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혜경궁 김씨' 피의자 김혜경 "죄송"→"억울" 심경변화?

혜경궁 김씨 논란의 당사자 김혜경 씨가 4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 가운데 지난번 경찰 출석 당시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보였다. 사진은 입장하고 있는 김 씨의 모습. /수원=이선화

"저도 힘들고 억울하지만 우연이 겹쳐 안타깝다"

[더팩트ㅣ수원=박재우 기자] '혜경궁 김씨(@08__hkkim)' 논란의 당사자 김혜경 씨(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아내)가 4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 가운데, 지난달 경찰 출석 당시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눈길을 끌고 있다.

김 씨가 포토라인에 다시 선 것은 지난달 2일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출석한지 32일 만이다. 그 사이 이재명 지사가 '친형 강제입원', '검사 사칭' 등의 혐의로 검찰에 출석하기도 했고, 검찰은 김 씨의 휴대전화를 확보하기 위해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이번 출석에서 김 씨는 "진실이 밝혀지기를 바랄 뿐"이라며 "저도 힘들고 억울하지만 우연이 겹쳐 안타깝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는 지난번 경찰 출석에서 "죄송합니다"라고 짧게 대답했던 모습과는 다소 비교된 모습이다. 당시 김 씨는 당시 법률대리인과 포토라인에 섰다가 입장하면서 취재진의 '할 말 없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 '죄송' 발언을 놓고 다양한 해석을 내놓았다. 논란이 커지자 이 지사는 자신의 트위터에 "출석 동영상을 보면 기자 질문에 답을 못 드려 죄송하다. 길을 비켜달라는 뜻으로 한 말이 분명하다"며 "마치 (혜경궁 김씨)트위터 사안에 대해 죄송하다 한 것일 수 있다는 뉘앙스는 아쉽다"고 반박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아내 김혜경 씨가 경기도 수원지방검찰청에 출석해 포토라인에 서고 있다. /수원=이선화 기자

하지만 정작 김 씨는 이에 대해 언급하고 있지 않는 상황이어서 정확한 뜻은 알려지지 않았다. 김 씨의 '죄송' 발언은 의미를 떠나 정치인들에게 더욱 익숙한 모습이다. 포토라인 앞에서 "죄송하다"는 말은 주로 정치인들이 지지자들이나 국민들께 물의를 일으켜 사과한다는 뜻으로 쓰인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또한, 지난 3월 비서 성폭행 의혹 이후 첫 검찰 조사에서 "국민께 송구하다"며 "검찰 조사 성실히 받겠다"고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또한, "국민께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이들은 국민과 지지자들에게 물의를 일으켜서 죄송하다는 뜻으로 사과했지만, 현재 법정에서는 자신들이 무죄라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마찬가지로 김 씨의 이날 "억울함", "진실" 등의 표현은 법정 공방으로 간다면 자신은 혐의를 벗기 위해 적극적으로 싸울 거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지사도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트위터 계정주 사건의 본질은 이간계"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적극적으로 아내 김 씨의 혐의를 부인했다.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의 소유주 논란과 관련해 이재명 경기도지사 부인 김혜경 씨가 11월 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피고발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수원=임세준 기자

김 씨는 또, 지난번 경찰 출석 당시에는 이 지사의 소속 정당 더불어민주당 색인 '파란색' 정장 차림으로 등장했지만, 이번 검찰 출석에서는 '흰색'을 띈 아이보리색 코트를 입고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반면, 김 씨가 '혜경궁 김씨' 계정주와 관련해 혐의를 계속 부인하고 있어 입장에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김 씨는 지난 4월 '전해철 전 경기도지사 예비후보가 자유한국당과 손잡았다'는 등의 허위사실을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을 통해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아울러 2016년 12월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 씨가 취업과정에서 특혜를 얻었다는 허위사실을 트위터에 유포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도 있다.

한편 수원지검 공안부(김주필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부터 김 씨를 소환해 트위터 계정 '정의를 위하여(@08_hkkim)'의 소유주와 관련해 5시간 째 조사 중이다.

김 씨가 혐의사실을 부인하고 있고, 공소시효가 13일로 다가온 만큼 이날 조사는 오후 늦게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 씨는 지난달 2일 경찰 출석에도 11시간 동안의 강도 높은 조사를 받은 바 있다.

jaewoopar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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