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바른미래·평화당, 통합설…'안철수·유승민' 허락할까?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의 통합설이 나오지만, 당 창당주인 안철수 전 영입위원장과 유승민 전 대표의 결단 없이는 힘들어 보인다. 국민의당 시절 당시 안 전 영입위원장(오른쪽부터)과 박지원 평화당 의원 정동영 평화당 대표가 인사를 하고 나서는 모습. /이새롬 기자

국민의당 비례대표·바른정당 출신 "전혀 논의된 바 없어"

[더팩트ㅣ국회=박재우 기자]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의 통합설이 나오면서 정계개편 신호탄이 될까.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의 창당주인 안철수 전 영입위원장과 유승민 전 대표의 결단이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달 30일 바른미래당 호남 중진 의원들과 민주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 권노갑 정대철 상임 고문은 여의도에서 오찬 회동을 갖고 통합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호, 손금주 무소속 의원들이 민주당 입당이 거부되자 총선을 앞두고 두 당이 통합을 추진해 생존을 모색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바른미래당 측 호남 중진 의원들은 오는 8일 당 연찬회에서 민주평화당과 통합을 공론화 시키겠다는 입장이고, 평화당도 22일 워크샵을 열어 의견을 좁히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바른정당 출신들의 반발이 예상되고 또, 안 전 영입위원장 측에서도 크게 반기지 않는 분위기이다. 먼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통합설' 차단에 나섰다. 지난 1일 최고위원회의 및 확대간부회의에서 그는 "당의 지금 과제는 중도개혁 세력이 다음 총선에서 이겨서 우리나라 정치 개혁을 이뤄야 한다며 "지금은 당 대 당 통합을 논할 때가 아니다"고 통합설을 일축했다.

민주평화당과 통합의 뜻을 모은 박주선 바른미래당 의원은 바른미래당 의원연찬회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시절 당시 김경진, 박주선 , 손금주 의원(왼쪽부터)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신고리 5, 6호기 건설중단 공론화의 문제점 토론회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국회=이새롬 기자

오찬 회동 참석자 중 한 명인 박주선 바른미래당 의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손 대표의 발언에 대해 "바른정당 쪽 사람들을 아우르기 위한 발언 아니겠느냐"며 "바른미래당 의원연찬회(8일)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언론에서 자꾸 '호남정당의 통합'이라고 하는데, 우리는 영호남 관계를 개선하자는 차원에서 통합을 얘기하는 것"이라며 "국정농단 세력을 배출했던 자유한국당에 국정농단 세력이 다시 부상하고 있고, 김경수 구속으로 더불어민주당의 신 적폐도 쌓이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중도정당으로 다시 새롭게 자리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안 전 영입위원장에 대해서 "자신이 책임지고 외국에 나가서 반성할 기회를 갖겠다고 했으니 '통합' 논의 대상은 아니다"며 "국민들의 복귀 요청이 있다면 되돌아오겠다고 했는데 그것은 본인 판단의 문제"라고 했다.

명목상으로는 기존 국민의당 의원들과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의 통합인 셈이라 별문제가 없을 거라는 얘기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통합 과정 당시 평화당 중진 의원들이 안 전 영입위원장에 대해 '박정희식 골목독재'라고 비판하며 절대 불가를 외쳤던 만큼 다시 함께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안철수 계로 알려진 국민의당 출신 비례대표들은 호남 중진의원들과 다른 주장을 펼쳤다. 당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한 비례대표 의원은 "당 대 당 통합은 지금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유승민 대표가 통합을 받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국민의당 출신들은 민주평화당 의원들과 함께 해왔기 때문에 정서적인 부담감은 없지만, 바른정당 출신들은 다르다"며 "지금까지 화학적 결합을 위해 노력해왔는데 다시 시작하기는 힘들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의원은 "평화당에서 간절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우리 측에서는 거의 논의가 되지 않고 있다. 아직 성숙된 이야기가 아니다"며 "박주선 의원 등 연찬회 때 얘기가 나오겠지만, 그때 가봐야 알 것 같다"고 했다.

유승민 전 대표를 중심으로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은 민주평화당과 통합된다면 입지가 좁아지기 때문에 반대할 것으로 보인다. /남윤호 기자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은 민주평화당과 통합한다면, 입지가 좁아지기 때문에 반대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적었던 의원 수(8명: 국민의당 출신 20명)와 당원 수 때문에 당권 경쟁, 원내대표 선거 등에서 뒷전으로 밀려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회동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번 돌출행동을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으며 최고위원회에서 저는 이런 움직임에 대해 선거제도 관련 공조를 포함 평화당과의 모든 사안에 있어 공조를 파기할 것을 주장하겠다"고 강하게 발언했다.

바른정당 대표 출신 정병국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전혀 논의된 적도 없고 말도 안 되는 얘기"라며 "이렇게 통합을 할 거였으면 뭐하러 국민의당을 깨고 나갔느냐. 공감대도 형성 못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평화당 입장에서는 민주당에 들어가고 싶어 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아서 다시 회귀하고 싶은 것"이라며 "이번 연찬회에서 통합론이 나올 수 있지만, 당내 공감대를 갖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편 8일 예정된 바른미래당 연찬회에서 '통합론'의 운명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 양평에서 열리는 의원 연찬회에는 소속 의원들과 지도부가 참석하고 당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논의한다. 유 대표도 이 자리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jaewoopar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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