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6일부터 단식에 돌입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야3당의 선거제도 개편 요구를 배제한 채 2019년도 예산안 처리에 합의했기 때문입니다. 또, '혜경궁 김씨' 논란의 당사자 이재명 경기도지사 아내 김혜경 씨가 검찰에 출석했습니다. 청와대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올해 내 서울 방문설에 상당히 시끄러웠다고 합니다. <더팩트> 정치플러스팀과 사진영상기획부는 여의도 정가, 청와대를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TF주간 정담(政談)]코너를 진행합니다. [TF주간 정담(政談)]은 현장에서 발품을 파는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여유만만? 패션 열정?… 검찰 출석 김혜경의 '단장'
[더팩트ㅣ정리=이원석 기자] -이번 주엔 예산안도 처리되며 좀 잠잠할 줄 알았는데, 정치권이 더 시끄러워지는 것 같습니다.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요, 일단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습니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3당은 내년도 예산안 처리와 연계해 선거제도 개편을 강력 요구해왔지만,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이를 거부하고 자신들끼리 예산안 처리에 합의했기 때문입니다.
-또, 트위터 '혜경궁 김씨'의 계정주로 지목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아내 김혜경 씨가 검찰에 출석했는데 상황에 맞지 않게 남다른 '이것'을 보여 여러 말들이 나왔다고 합니다. 청와대는 조국 민정수석의 거취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답방설 등의 이슈로 인해 상당히 분주했는데요.
-먼저 손 대표의 단식 얘기부터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71세 나이의 손 대표가 단식 결단을 내리자 이상한 소문이 돌았다고 합니다. 어떤 이유 때문인지 궁금합니다.
◆'올드보이' 손학규 무기한 단식 돌입… 징크스가 이번에도?
-71세, 적지 않은 나이입니다. 손 대표가 무기한 단식에 들어갔죠?
-네, 그렇습니다. 손 대표는 지난 6일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는데요. 손 대표는 현재 상당히 결연합니다. '저를 바치겠다' 이런 말을 하면서 끝장을 보겠단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정치인들이 단식을 많이 하긴 하지만 정말 쉬운 일은 아니거든요. 나이도 있고요. 어쨌든 그건 그렇고, 손 대표가 단식을 선언하면서 정치권에선 소문이 돌았죠, 그게 뭔가요?
-혹시 '손학규 징크스'라고 들어보셨나요? 아마 모두 들어보셨을 텐데요, '손학규가 정치적 결단을 하면 나라에 큰일이 터진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것 때문에 이번에도 손 대표의 단식으로 큰일이 터지는 것 아니냐, 이런 얘기가 도는 겁니다. 사례가 좀 많은데요, 대표적으로 두, 세 가지만 말씀드리면, 지난 2007년 3월 손 대표가 한나라당 탈당 결단을 내린 날엔 한·미 FTA가 체결됐고, 지난 2010년 11월 정권의 민간인 사찰 특검을 요구하며 장외투쟁에 나선 다음 날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또, 지난 2014년 정계은퇴 선언 후 칩거했던 전남 강진 만덕산에서 2년 만에 내려와 기자회견을 가진 2016년 10월 20일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이외에도 더 있지만, 다 열거하면 시간이 길어질 정도입니다(웃음).
-이번엔 특히 구체적으로 그 사안까지 거론됐다고요?
-네, 바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입니다. 지난 9월 평양회담 때 남북이 '노력한다'고 했던 사안이죠. 이번 주 내내 정치권에선 김 위원장의 답방이 12일이다, 16일이다, 이런 설(說)들이 많이 돌았습니다. 근데 딱 손 대표가 단식을 선언하니 '청와대가 7일에 김 위원장 답방 확정 소식을 발표할 거다' 이런 소문이 크게 퍼진 것입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그런 소식은 없고요, 청와대에서도 대변인이 '그런 발표 없다'고 일축했습니다.
-정말 시기적으로도 충분히 가능성은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일단 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 손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의 단식이 민주당, 한국당도 참 부담스럽긴 할 것 같습니다. 여야가 어떻게 이 상황을 풀어나갈지 한번 봐야겠습니다.
◆北김정은, 올해 서울 답방 '결단'할까
-청와대로 한 번 넘어가 보죠. 이번 주 청와대 현안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거취'와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 등 두 가지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먼저, 문재인 대통령이 조 수석을 재신임했죠?
-네, 최근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특별감찰반원의 비위 의혹으로 야권이 조 수석에게 책임을 물어 경질해야 한다고 총공세를 펼치면서 문 대통령의 '결단'이 주목됐는데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참석 등으로 순방길에 올라 청와대를 비운 사이에 비위 의혹이 터져 조 수석이 중도 하차하느냐 여부가 대중의 관심사였죠.
-춘추관 출입기자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문 대통령이 조 수석의 거취를 어떻게 결정할 것이냐에 대해 궁금증을 갖고 이와 관련해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에게 여러 차례 물었습니다. 조 수석이 문재인 정부 개혁의 상징이어서 그랬던 것일까요. 문 대통령이 귀국하기 전날(4일)까지 김 대변인은 "제가 그 문제에 대해 답변드릴 위치가 아니다", "그 문제에 대해 다시 한번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말을 극도로 아꼈습니다.
-사실 문 대통령이 조 수석을 유임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했죠?
-그렇습니다. 조 수석이 중도에 물러나게 되면 문 대통령이 과제로 삼은 사법개혁의 흐름이 끊어지게 된다는 점과 자칫 국정운영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였습니다. 실제 문 대통령은 지난 5일 조 수석에게 공직기강 확립을 위한 관리 체계를 강화하라고 지시하면서 사실상 재신임했습니다. 이후 당연한(?) 수순으로 예상됐던 야권의 반발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국회가 예산안 처리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하는 선거제 개편 문제 등으로 시끄러우면서 조 수석의 거취 문제도 차츰 관심사 밖으로 밀려나는 듯한 분위기입니다.
-앞서 '손학규 징크스'를 얘기하면서 나눴던 김 위원장의 연내 방남설 때문에도 상당히 시끄러웠죠?
-(한숨). 힘들었습니다(웃음). 이번 주는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과 관련해 갖가지 예측이 쏟아졌죠. 김 위원장이 묵을 호텔을 정부가 알아보고 있다, 김 위원장이 올 것으로 거론되는 시기에 몇몇 특급 호텔의 예약이 불가하다는 등 이러한 소식이 알려지면서 진짜 올해 서울에 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죠.
-북한 최고지도자인 김 위원장의 방남은 워낙 '빅 이벤트'라 청와대 출입기자들은 김 위원장의 답방 시기에 대해 청와대에 문의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청와대 한 고위관계자는 "하도 전화들이 많이 와서 '톡'으로 답변한다"고 전해왔습니다. 그의 고충이 느껴질 정도였어요(웃음). 손 대표 단식을 얘기하면서 말했듯이 '청와대가 7일 김 위원장 방남에 대해 발표한다는 얘기가 나온다'는 내용의 지라시가 나돌기도 했지만, 청와대는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순방 과정에서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 가능성에 대해 "김 위원장 결단에 달려 있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연내 답방 가능성을 열어두고 준비하고 있으니 김 위원장이 '남한으로 가겠다'고 마음만 먹으면 된다는 메시지로 읽혔는데요. 어쨌든, 문 대통령은 조 수석의 거취에 대해 사실상 '결단'을 내렸고, 이제는 김 위원장의 '결단'만 남은 상태네요(웃음).
◆국회의원 '영수증 이중제출' 꼼수로 세금 빼돌리기?
-국회의원들이 영수증을 이중으로 처리해서 세금을 빼돌렸다는 얘기가 있었죠? 근데 국회 내에선 좀 '억지'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던데, 좀 설명해주시죠.
-네. 시민단체인 세금도둑잡아라, 좋은예산센터,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와 탐사보도 전문매체 뉴스타파가 지난 4일에 기자회견을 갖고 국회의원들이 정책자료발간 등 비용을 정치자금으로 처리하고, 또 같은 영수증을 국회사무처에 제출해 금액을 지원받아서 세금을 '중복 수령'했다면서 26명의 의원 명단을 공개했습니다.
-근데 이에 대해 국회에선 '오해가 있다'는 말이 많습니다. 이 사안이 좀 복잡하긴 합니다만, 다수의 국회의원들, 또 보좌직원들과 얘기해보니 '회계 처리상의 문제이지 돈을 더 받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게 정치자금의 개념이 또 중요할 것 같은데요, 정치자금이란 게 주로 후원금이거든요. 다만 법적으로 이 돈을 꼭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해야 하고 사적사용을 금하게 돼 있죠. 따라서 의원, 보좌진들은 정치자금은 새롭게 어디서 받는 것이 아닌데 어떻게 중복 수령이냐, 이렇게 얘기하고 있습니다.
-즉, 먼저 정치자금으로 쓰고, 이 돈에 대해선 신고를 위해 영수증을 선관위에 제출한 거고, 국회에서 그 돈을 지원해주기 때문에 또 똑같은 영수증을 사무처에 제출한 거다. 다만 정치자금을 사용한 것으로 신고가 됐기 때문에 지원을 받은 뒤엔 다시 정치자금 통장에 돈을 넣어야 하지만 실수로 그렇게 하지 못했다, 그 돈은 다른 곳에 쓰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다, 통장만 다를 뿐이지 그 돈 역시 정치자금으로 관리되고 있는데 이걸 돈을 빼돌렸다고 하는 건 너무하지 않냐, 이런 입장입니다.
-그런데 '실수면 다 괜찮냐'는 비판도 나옵니다.
-그렇습니다. 어쨌든 정치자금 통장을 벗어난 돈은 이제 선관위는 모르게 되는 것이거든요. 실제로 이 방법이 악용돼 한 보좌진이 그 돈을 사적으로 사용한 사례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국민들 입장에선 황당할 수 있죠. 물론, 국회 쪽에서도 할 말이 있겠지만요. 한편으론 정치인들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가득 깔려있기 때문에 이런 논란이 더 크게 번지는 것 아니냐, 이런 분석도 있습니다. 이 사안에 대해 몇몇 의원들이 선관위에 유권해석을 요청해놨다고 하는데요, 이 사안도 한번 지켜봐야겠습니다.
◆김혜경 '혜경궁 김씨' 논란에도 잊지 않은 '패션 열정'?
-지난 4일 수원지방검찰청은 '혜경궁 김씨' 사건의 피의자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아내 김혜경 씨를 소환했는데, 당시 특이한 점이 있었다고요?
-김 씨는 이날 오전 10시 출석 예정이었지만, 5분 늦은 10시 5분에 도착했습니다. 근데 눈에 띄었던 것이 도착 직후, 김 씨가 포토라인에 서기 전 잠깐 보였던 행동이었습니다. 김 씨는 차에서 내린 뒤 차 유리창을 보며 얼굴과 옷매무새 등을 확인하고 가다듬는 모습이었습니다. 카메라 앞에 서다 보니 당연히 그럴 수는 있겠지만 시간도 조금 늦었고, 사안이 사안인 만큼 어울리지 않은 행동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와 함께 김 씨의 복장도 눈에 띄었습니다. 김 씨는 이날 아이보리색 더블코트를 입고 출석했는데요, 겉모습, 패션 등을 상당히 많이 신경을 쓴 것 같다는 말이 취재진 사이에서 나왔습니다. 지난달 경찰에 출석할 당시에도 파란색 코트를 입고 나왔었죠. 김 씨는 평소에도 복장, 패션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이날 김 씨가 하얀색 코트를 입은 것은 의도적으로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사인이란 해석까지도 나왔습니다(웃음).
-김 씨는 평소에 자신의 패션에도 관심이 많지만, 이 지사의 패션도 직접 맡는다는 소문이 정치권에 있죠?
-네, 지난 19대 대선 경선 당시도 그렇고 현재도 그렇고 이 지사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패션에 대해 김 씨의 '최종 승인'이 있어야만 한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취재진은 실제 이 지사 선거 캠프에 몸담았던 한 분으로부터 '이 지사의 코디가 선거 캠프에도 있었는데 최종결정은 사모님(김 씨)이 했다고 들었다'는 얘기를 듣기도 했습니다.
-그렇군요. 패션에 신경 쓰거나 차 유리창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거나 하는 건 어쩌면 좀 '여유'를 보이려는 행동으로 보일 수도 있겠습니다. 또, 다른 특이점도 있었다면서요?
-당시 날씨가 추워 실내 카페테리아에서 대기했는데요, 갑자기 현장이 시끌벅적해서 보니 김 씨가 점심을 먹으러 간다는 것이었습니다. 부랴부랴 달려갔지만, 김 씨는 이미 밖으로 나간 뒤였습니다. 사실 좀 엄중한 사안으로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을 땐 보통 나오지 않고 배달 음식을 시켜 먹거나, 식사를 하지 않거나 하는 것으로 알려지는데요, 김 씨는 달랐습니다.
-사실 이는 지난달 김 씨의 남편 이 지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 지사도 최근 2차례 소환조사 당시 꼭 밖에서 점심을 해결했습니다. 이 때문에 이 지사는 관련해서 김 씨와 본인의 '수사 중 외식' 보도에 대해 "저에 대한 온갖 공격소재들이 마치 '뻥튀기' 튀겨지듯 부풀려지고 왜곡되어 쏟아집니다. 마치 대중의 삶을 당장이라도 위해 하는 중범죄자로 묘사됩니다. 이제는 밥 사 먹은 거 가지고도 기사가 됩니다"라고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습니다.
-근데 혹시 부부가 그렇게 꼭 하는 것에 특별한 이유라도 있을까요?
-네, 추측들이 몇 가지 나오는데요, 우선은 '작전 회의'를 갖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검찰 내에서는 아무래도 조심스러운 부분이 많이 있겠죠. 따라서 외부에서 편하게 회의를 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있고요, 다른 하나는 지금까지 이 지사의 행동을 통해 봤을 때, '난 괜찮아', '끄떡없어'라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 같다는 말도 나옵니다. 경찰이 김 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자 다음 날 이 지사는 폐지 등 재활용 쓰레기를 들고나와 분리수거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거든요.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습니다. 한파로 몸을 움츠릴 수밖에 없는데요. 고령의 손 대표가 이 추위에 단식을 해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추운 겨울인데, 정치권에서 국민들의 몸과 마음이 따뜻해질 수 있는 모습을 보이길 기대해봅니다.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이원석 기자, 박재우 기자, 임현경 기자, 문혜현 기자(이상 정치플러스팀), 이새롬 기자, 배정한 기자, 이선화 기자, 임세준 기자, 김세정 기자(이상 사진영상기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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