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출마 NO!…유시민 "노무현 대통령 '자네는 다른 것을 할 수 있잖아'"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유시민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7일 정계복귀설에 대해 "난감하다"며 부인했다.
유 이사장은 이날 노무현재단을 통해 공개한 팟캐스트 방송 '고칠레오'를 통해 "제가 정치를 안 해본 사람이면 '기분 좋다'고 할 수도 있는데, 제가 10여 년 정치를 해본 입장에서 이런 상황은 되게 곤혹스러운 것"이라고 정계복귀설을 일축했다.
유 이사장의 정계복귀설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차기 대선주자로 유 이사장이 거론되면서 그의 유튜브 방송 시작은 정계복귀를 위한 사전 몸풀기로 해석됐다. 그러나 유 이사장은 이런 정치적 해석을 경계하며 거듭 정치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차기 대권 유력 주자로 올라 있는 본인의 모습에 어떤 느낌이 드나'라는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의 질문에 "난감하다"고 웃으며 "제가 만약 다시 정치를 하고, 차기 대선에 출마할 준비를 하고, 실제 출마를 하고, 대통령이 될 수도 있고 떨어질 수도 있지만, 그 과정에서 제가 겪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치를 다시 시작하면 하루 24시간, 1년 365일이 다 을(乙)이 되는 것이다. 저만 을이 되는 게 아니라 제 가족도 다 을이 될 수밖에 없다"며 덧붙였다.
유 이사장은 고 노무현 대통령과의 대화를 공개하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은 생전 유 이사장에게 정치하지 말라고 조언했던 사실은 익히 알려진 내용이다.
그는 "2009년 4월 20일 막무가내로 봉하마을 대통령 댁에 가서 3시간 정도 옛날얘기를 했다"며 "그때 제게 '정치하지 말고 글 쓰고 강연하는 게 낫겠다'고 하셨다.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사회의 진보를 이룩하는 데 적합한 자리가 아닌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 그 이유는 너무 한스러웠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럼 정치는 누가 하느냐'는 자신의 질문에 노 전 대통령이 '정치는 정치밖에 할 수 없는 사람이 하면 되지. 자네는 다른 것을 할 수 있잖아'라고 답했다"라며 "그래도 제가 정치를 잠깐 또 했는데, 잘 되지도 않았고, 사람들이 인정해준 것도 아니었고, 제가 행복했던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그때 그냥 말씀 들을걸'이라는 후회도 했다"고 회상했다.
배 본부장이 '지지층이 제발 출마해달라고 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지금 국민이 왕인 시대니까 왕이 부른다는 뜻 아닌가"라며 "옛날 왕조 시대에는 진짜 가기 싫으면 어떻게 했나. 아프지도 않은데 드러눕고 정 안되면 섬에 가고. 여러 가지 피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4년 뒤 자신의 모습에 대해 "3년 반쯤 후에 대선이 있다"며 "그때 되면 노무현재단 이사장 임무도 완수하고, 날씨만 좋다면 낚시터에 앉아있지 않을까. 정치인의 말은 못 믿는다고 하는데 저는 정치인이 아니다"라며 "이것은 제 삶에 대한 선택이기 때문에 존중해주셨으면 한다"고 더는 대선 주자나 정계복귀를 거론하지 않기를 희망했다.
한편 유 이사장의 첫 유튜브 방송은 이날 구독자가 50만 명에 육박했으며, 알릴레오 첫 방송 조회 수도 200만 회를 넘는 파괴력을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