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국채 발행 청와대 외압 의혹' 폭로한 신재민 적극 두둔
[더팩트ㅣ이원석 기자] 자유한국당이 청와대의 적자국채 발행 외압 의혹을 제기한 신재민 전 기재부 사무관을 적극 옹호하고 나서는 모양새다.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 폭로 건을 중심으로 공세를 벌였으나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하자 작전을 변경했단 관측이다.
한국당은 2일 신 전 사무관 폭로 논란과 관련 '나라살림 조작 진상단'을 구성하기로 했다고 알렸다. 또 기재부가 신 전 사무관을 고발하기로 한 것에 대해선 "정부는 신 전 사무관의 입을 막으려고 수사기관을 동원해서 겁박을 해선 안 된다"고 보호했다.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국익을 위해 자신의 불이익까지 감수하는 용기를 가진 신 전 사무관이 국가를 위해 진실을 밝힐 수 있도록 신변을 보호해야 한다"며 "신 전 사무관 주장이 사실이라면 문재인 정부는 국가 이익은 안중에도 없이 정치적 꼼수로 국채까지 조작하는 희대의 대국민 사기극을 벌인 정부라는 역사의 심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지적했다.
이어 윤 수석대변인은 "적자국채 발행과 이에 대한 외압에 대해서는 검찰 수사가 필요하다"며 "한국당은 적자 국채발행의 진실이 명백히 규명될 때까지 국민들과 함께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임을 밝힌다"고 엄포를 놨다.
한국당은 지난달 31일 김 전 특감반원이 제기한 문재인 정부 민간인 사찰, 환경부 블랙리스트 논란과 관련 국회 운영위원회에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과 임종석 비서실장을 부르는 데 성공했다. 청와대 민정수석이 국회에 출석한 것은 12년 만의 일이었다. 그러나 막상 한국당은 조 수석 등을 상대로 '한 방'을 보여주지 못했다. 일각에선 오히려 청와대가 해명하는 판을 깔아줬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김 전 특감반원의 폭로가 힘을 잃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이에 한국당은 급히 방향을 전환한 모습이다. 신 전 사무관을 옹호·지원하고 공세의 수단으로 삼겠단 의도로 풀이된다.
지난해 기재부에서 일하다 그만둔 신 전 사무관은 지난달 개인 유튜브 채널에 올린 동영상을 통해 기재부와 청와대가 KT&G 백복인 사장의 연임을 막으려 하고 적자국채 발행 외압을 넣었다는 등의 내용을 폭로해 정국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신 전 사무관은 이날(2일) 역삼동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청와대가 지난 박근혜 정부의 국가채무비율을 높이기 위해 적자국채 발행을 압박했다는 내용은 분명 사실이며 자신이 담당자로서 직접 겪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신 전 사무관은 또, 당시 차영환 전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이 전화를 걸어 적자국채 발행을 하지 않기로 한 기재부 보도자료를 취소하라고 압박했다며 추가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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