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영의 정사신] '이재명 뉴스'를 보며 어머니 말씀을 되새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아내 김혜경 씨가 혜경궁 김씨 사건으로 정치적 최대 위기를 맡고 있다./이덕인·임세준 기자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지난 주말 김장을 위해 시골집에 다녀왔다. 고희를 넘긴 아버지와 뉴스를 보며 자연스럽게 정치 이야기를 나누었다. 시골 촌부가 볼 때 정치권의 모습이 참 마땅치 않았는지 감점을 숨기지 못했다.

방송 뉴스에서는 역시나 최근 가장 논란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아내 김혜경 씨 문제가 채널마다 나왔다. 이른바 '혜경궁 김씨' 사건 때문이다. 경찰은 지난 19일 트위터 '정의를 위하여(@08__hkkim)' 계정주로 김 씨를 특정,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이 지사는 즉각 반박했고, 연일 관련 뉴스가 쏟아지고 있다.

'혜경궁 김씨' 문제는 곧 법의 판단으로 명명백백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와 아내 김 씨를 둘러싼 논란에 관해 이야기하던 중 "이재명은 도대체 인생을 어떻게 살았기에 계속해서 문제가 터지냐?"라고 물었다. 아마도 '여배우 스캔들' '친형 정신병원 강제입원' '조폭 연루설' '검사 사칭' 등 그동안 이 지사를 둘러싸고 제기됐던 의혹들 때문으로 이해했다.

아버지와 대화는 사실 결론 없이 끝났다. 사실 그렇게 끝날 수밖에 없는 대화이기도 하다. 실제로 아버지의 말이 틀리진 않았다. 이 지사는 지난 6월 지방선거 이전부터 하루가 멀다고 논란의 중심에 서왔다. 이번 '혜경궁 김씨' 사건도 마찬가지이다.

여배우 스캔들 이재명 지사(오른쪽)는 아내 김 씨를 둘러싼 혜경궁 김씨 사건 이전 배우 김부선 씨와의 스캔들 등 여러 구설에 휩싸여 있다. /이덕인·남용희 기자

이 지사 개인에게는 이런 구설로 인해 정신적 고통이 상당하겠지만, 이런 정치인을 보는 국민도 고통스럽기는 마찬가지이다. 이 지사를 지지하든 그렇지 않든 대선 주자로까지 언급되는 거물 정치인과 관련한 사안이니 국민이라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 지사나 김 씨에게는 가혹할 수 있겠지만, 정치인의 숙명이다.

'오얏나무 아래서는 갓을 고쳐 쓰지 말아라' '오이밭에서는 신을 고쳐 신지 않는다' 등의 옛말이 있다. 이는 의심을 받을 수 있는 행동을 삼가라는 뜻이다. 이 지사가 아내는 '혜경궁 김씨'가 아니라며 억울해하지만, 왜 이런 의혹이 불거졌는지도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이 지사를 둘러싼 많은 구설과 사건들에 대해서도 말이다.

자신에게 잇따른 불행이 이어질 때 문제를 밖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서부터 찾을 필요가 있다. 자신의 문제는 무엇인지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이다.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에게 잊을 만하면 들었던 말이 있다. 물론 지금도 늘 듣는 이야기다. 어머니는 "남에게 해를 끼치는 말, 행동을 하지 마라. 결국엔 다 너에게 돌아온다. 없으면 없는 대로 살아라"라고 말씀하셨다. 이 지사를 보며 다시 한번 어머니의 말씀을 곱씹게 된다.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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