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148억 체납' 최삼환 전 삼호인터내셔널 대표 주소지 가보니

국세청이 최근 공개한 2018 고액·상습체납자 명단에 회사 설립 5개월 만에 148억 원을 체납한 최삼환 전 삼호인터내셔널 대표의 이름이 올랐다. 7일 오전 삼호인터내셔널이 위치한 곳으로 알려진 인천 서구 아라오토밸리수출단지 입구. /인천=허주열 기자

회사는 '없고' 거주지 인근 주민은 '금시초문'

[더팩트ㅣ인천=허주열 기자] 자본금 100만 원으로 법인을 설립, 5개월 만에 부가가치세 147억9300만 원을 체납한 최삼환(50) 전 삼호인터내셔널 대표가 지난 5일 국세청이 공개한 '2018 고액·상습체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명단은 개인과 법인 두 가지로 나눠 공개됐는데 최 전 대표와 삼호인터내셔널은 양쪽 모두 4위에 랭크됐다. 개인·법인 체납액이 각각 100억 원이 넘고, 내야 하는 금액이 같은 유일한 사례다.

통상 개인·법인 고액체납자 명단 양쪽에 이름이 오르면 두 가지를 모두 내야 체납자·체납기업 오명을 벗을 수 있다. 이와 관련 이진재 국세청 사무관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이번에 공개된 개인·법인 고액체납자 명단에 모두 이름을 올렸다면 둘 다 내야 한다"며 "다만 1인 기업으로 지분 100%를 갖고 있어 유일한 징수의무자인 경우에는 한쪽에 해당하는 금액만 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세청은 최 전 대표가 두 체납액을 모두 납부해야 하는지에 대해선 답하지 않았다. 이 사무관은 "본청에선 지방 국세청에서 올라온 공개자 명단을 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통해 최종 확정해 공개만 했을 뿐 개별 사례에 대해선 모른다"고 말했다. 지방 국세청 담당자인 윤지은 중부지방국세청 징세과 체납관리팀 조사관은 "공개된 정보 외에 어떤 말도 할 수 없다"고 했다.

7일 오전 아라오토밸리 내부 전경. /인천=허주열 기자

◆100만 원으로 5개월 만에 천억 단위 매출

최 전 대표는 어떻게 100만 원의 자본금으로 반년도 안 돼 천억 원대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100억 원이 넘는 세금을 체납하는 마법(?)과도 같은 일을 해냈을까. 부가가치세는 과세기간 매출총액의 10%에서 임대료나 매입비용의 10%(매입세액)를 차감해서 계산한다. 매입세액 차감분을 고려하면 체납액의 최소 10배 이상의 매출을 올린 셈이다.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더팩트>는 7일 최 전 대표의 사무실과 거주지를 직접 찾아갔다.

국세청이 공개한 삼호인터내셔널 주소지 인천 서구 아라오토밸리수출단지에선 그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아라오토밸리는 중고차 수출·정비업체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컨테이너와 가건물 위주로 구성돼 있다. 이곳 전체를 수소문한 결과 '삼호인터내셔널'은 없었고, 과거 사무실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위치 인근 업체 관계자들은 "삼호인터내셔널, 최삼환 모두 처음 들어본다"고 입을 모았다.

중소기업현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 전 대표가 아라오토밸리에 자본금 100만 원으로 2015년 8월 18일 설립했다. 표준산업은 '상품종합 중개업'으로 등록돼 있는데, 아라오토밸리의 특성을 고려하면 중고차 수출 관련 일을 했을 것으로 추정되며, 설립 5개월 만에 천문학적 매출을 올리고 약 148억 원의 세금을 체납했다.

공개된 최 전 대표의 거주지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국세청이 공개한 주소는 인천 계양구 계산동의 한 원룸 건물이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이 건물 원룸은 대부분 월세 형태로 입주해 있으며 보증금은 300만~500만 원, 월세는 35만 원, 관리비는 2만 원으로 30~50대까지 다양한 세대가 거주하고 있다.

이 원룸에 거주하는 30대 남성 A씨는 "이곳에서 2년을 살았는데 최삼환이라는 이름은 처음 듣는다"며 "오가며 50대의 남성이 거주하는 것은 봤지만, 그분이 최 씨인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12채의 원룸을 차례로 확인하는 과정에서 만난 50대 남성 B씨도 "최 씨를 모른다"고 했다.

국세청은 이번에 고액체납자의 명단을 공개하며 고액·상습체납자에 대한 재산 추적 전담조직(18개팀, 133명 배치) 운영을 통해 추적조사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체납세금을 납부하지 않고 호화롭게 생활하는 악의적 고액 체납자에 대해선 현장 중심으로 은닉재산 추적조사를 강화해 왔다고 강조했다.

국세청이 공개한 최삼환 전 삼화인터내셔널 대표의 거주지 인천 계양구 계산동의 한 원룸 건물.

◆국세청 공개 주소지에 없는 회사

하지만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고액체납자인 최 전 대표와 관련해 국세청이 공개한 회사는 아예 없는 곳이었고, 거주지로 기재한 주소지 인근 주민들에게서도 국세청 재산 추적 전담팀의 체납액 회수를 위한 탐문 등의 흔적은 확인할 수 없었다.

최 전 대표 거주지 인근 A부동산 관계자는 "고액체납자가 이곳에 산다는 얘기는 처음 듣는다"며 "관련해 묻는 사람은 기자가 처음이다"고 놀라워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세무 전무가는 "최 씨의 회사 설립과 세금 체납 과정을 보면 의문점이 적지 않다"며 "이정도 규모의 체납이면 조세위해범으로 조사를 했거나 민·형사소송을 제기하지 않으면 이상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지난해 조세포탈범 명단공개에서 최 전 대표의 이름은 확인할 수 없었으며, 올해 관련 조사나 소송 여부에 대한 질문에 국세청 측은 답변을 거부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이름, 거주지 등 공개된 정보 외에는 다른 사실은 공개할 수 없다"며 "공개된 주소지는 최근 정보를 지방 국세청에서 취합해 올렸을 테지만, 사업이 망하거나 하면 (서류에는 있고) 실제로는 없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세청이 이번에 공개한 2018년 고액체납자는 개인이 5022명, 법인이 2136개로 총 체납액은 5조2440억 원이다. 개인 비율이 70% 이상(체납액의 67%)을 차지한 가운데 100억 원 이상 고액체납자는 최 전 대표를 포함해 7명이다. 국세청은 고액체납자의 이름, 거주지, 체납액을 누리집 등에 공개하면 건전한 납세 분위기가 조성되고 관련된 제보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ense83@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