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印 언론에 기고…"양국, 평화로운 공동체 만들 것"(전문)

문재인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인도 유력 언론인 <Times of India>에 기고문을 게재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사진은 지난해 7월10일 뉴델리 영빈관에서 문 대통령과 모디 총리. /청와대 제공

"인도, 오래전부터 한반도 평화 지지해준 고마운 친구"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오는 21일 국빈 방한할 예정인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인도 유력 언론에 기고문을 게재했다고 이날 청와대가 밝혔다.

모디 총리가 국빈 방한하는 것을 계기로 문 대통령이 현지 유력 언론인 <타임스 오브 인디아(Times of India)>에 기고문을 실음으로써 인도 국민에게 직접 우호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함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1838년 창간한 타임스 오브 인디아는 인도 최대 영자일간지다.

문 대통령은 기고문에서 "우리 두 정상은 아시아 시대를 이끌 양국의 미래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해 왔다"며 "우리는 양국 국민 모두가 잘사는, 풍요롭고 평화로운 공동체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또 "인도는 오래전부터 한반도 평화를 지지하고 도와준 고마운 친구이기도 하다"며 친근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밖에도 기고문에는 ▲모디 총리의 국빈방문 환영 ▲양국의 공통점, 양 국민 간 우호 감정 및 양 정상 간 우정 상기 ▲사람, 상생번영, 평화를 바탕으로 아시아를 이끌 양국의 미래 논의 평가 ▲양국 간 경제협력 성과 평가 및 미래 협력 지속 추진 기대 표명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인도의 지지 평가 및 향후 성원 기대 ▲현재 진행 중인 인도의 '쿰부 멜라’ (Kumbh Mela, 지구촌 최대의 순례축제)에 대한 축하하는 내용이 담겼다.

다음은 문 대통령의 기고문 전문이다.

올해는 인도와 한국 모두에게 아주 뜻깊은 해입니다. 인도에서는 비폭력·무저항으로 독립을 이끈 마하트마 간디 탄생 150주년이며, 한국은 자주독립국임을 선언한 '3.1독립운동'과 대한민국의 뿌리인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이처럼 중요한 해에 첫 국빈 방문으로 모디 총리님을 한국에 모시게 되어 아주 의미 깊게 생각합니다.

양국은 식민 지배의 아픔을 겪었지만, 국민의 힘으로 독립을 이뤘습니다. 그 후 세계가 놀랄 만큼 빠르게 경제발전과 민주주의를 성취했습니다. 공통점이 많은 인도와 한국은 서로를 좋아하는 마음도 큽니다. 많은 한국인들이 인도의 시성 타고르의 시를 사랑하고, 위대한 영혼 간디를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꼽습니다. 인도인들은 핸드폰, 자동차, 텔레비전과 같은 한국 제품을 즐겨 사용하고,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K-POP이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하니 더욱 가깝게 느껴집니다.

모디 총리님과 나도 여러 차례의 만남을 통해 진한 우정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지난해 7월 인도를 국빈방문했을 때, 우리는 함께 지하철을 타고 노이다 삼성공장을 방문했습니다. 오가는 길에 만난 인도 국민들은 젊고 활력이 넘쳤습니다. 나의 치수에 꼭 맞게 보내주신 '모디 재킷'도 잘 입고 있습니다. 양국 관계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과 성의가 너무나 든든합니다.

인도와 한국은 이렇게 굳건한 우정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함께 열어갈 미래에 대한 기대가 큰 이유입니다. 나는 앞으로 아시아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확신하는데, 그 중심에는 우리 두 나라가 있을 것입니다. 이미 인도와 한국은 세계적인 경제대국입니다. 최근 인도는 모디 총리님의 비전과 탁월한 지도력으로 7%대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한국도 혁신성장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우리 두 정상은 아시아 시대를 이끌 양국의 미래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해 왔습니다. 우리의 핵심 키워드는 사람(People), 상생번영(Prosperity), 평화(Peace)입니다. 우리는 양국 국민 모두가 잘사는, 풍요롭고 평화로운 공동체를 만들 것입니다.

작년 정상회담에서 양국 미래비전이 제시된 이후, 성과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작년 양국 간 교역액은 215억 불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첸나이의 현대자동차, 아난타푸르의 기아자동차 등 한국 기업의 대규모 투자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양국의 협력 범위를 인프라, 첨단 과학기술, 우주, 방산, 에너지까지 확대해 2030년에는 교역액 500억 불을 달성하기로 했습니다.

미래 협력에도 박차를 가할 것입니다. 인도는 기초과학기술에 더해 세계적 수준의 ICT 인재풀과 혁신적인 기업생태계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정보통신기술과 제조·상용화 역량을 가지고 있습니다. 양국의 강점을 조화롭게 접목한다면, 함께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게 되리라 기대합니다.

인도는 오래전부터 한반도 평화를 지지하고 도와준 고마운 친구이기도 합니다. 한국전쟁 때 의료지원부대와 포로감시여단을 파견해주었고, 최근에는 한국 정부의 한반도 정책을 적극 지지해 주었습니다. 일주일 후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되고, 이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속도감 있게 전개되리라 생각합니다.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가 정착된다면, 아시아 전체의 평화와 번영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세계 평화운동에 큰 역할을 해온 인도의 변함없는 성원을 기대합니다.

지금 인도는 지구촌 최대의 순례축제인 '쿰부 멜라(Kumbh Mela)'의 열기로 뜨겁다고 들었습니다. 유네스코 무형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후 첫 행사라고 하니, 인도인에게 더욱 감격스러울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이 보내는 따뜻한 축하의 인사를 전합니다.

성스러운 축제의 기간에 한국을 방문하는 모디 총리님께서 인도의 축복과 지혜를 고스란히 전해주시리라 기대합니다. 인도와 한국의 비전을 가까운 미래현실로 바꾸어 줄 우리의 두 번째 정상회담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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