 것"이라며 확답을 피했다.
오 후보는 이에 대해 "야당에 열광하고 지지하는 분들은 지금 분노하는 상태다. 법원 판결과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믿고 싶어하지 않는다"면서 "그럴 때에 지도자라면 그 점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공개 토론에서 지적한 만큼 아마 황 후보 본인도 속으로 뼈아프게 생각하리라 생각한다"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몰라도 (황 후보에게) 제 충정이 받아들여져 추후 정치 지도자로서의 자질을 의심케 하는 행동이 더이상 없길 바란다"고 밝혔다.
오 후보는 '태블릿 PC 조작설' 등을 받아들이는 당 내 극우화 논란과 관련해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태극기 부대'에 대해서도 "그 안에도 생각이 다른 분들이 많고 교육 수준도 높은 분들이 많다"면서 "(그분들이) 분노를 잘 정제해 지혜롭고 현명한 전략적 판단을 해주십사 한다. 표를 찍을 때는 한 번 더 생각하실 것이라 믿는다"고 호소했다.
또한 그는 자신의 '중도층 포섭 전략'에 대해 "제 정치적 입장이 성에 안 차는 당원 분들도 있을 것"이라며 "투쟁을 강조하는 후보들이 이런 국면에서 표심을 더 얻을 수 있겠지만 총선이 다가올수록 '오세훈을 선택했다면 더 도움이 됐을 텐데'라는 생각을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당대표가 되고 난뒤 계획과 관련해 오 후보는 내년 총선을 위한 대여투쟁 계획을 꺼내들었다. 그는 "지금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 어느 것 하나 마무리된 것이 없다"면서 "상반기에 김태우 저 청와대 감찰반원 폭로·손혜원 의원 투기 의혹 등에 관한 대여 투쟁을 상반기 마무리해 여당 지지율을 10%포인트 이상 떨어뜨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 후보는 "소득분위가 가장 낮은 계층의 소득이 37% 감소했는데도 문재인 정부가 경제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것은 오만방자한 것"이라며 "이 부분을 집요하게 추궁하면 여당 지지율이 반토막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동시에 오 후보는 "황 후보는 이런 것이 불가능할 것"이라며 공세에 나서기도 했다. 그는 "황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여당에서 공격할 것이 많다"면서 "반면 저는 중도층을 향해 달려갈 것이다. 제 약점이 당 내에 국한된 만큼 여당이 공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오 후보는 담담한 태도로 임했다. 리얼미터가 지난 20~23일 한국당 지지층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오 후보의 지지율은 15.4%로 김진태 후보에게 오차범위 내에서 뒤쳐졌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3.7%포인트. 자세한 여론조사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오 후보는 "우려스러울 정도의 수치는 아니다"라며 "기대해 볼만한 판세"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시간이 좀 더 있었으면 좋았겠다"라며 "여론 전파 속도는 몇 시간이면 전파되지만 유권자들의 마음 속에서 체화되고 숙성되는 데 시간이 걸린다. 2~3일 정도만 더 있었더라도 이렇게 아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moone@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