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계파 갈등 심화 우려…긍정적 영향 되지 못할 것"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지난 19대 대선과 6·13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을 이끌었던 홍준표 전 대표가 20일 현실 정치 복귀를 공식 선언했다. 일각에선 가뜩이나 갈등의 조짐을 보이던 한국당에 더 큰 파장이 있을 것이란 부정적 전망이 벌써부터 나온다.
지난 6월 지방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홍 전 대표는 이날 SNS를 통해 정치 복귀를 알렸다. 그는 "나라가 통째로 넘어가고 있고 경제가 통째로 망쳐지고 있다"며 "지난 지방선거 패배 직후 야당 대표를 물러나면서 나는 홍준표가 옳았다는 국민들의 믿음이 바로 설 때 다시 돌아오겠다고 했다. 최근 국민 절반 이상의 홍준표 말이 옳았다는 지적에 힘입어 다시 시작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홍 전 대표는 "정계를 떠난 일이 없기에 정계 복귀가 아니라 현실 정치로의 복귀라고 해야 정확할 것"이라며 "내 나라가 이렇게 무너지고 망가지는 것을 방치하는 것은 역사에 죄를 짓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12월 중순 국민들과 직접 소통 수단인 'TV홍카콜라'(유튜브)를 통해 그동안 못다 했던 내 나라에 대한 비전과 정책을 펼치고, '프리덤 코리아'(보수 포럼)를 통해 이 땅의 지성들과 네이션 리빌딩(nation rebuilding) 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추후 계획도 알렸다.
당엔 벌써부터 전운이 감도는 분위기다. 한 한국당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홍 전 대표가 워낙 강한 스타일이기 때문에 충돌 및 파장이 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전망했다. 홍 전 대표 재임 시절 한국당은 하루가 멀다하고 계파 간의 균열을 드러낸 바 있다. 이 관계자는 "당내 친홍(親 홍준표)도 비(非) 홍도 꽤 있어서 친박, 비박의 싸움이 지난 지방선거 때처럼 친홍, 비홍의 싸움으로 옮겨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치 전문가들도 가장 먼저 계파 갈등이 심화될 것을 우려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통화에서 "당내 분열을 야기할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최 교수는 "대선에서 떨어지고 (홍 전 대표가) 대표 경선 치를 때까지 자기 세를 많이 심어놨다"며 "당내 친박, 비박뿐만 아니라 친홍세력까지 있어서 갈등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아울러 최 교수는 "갈등뿐만 아니라 당이 다시 소모적이고 수구 반동적인 기류로 흐를 가능성도 있다. 긍정적 영향은 되지 못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견해를 밝혔다.
다만 홍 전 대표의 복귀가 긍정적 영향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도 "아마 당에 다극화 현상이 있을 것으로 보이고, 이러한 현상으로 인해서 전당대회나 그러한 국면들이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면서 "어떤 면에서 긍정적인 것도 있다. 모두가 패를 열고 나와 정리를 하는 작업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홍 전 대표가 지금 시점에 복귀하는 것은 김병준 비상대책위원회의 당내 영향력이 크게 감소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홍 전 대표 사퇴 후 당 재건의 목적을 띄고 출범한 비대위는 최근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외부위원으로 전원책 변호사를 선임했다가 갈등을 겪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현재 김병준 비대위가 상당히 타격을 받은 상태"라며 "이런 이유에서 홍 전 대표가 등장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홍 전 대표가 추후 유튜브, 포럼 활동 등을 통해 세를 결집한 뒤 내년 2월로 예정된 전당대회 출마해 중앙정치에 완전히 복귀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lws209@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