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머지않아 발표"…文대통령, 중재 외교 다시 주목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만남이 가시화되고 있다. 연초 2차 북미정상회담 성사 분위기가 급격히 고조되면서 이르면 1월 북미 정상이 만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6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2차 정상회담 장소를 협상하고 있다"며 "머지않아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북한의 제재는 유효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도 북한과 좋은 대화를 나누고 있고, 특히 김 위원장과는 간접적으로 대화해 왔다고 소개했다.
현재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몽골, 하와이, 판문점 등이 북미정상회담 장소 후보군으로 언급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북한과 협상 사실과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한 내용을 머지않아 회담 장소가 발표될 것이라고 언급한 부분은 북미 간 대화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으로 읽힌다.
또, 문 대통령이 간접적으로 대화한 방식은 김 위원장의 '친서'를 의미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1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북미 관계를 언급하고,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나도 만남을 고대한다'며 화답했다. 이러한 간접 대화를 통해 북미 정상이 대화 의지를 천명했고 교착상태에 빠졌던 북미 관계가 차츰 개선되는 분위기가 연출됐다.
발표 시기는 올해 1월 또는 다음 달 중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당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2차 정상회담이 내년 1월이나 2월에 열릴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때문에 현재까지 다양한 채널을 통해 북미가 대화를 통해 어느 정도 교감을 이뤄온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지난해 11월 초 미국 뉴욕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북미 고위급 회담이 무산된 이후에도 북미 간 회담은 없었다.
북미 사이에 분위기가 반전되면서 북미정상회담도 급진전될 가능성이 있다. 북미 정상이 직접 나서 긍정적 메시지를 보내는 만큼 실무 회담 또는 고위급 회담 없이 바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테이블에 마주 앉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제재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혀 북미정상회담의 걸림돌은 여전히 남아 있다. 북한은 비핵화에 대한 상응 조치를 미국에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미국은 북한 제재를 계속하겠다고 압박하면서 여전히 입장 차를 드러냈다. 양측의 입장이 맞물리는 만큼 이른 시일 내에 정상회담 개최 발표가 나올 것이라는 관측은 섣부르다는 신중론과 동시에 한 측이 한발 물러서야 북미회담도 구체화될 전망이 나온다.
따라서 문 대통령의 '중재 외교'도 중요해졌다. 정부는 북미가 협상의 주체라며 다소 관망하는 모습이었지만, 최근 북미관계 개선 흐름이 보이는 만큼 문 대통령이 어떤 식으로든 북미정상회담의 촉진 역할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북미 간 대화 단절로 꾸준히 한반도 프로세스의 장기화 가능성도 점쳐져 문 대통령으로서는 조만간 북미정상회담이 이뤄지길 바랄 수밖에 없는 처지다.
문 대통령은 북미 교착 때마다 중재 역할을 해왔다. 지난해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만남 시점과 장소를 언급했고, 문 대통령의 중재 외교 성과로 평가됐다. 당시 북미 간 지지부진한 협상 탓에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대화 의지가 약화된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한미정상회담 이후 북미관계가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했다는 긍정적 분석이 많았다.
이번에는 핵심쟁점인 비핵화 선 조치와 제재완화 문제의 접점을 도출해야 하는 선행이 우선 과제로 꼽힌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위해 비핵화 해법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왔던 터라 향후 북미와 비핵화 해법을 함께 풀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북미 양측이 새해 들어 협상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어떠한 방식으로 북미회담 성사에 일조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