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위기, 소득주도성장 때문"… 文정부 압박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자유한국당이 7일 손경식 경영자총협회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경제단체 수장들을 국회로 불러 '경제비상 극복, 무엇을 해야 하나'라는 주제로 긴급간담회를 열었다. 경제 이슈로 문재인 정부를 압박하겠단 의도로 관측됐다.
이날 간담회엔 경제단체에선 손·박 회장을 비롯해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서승원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당에선 나경원 원내대표, 정용기 정책위의장,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 김광림 소득주도성장 폐기와 경제살리기 특별위원회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야당이 주최한 행사에 거물급 경제단체 수장들이 참석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보였다. 언론의 관심도 뜨거웠다. 간담회가 열린 국회 3층 귀빈 식당이 취재진으로 가득 찼다. 참석한 한국당 의원들도 내심 뿌듯한 분위기였다. 김광림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당이 생긴 이후 언론인이 이렇게 많이 온 건 처음 봤다"고 자화자찬했다.
한국당은 한국 경제가 위기에 빠졌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문재인 정부 경제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먼저 나 원내대표는 "대한민국이 IMF 때보다 더한 경제 위기라고 한다"며 "제가 지난 연말에 산업계의 이야기를 듣다가 보니 이런 말씀들을 하시더라. '우리는 자포자기 상태다', 경제·산업계가 이야기를 할 곳이 마땅치 않다는 말씀을 하셔서 직접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이런 시간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나 원내대표는 "모든 것이 문재인 정권의 실험적인 소득주도성장 때문"이라며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경제를 경제 논리가 아닌 정치 논리로 보는 것 때문이며 더 큰 문제는 경제 위기를 위기로 인식하지 못하는 정부의 행태라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정 의장도 "산업 현장에선 비명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다. 기업들이 생존을 위해 해외로 탈주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문재인 정부는 기업들의 호소에 아랑곳하지 않고 경제정책 기조를 바꾸지 않겠다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의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기업들이 투자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겠다고 했지만 기업의 발목을 잡지 않고 확 풀어주는 실질적 노력인 규제 개혁, 노동 개혁은 없었다. 오직 립서비스만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경제단체 수장들도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의 이슈에 대해 개선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규제개혁 완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본 간담회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나 원내대표는 모든 순서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탄력근로제, 기업승계, 규제 완화 등에 대해 주로 얘기를 나눴다"며 "핵심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폐해를 어떻게 보완할 것인가의 문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