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의 눈'? 이재명, 휘몰아치는 논란 속 잔잔한 '멘탈 갑'
[더팩트ㅣ성남=임현경 기자] 연일 계속되는 논란으로 '불편한 주목'을 받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현재 심경은 어떨까.
이 지사는 24일 오전 경기도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했다. 이 지사는 거센 눈바람 탓에 우산이 격하게 흔들리는 와중에도 태연한 미소를 유지했다.
이 지사는 앞서 국회 세미나, 기자회견, 경찰 조사 등 공식석상에 설 때마다 입가에 미소를 띄웠다. '친형 강제입원'·'여배우 스캔들'·'혜경궁 김씨' 등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고 추가 정황이 발표돼도 마찬가지였다. 휘몰아치는 논란 속에서도 침착한 그의 모습은 강력한 태풍의 한가운데서 고요한 '태풍의 눈'을 연상케 했다.
이에 <더팩트>는 이 지사의 심경을 엿보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그의 사진을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감정 인식 프로그램에 입력하고 그 결과값을 살펴봤다.
◆ 경찰 압수수색에 "이명박·박근혜 정권 때도 문제 되지 않아…사필귀정 믿는다"
경찰이 자택 압수수색을 벌인 지난달 12일 이 지사는 중립 94%, 행복 5%, 놀람 0.5%, 경멸·역겨움·분노 각 0.1% 정도의 감정을 보였다.
경기 분당경찰서는 당일 오전 7시 20분부터 수사관 40명을 투입해 이 지사의 자택, 성남시청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 지사는는 같은 날 경기도청에 출근하기 위해 자택을 나오며 "사필귀정, 세상 이치가 그렇듯이 결국은 진실에 기초해서 합리적 결론이 날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이명박, 박근혜 정권 때도 문제 되지 않은 사건인데 6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 왜 이 같은 과도한 일이 벌어지는지 납득하기 어렵다"며 "도정에 지장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 경찰 소환에도 '사필귀정' 강조…"인생지사 새옹지마"
이 지사는 지난달 19일 경기 성남 분당경찰서에 피고발인 신분으로 출석했다. 당시 이 지사는 배우 김부선 씨 관련 질문에 '새옹지마'와 '사필귀정'으로 답했다. 이 지사는 "경찰에서 다 조사하면 밝혀질 일"이라며 "인생지사 다 새옹지마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법과 원칙에 어긋나는 행정을 한 일이 없기 때문에 사필귀정일 것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경기도가 추진하고 있는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를 적극적으로 알렸다. 그는 "이런 사건에 대한 관심보다는 우리의 삶을, 나라의 미래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좀 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국토보유세를 도입해서 온 국민에게 공평하게 배분하면 기본소득도 도입하고 또 자산불평등도 줄이고 불로소득도 없애고 경제도 살리고 1석 5조 아니겠느냐"고 주장했다.
경찰 출석 당시 이 지사는 취재진을 응대하며 행복이 99%로 나타나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행복을 제외한 나머지 감정 측정치는 중립 0.01% 경멸 0.004%, 역겨움 0.005% 등으로 극히 낮았다. 그러나 말을 멈추고 잠시 생각에 잠겼을 때는 중립 64%, 행복 32%, 경멸 2%, 슬픔 0.8%, 놀람 0.3% 등으로 복합적인 감정을 보였다.
◆ 이재명, "김혜경 씨가 '혜경궁 김씨'" 경찰 주장에 적극 반박…"아내 말고 나를 때려라"
이 지사가 지난달 19일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이 진실보다는 권력을 선택했다"고 비판했을 당시, 감정 인식 결과는 행복 68%, 중립 25%, 경멸 4%, 슬픔 1% 등이었다.
이 지사는 "트위터 계정 '정의를 위하여(@08__hkkim)'는 김혜경 씨"라는 경찰 수사 결과에 대해 "경찰은 제 아내가 (계정 주인이) 아니라는 증거가 정말 차고 넘치는데도 유사한 것들 몇 가지를 끌어모아서 제 아내로 단정했다"며 "차고 넘치는 증거 중에서 이미 목표를 정하고 '이재명의 아내다'라는 데에 맞췄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고 했다.
이어 "때리려면 이재명을 때리시고, 침을 뱉어도 이재명한테 뱉으라"며 "죄 없는 무고한 제 아내, 가족들 이 싸움에 끌어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그는 "경찰이 지금 이재명 부부에 대해서 기울이는 노력의 10분의 1만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사건이라든지 기득권자들의 부정부패에 관심 갖고 정말로 집중했더라면 아마 나라가 지금보다 10배는 더 좋아졌을 것"이라 지적하기도 했다.
◆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출석 "부당한 올가미를 벗어나려는 불가피한 행동 이해해달라"
이 지사의 가장 최근 모습인 24일 검찰 출석 당시 감정 인식 결과는 행복 94%, 중립 5%, 경멸 0.4%, 역겨움 0.3%, 놀람 0.1% 등으로 나타났다. 이 지사는 이날 의료헬기 야간 운행·토목 적폐 척결·대리수술 방지를 위한 수술실 CCTV 설치 등 도정 성과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 지사는 '실망한 지지자들에게 하실 말씀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이런 일로 도민들께 걱정을 끼쳐 송구하다"면서도 "부당한 공격에 제가 진상을 밝히고, 또 제가 부당한 올가미를 벗어나려는 불가피한 행동이라는 점을 이해해달라"고 역설했다.
이러한 감정 분석 결과는 정밀한 기술이 적용된 것이 아니기에 전문성·정확성을 보장하긴 어려웠지만, 이 지사의 강한 정신력, 일명 '멘탈 갑(甲)'의 면모를 확인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