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확대경] 손혜원·서영교 '의혹', 소극적 대응…'공공의 적' 된 민주당

목포 부동산 투기·차명 거래 의혹을 받는 민주당 손혜원 의원(왼쪽)과 검찰 수사에서 재판 청탁 혐의가 드러난 서영교 의원. /이새롬 ·이선화 기자

야 4당, 취약점 드러낸 여당 '맹폭'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요직을 맡은 소속 의원들의 부적절한 행위와 관련한 의혹이 잇달아 제기되며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여당 간사인 손혜원 의원은 '목포 부동산 투기·차명 거래 의혹'에, 당 원내수석부대표인 서영교 의원은 '재판 청탁 의혹'에 휘말렸다. 여기에 산적한 현안 논의를 위한 1월 임시국회 소집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며 야 4당이 똘똘 뭉쳐 민주당을 맹폭하고 있다.

◆현역 의원들의 '자충수' 동시다발 부상

손 의원은 친인척과 지인 명의로 2017~2018년 전남 목포에 있는 건물 10채를 매입,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건물들이 위치한 지역이 문화재로 지정될 것이라는 사실을 미리 알고 구입했고, 일부 건물은 조카의 명의만 빌려 '차명 거래' 및 '차명 소유'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이에 손 의원이 "의혹은 거짓"이라며 "(사실이라면) 전 재산, 의원직, 목숨까지 내놓겠다"고 강하게 부인해 진실공방이 펼쳐지고 있다.

서영교 수석부대표는 사법농단 수사팀 조사에서 국회 법사위원 시절인 2015년 5월 국회 파견 판사를 통해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게 총선 캠프 연락사무소장 아들의 강제추행미수 사건의 죄명을 (가볍게) 바꿔주고, 벌금형으로 선처해 달라는 재판 청탁을 한 혐의가 드러났다. 실제 이 사건의 죄명은 변경되지 않았지만, 벌금 500만 원이 선고됐다. 서 의원은 "죄명을 바꿔 달라거나 형량을 깎아달라고 요구한 적 없다"고 혐의를 부인 중이다.

또한 4선 중진인 오제세 민주당 의원은 전날 장기 요양 시설의 회계 기준을 다소 완화하는 법안을 발의하는 과정에서 불법 후원금을 받은 혐의로 고발당했다. 시민단체 정의로운시민행동은 경기 분당경찰서에 제출한 고발장에서 "오 의원이 장기 요양 시설 관계자들의 청탁을 받았다고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오 의원은 "당시 의견을 수렴해 법안 발의를 하기는 했지만, 후원금을 받지 않았고, 법안이 통과되지도 않았다"고 해명했다.

자유한국당 김순례(오른쪽)·김현아 의원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목포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손혜원 민주당 의원의 국회윤리위 징계요구안을 제출하고 있다. /뉴시스

이처럼 중량감 있는 소속 의원에 대한 심각한 의혹이 잇달아 제기된 가운데 민주당은 지난달 여야 5당 원내대표가 합의한 내용(채용비리 국정조사, 선거제도 개편안 1월 임시국회 합의 처리 등) 이행과 시급한 현안 처리를 위한 1월 임시국회 소집에도 부정적 반응을 보이며 야 4당의 맹공격을 받고 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비상대책회의에서 "손 의원 사건을 '손혜원 랜드' 사건으로 공식 명명한다"며 "단순히 투기 여부가 문제가 아니라 초(超)권력형 비리 사건이다. 손 의원은 단순한 여당 초선 의원이 아니라 영부인 김정숙 여사와 숙명여고 동창으로 정치입문 계기에 대해 '김 여사 부탁으로 입당해 문재인 대통령을 도와주게 됐다'고 밝혔다"고 꼬집었다.

나 원내대표는 이어 "오늘 중 국회 윤리위에 손 의원의 징계요구안을 국회의장에게 제출하겠다"며 "제명까지 가능한 중징계 사안인 만큼, 손 의원에게 본인의 거취를 스스로 결정할 마지막 기회를 드리겠다"고 했다. 또 서 의원에 대해서도 "그동안 적폐 대상이었던 사법농단을 여당 실세 의원이 했다는 게 밝혀지고 있다"며 "검찰은 이 부분에 대해 철저하게 수사해야한다"고 덧붙였다.

◆한국당, '손혜원 랜드-여당 실세 사법농단' 파상공세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어제(16일) 민주당을 제외한 야 4당이 임시국회를 소집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산적한 현안과 각종 민생·경제·개혁 법안들을 쌓아두고서도, 당리당략만을 생각하며 꿈쩍하지 않고 있다"며 "지난 연말 여야는 1월 임시국회를 열기로 합의했고, 채용비리 국정조사 계획서 채택과 선거제도 개혁을 처리하기 했는데 민주당이 합의서 내용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서 의원과 손 의원 문제는 당 사무처에서 사실관계 확인과 진상조사를 하고 있다"며 "본인들 의사도 들어보고 내일까지는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당 사무처 조사 결과가 나오면 내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논의해 처분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17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정책조정회의에서 홍영표 원내대표가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손혜원 의원과 재판 청탁에 휘말린 서영교 원내수석부대표에 대한 문제 때문에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다. /뉴시스

하지만 두 의원에 대한 별다른 징계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사권이 없는 민주당은 당사자와 관계자 말을 들어보는 것 외에 강제적으로 조사할 권한이 없다. 때문에 여당 내부에선 진실이 드러나기 전까지 징계를 할 순 없고, 상임위와 당직 사보임 조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두 의원에 관한 조치 수위를 묻는 질문에 "징계는 아니고 사보임이나 당직을 내려놓는 부분에 대해서 논의할 예정"이라며 "징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1월 임시국회 소집에도 응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민주당은 정책조정회의에서 관련 발언을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권미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지난달 여야 원내대표 합의로 12월 임시국회를 열 때 1월 국회는 안 열기로 했었다"며 "그 기조에 따라 굳이 열 필요 없다는 게 공식입장이다. 다만 야당에서 자꾸 열자고 하니까 당 대표들이 갑자기 만나 결정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결국, 민주당은 스스로 취약점을 잇달아 드러내고, 야당에 공격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지만 적극적으로 꼬인 실타래를 풀 의지는 낮아 보인다. 민주평화당·정의당 등 범 진보정당으로서 당청에 협조하던 야당들까지 비판 대열에 합류하며 '공공의 적'이 된 민주당이 국회 주도권을 잡고 얼어붙은 정국을 타개해 나가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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