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탈당계 제출 예정…SBS 외 200여 건 보도 검찰 고소
[더팩트ㅣ국회=허주열 기자] 전남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이 제기된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탈당을 전격 선언했다. 민주당 지도부에선 끝까지 만류했지만 당에 더 이상 부담을 주지 않고, 무소속으로 결백을 증명하겠다는 손 의원의 강력한 의지를 꺾지 못했다.
또한, 손 의원은 제기된 의혹을 모두 부인하며 '가짜 뉴스'를 생산한 언론사 수백 곳을 허위사실 유포·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겠다며 언론과의 전면전을 예고했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진행된 손 의원과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의 공동기자회견은 세간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100여명을 훌쩍 넘는 취재진이 일찍부터 몰렸다. 11시 정각, 비교적 밝은 표정의 손 의원과 굳은 표정의 홍 원내대표가 나란히 정론관에 입장했다.
홍 원내대표가 먼저 "손 의원이 당적을 내려놓기로 했다"며 입을 열었다. 그는 "(목포 의혹 관련) 손 의원이 당적을 내려놓겠다고 했고, 만류를 많이 해왔다. 그럼에도 손 의원이 '더 이상 당에 누를 끼칠 수 없다. 당적을 내려놓고 여러 의혹에 대해 명확하게 정리하겠다'고 강력하게 의지를 밝혀 이 기자회견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손 의원은 "이해찬 대표와 홍 원내대표의 간곡한 만류가 있었지만 제 문제고, 제 결백, 제 인생이 걸린 문제여서 당에 더 이상 부담주지 않고 제가 해결하겠다고 강력히 요청해 이 자리가 만들어졌다"며 "분신 같은 당적을 내려놓겠다는 건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손 의원은 이어 "40년 동안 기업의 이익을 위해 대중을 움직이는 디자인 등을 개발하는 일을 해왔다. 3년 전 정치권에 들어와서도 생소하지 않게 (일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대중을 움직이는 방법을 알고 있어서"라며 "정치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대중을 움직이는 일인데, 지금 그런지는 다시 한 번 생각해볼 문제다"고 했다.
손 의원은 의혹의 시작점인 목포의 도시재생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전통문화가 사라져가는 현실이 안타까워 박물관 등에 수없이 얘기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좋은 경관이 있는 곳, 좋은 역사가 살아있는 곳이 사라지는 것을 안타까워 하던 찰나에 목표를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7년 3월 대통령 선거를 지원하기 위해 호남 예술인을 돕는 정책 간담회 참석 차 목포에 처음으로 내려갔다가 (적산가옥 등을 보고) 이런 집이 아직도 남아 있는 게 너무나 놀라웠다. 그때부터 제 일이 시작됐다"며 "몇 집이라도 시작되면 도시재생이 시작될 것이라 생각해 (친인척, 지인 등에게) 가볍게 공방, 카페를 열게 했고, 그곳을 홍보해 외지인의 관심을 끌려 했다"고 말했다.
특히 손 의원은 "해당 지역을 홍보하는 제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들은 사람만 200~300명이고, 페이스북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전달받은 사람은 수천, 수만명"이라며 "마침내 목포시와 문화재청이 관심을 가져 (목포) 동네를 변화시키고 있는데, SBS가 저 한 사람을 죽이려는 이유를 도무지 알 수가 없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손 의원은 "SBS를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등 걸 수 있는 모든 것을 걸고 고발하려고 한다"며 "여의도 문법에 맞게 대처 한다면 고개를 숙이고,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상임위원직 등을 내려 놓는 게 맞겠지만 저는 그렇게 할 수 없다. 그건 '손혜원'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검찰 수사의 공정성을 위해 상임위원직은 내려 놓기로 했다. 손 의원은 "SBS와 다른 언론에서 이야기하는 의혹이 검찰 조사에서 0.001%라도 사실로 밝혀진다면 그 자리에서 국회의원직을 내려놓겠다"며 "아마 기자회견 후 야당, 특히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저에게 '의원직을 사퇴해라'고 하겠지만, 저에 대한 검찰 조사 결과 한 가지라도 나오면 그렇게 하겠다"고 나 원내대표를 비판하는 발언도 언급했다.
한편 손 의원은 일각에서 제기된 목포 총선 출마설에 대해 부인하며 현 지역구 의원인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을 비판하는 발언도 내놨다. 그는 "(목포에) 안 나간다. 이미 수차례 다음 총선에 나가지 않겠다고 얘기했다"며 "다만 제가 생각하는 도시재생에 뜻을 같이 하는 후보가 있다면 유세차를 함께 탈 수는 있다. '배신의 아이콘' 박지원 의원을 상대할 정치인이 눈에 띈다면 돕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손 의원은 최초 의혹을 보도한 SBS 외 추가 취재로 새로운 의혹을 제기한 언론사도 고소하겠다고 언론과의 전면전을 예고했다. 손 의원은 "허위사실로 기사를 쓴 기자들 (기사를) 모두 캡처해 200여 건을 다음 주 초 고소할 것"이라며 "부동산 투기, 차명 재산, 압력 행사 의혹과 관련된 언론사들의 왜곡 보도를 검찰에 모두 수사 의뢰해 엄정한 판단을 받고, 기사에서 언급한 일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 그 자리에서 의원직 사퇴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한 "탈당해서 명예회복을 한 후 다시 당으로 돌아와 (현 지역구 등에) 출마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기자들 질의에 "더 이상 출마하지 않는다"며 "문재인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 정권을 바꾸기 위해 정치권에 들어왔고, 지난 총선과 대선을 통해 제 역할은 끝났다"고 분명히 했다.
손 의원의 탈당계 제출은 내일(21일) 중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손 의원이 부인하는 의혹을 보도한 언론사에 대한 고소는 이날부터 2~3일 내로 완료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