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文대통령 베트남행 가능성 높지 않다"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오는 27~28일 베트남에서 열릴는 2차 북미정상회담기간에 미·중정상회담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남·북·미·중 4자 종전선언 성사 여부가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전격 베트남으로 향할지 벌써 관심이 쏠린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지난 3일 소식통을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 기간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동이 베트남 다낭에서 열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이 보도를 근거로 문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모여 4자 정상회담을 갖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당일치기로 열린 북미 첫 정상회담과는 달리 이틀에 걸쳐 북미회담이 열린다는 것도 이런 관측을 낳게 하고 있다. 북미 양측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결과를 내기 위한 밀도 있는 대화를 나누려는 것 아니냐는 것과 4자 협상 테이블을 마련해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현재로서는 어디까지나 하나의 설(說)들에 불과하지만, 전혀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7일 <더팩트>와 통화에서 외신 보도의 현실화를 전제로 북중 정상이 베트남에 체류한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북미 간에 미중 사이의 무역분쟁과 관련된 것 외 종전선언의 어젠다가 설정되면 문 대통령이 베트남에 갈 가능성이 있다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조만간 북미 실무회담에서 얼마나 합의를 도출했는지 그러한 내용이 나오면 (문 대통령의 베트남행 여부가) 좀 더 분명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건 특별대표는 지난 6일 평양을 방문, 2차 정상회담의 의제를 위한 실무협의를 북측과 진행하고 있다.
북미 양자 간 협상인 만큼 한국과 중국의 개입 없이 종전선언 합의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경우 우리 정부가 종전선언에 참여하는 것이 애매해진다. 다만, 문 대통령이 지난해 북미정상회담 전후 남·북·미 3자 종전선언 의지를 드러내고 추진했던 점에 비춰, 충분히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반론도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해 "우리는 구경꾼이 아니다"며 "우리가 여기까지 상황을 함께 이끌어 왔다. 끝까지 잘되도록 하는데 있어서도 우리가 해야 하고, 또 할 수 있는 몫이 크다"고 했다.
하지만 대체로 남·북·미·중 4자 정상이 실제 한자리에 모일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그동안 북미가 대화 의사를 강조한 만큼 지금까지 해왔던 정상 간의 톱다운 방식 기조로 북미회담을 이어나갈 것이라는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베트남에 가서 과연 무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시진핑 주석은 한반도 위기 때문으로 베트남에 가는 것보다는 미중관계 때문이라고 보기 때문에 문 대통령이 베트남에 합류할 가능성은 작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청와대도 문 대통령이 베트남으로 향할지에 대해서는 일단 선을 그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6일 브리핑을 통해 "북미 사이의 협상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달렸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청와대 내부에선 지난해 4·27 판문점 선언과, 9·19 남북군사합의를 통해서 남북 간 군사적 대치와 적대행위가 해소돼 사실상 종전선언을 한 것이 아니냐는 분위기도 감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