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대표는 이날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당 차원에서 합의되지 않고 국회 정치개혁특위에서 논의하면 제자리걸음을 반복하다 개혁 자체가 무산되기 때문에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하루빨리 결단해 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한국당이 '선거제 개편은 개헌과 연계돼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협상은 교착상태에 빠졌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국회 상임위원장-상임위 간사 연석회의에서 "원포인트 권력구조 (개편안을 담은) 개헌과 선거제 개편을 함께 논의한다면 적극 검토할 수 있지 않겠나"라면서 "연동형 비례제는 권력구조와 관련돼 있고, 권력구조는 개헌문제와 연결돼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오전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여야 5당 대표 회동에서도 선거제 개편에 대한 의견 합의는 이뤄지지 못했다.
여야는 손 대표와 이 대표의 단식이 길어지는 상황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는 있지만, 선거제 개혁의 경우 각 당의 이해관계가 판이해 쉽게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서 재개된 오후 회동에서도 선거제 개혁과 관련한 안은 나오지 않았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현재 민생현안법안들이 많지 않나. 합의를 이루지는 못했다"며 "12월 임시국회를 소집해 민생현안과 기타 현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거구제 개편과 관련해 나 원내대표는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합의하지 않았다. 다만 (두 대표의) 단식을 풀기 위해 좀 더 적극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손 대표와 이 대표가 누워있는 곳을 찾아 얼마간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곁에 있던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나 원내대표에게 '빨리 단식을 풀 수 있도록 도와 달라'는 취지의 말을 하기도 했다. 나 원내대표는 "여러가지 상황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오후 회동 결과에 대해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12월 17일부터 임시국회를 소집하기로 했다"며 "세부사항은 원내수석부대표 간 협의를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국회법에 따라 12월 임시국회 기간은 오는 17일부터 다음 달 15일 까지다. 두 대표의 길어진 단식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12월 임시국회에 여야가 의견 합치를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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