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방위비 분담금 '10억 달러' 압박…韓 "1조 원 이상 안 돼" 난색

미국이 한미 방위비 분담금에 대해 최종 협상안으로 1억 달러를 제시해 양 측 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제공

입장차 뚜렷…미국 '마지노선' 제시

[더팩트|문혜현 기자]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과 관련해 미국 정부 당국자가 10억 달러(약 1조1300억 원) 이상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부담금이 한화 1조 원을 훨씬 넘겨야 한다는 미국의 최종 제안인 셈이다.

22일 소식통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잘 아는 미국 당국자는 "(한국의 분단금) 단위가 10억 달러여야 한다"고 밝혔다.

2017년 체결된 방위비 분담금 협정에 따라 지난해 한국이 부담한 비용은 약 9602억 원이다. 때문에 한국 정부에선 '국민 정서를 고려해 1조 원을 넘길 수 없다'며 최종적으로 9999억 원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 미국 정부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더 내든지, (주한미군을) 우리가 빼든지'라는 입장이 강경하다"며 "우린 입장을 정했고, 협상의 여지는 없다"고 했다.

앞서 한미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새 협정(SMA) 협상 9차 회의에서 분담금 총액과 관련해 견해차를 좁혔지만, 미국이 10차 회의에서 갑자기 분담금 총액을 늘리고 1년짜리 '징검다리' 협정을 주장하면서 협상이 결렬된 바 있다.

당시 정부는 분담금 총액 조건이 충족된다면 '유효기간 1년'을 수용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었지만 양 측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협상이 타결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미국의 압박이 거세지면서 청와대는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주재하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 의제로 올리며 매주 점검 중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직접 만나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설득하고자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 장관은 다보스포럼(23~25일)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해당 사안을 논의하려 했지만, 미국의 셧다운(연방정부 업무 일시정지) 사태로 폼페이오 장관이 포럼에 불참했다. 때문에 강 장관은 지난 21일 폼페이오 장관과 전화 통화로 협상을 갈음했다.

이에 따라 다음달 말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동맹 이슈가 부각될 경우 미국 측이 방위비 협정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수단으로 연합훈련 축소나 주한 미군 감축 논의를 꺼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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