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바른미래당, '유승민계' 지역위원장 임명 배경은?

지난 20일 바른미래당이 유승민계 인사로 분류되는 지상욱 의원 등을 지역위원장으로 임명하면서 전당대회 이후 정계개편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이덕인 기자

'탈당설' 있던 지상욱·권성주 등 바른정당 출신 인사들 잔류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바른미래당 지역위원장에 '유승민계' 지상욱 의원을 포함한 지역위원장이 새롭게 임명된 배경에 자유한국당의 '우경화'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20일 바른미래당은 조직강화특별위원회에서 의결한 9명의 지역위원장을 임명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바른정당 출신 지상욱 의원을 비롯해 구상찬 전 의원, 권성주 전 바른미래당 중앙당 대변인 등이 포함됐다는 점이다. 그동안 정치권에서 탈당설이 끊임없이 제기된 이들이 임명되면서 이목이 쏠린다.

지 의원은 서울 중구 성동구 을, 구상찬 전 의원은 강서구 갑, 권성주 전 대변인은 부산 수영구에 각각 임명됐다. 이외 부산 연제구 지역위원장은 박재홍 연제구장애인연합회 부회장이 맡게 됐다.

바른미래당은 당선 가능성, 지역조직형, 지역 밀착도 등을 고려해 이들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김삼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9명의 지역위원장이 새로 임명되면서 바른미래당 지역위원장은 102명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한국당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보수 진영에 정계개편이 이뤄질 거란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바른 정당 출신 인사들의 잔류 현상이 나타나면서 앞으로의 정계 변화가 어렵지 않겠느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자유한국당에서 우경화 현상이 나타나면서 바른 정당 출신 의원들이 복당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황교안 후보가 당선되면 이러한 경향이 강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남윤호 기자

이와 관련,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반대 의견을 나타냈다. 그는 먼저 "정치 변수를 보면 한국당이 급격하게 우경화하고 있다"며 "황교안 후보가 대표가 될 공산이 크기 때문에 총선이 다가올수록 과거에 대한 성찰보다는 당이 가진 수구·보수 성격이 강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따라서 탄핵에 찬성했던 바른정당계 사람들과 유승민 전 대표는 (한국당으로) 복당할 수 없게 됐다. 그렇다고 민주평화당과 무언가를 하긴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했다.

최 교수는 한국당 전당대회 이후 정치 구도가 크게 변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치권의 변화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크다"면서 "정당 구도는 내년 총선에서 살아남을 수 있느냐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에 상황의 변화는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고 보았다.

이어 "올해 내내 (바른미래당 내) 합당 또는 연합의 시도는 계속 있을 거다. 정치라는 게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기 때문에 '통합 논의를 하지 말자'는 말의 힘은 없다"며 향후 민주평화당과의 통합 가능성도 남겨뒀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대표는 당분간은 황교안 전 총리와 한국당이 적극적으로 통합을 요구하지 않는 한 (유승민계 인사들이) 스스로 복당한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뉴시스


홍형식 한길리서치 대표 또한 "바른미래당 지도부 입장에서는 지역위원장 임명을 통해 추가 이탈을 막기 위함이었을 것"이라면서 "나중에라도 (바른미래당 의원들이) 한국당에 복당할지 모르지만, 지금은 시기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홍 대표는 "황교안 전 총리가 예상보다 강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바른미래당과의 통합 의사를 밝혔다. 따라서 들어오라고 한들 유승민 전 대표 입장에서 차기 대권 구도를 생각할 때 황 전 총리와 경쟁할 수 있어 불리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당장 복당하는 것보다는 차기 총선에서 (자유한국당 내) 문제가 발생하거나 논란이 생겼을 때를 계기로 하는 게 낫다"며 "당분간은 황 전 총리와 한국당이 적극적으로 통합을 요구하지 않는 이상 (유승민계 인사들이) 스스로 복당한다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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