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확대경] 文대통령이 北에 보낸 '귤'과 직접 산 '과메기'의 맛


12일 청와대 춘추관 구내식당 점심에 문재인 대통령이 북으로 보낸 것과 같은 제주산 감귤과 포항 죽도시장에서 산 과메기(위 왼쪽)가 메뉴로 올랐다. /청와대=신진환 기자

"제주 '감귤'은 달았고, 포항 '과메기'는 쫀득해 좋았다!"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12일 청와대 춘추관 구내식당 점심에 두 가지 특별한 메뉴가 올랐다. 하나는 문재인 대통령이 북으로 보낸 것과 같은 '제주산 감귤'과 포항 죽도시장에서 산 '과메기'가 바로 그것이다. 춘추관은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있는 곳이다.

문 대통령은 11일부터 이틀간 수송기를 통해 제주산 감귤을 북측에 올려보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지난 9월 '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 당시 송이버섯 2톤을 선물 받은 것에 대한 답례 차원이라고 청와대는 강조했다. 아울러 "귤은 북한 주민들이 평소 맛보기 어려운 남쪽 과일이다. 많은 북한 주민들이 맛보게 하고자 하는 마음도 담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8일 전국 순회 두 번째 일정으로 포항 죽도시장을 방문해 지역 상품권으로 특산품인 과메기를 샀다. 이 자리에서 상인들의 민심을 듣기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언론인 고생한다고 과메기를 사서 보냈다"며 "과메기는 냉장 보관했다가 월요일(12일) 점심에 제공한다"고 알린 바 있다. 과메기는 겨울철에 꽁치를 얼고 녹이를 반복해 말린 것으로 경북 지방에서 즐겨 먹는 음식이다.

이날 춘추관 점심 메뉴로 과메기와 귤, 두부부침, 삼겹살콩나물볶음, 홍합미역국이 나왔다. 단연 관심사는 문 대통령이 산 과메기와 북으로 보내진 귤이었다. 밥과 반찬 등을 식판에 담고, 바구니에 있는 귤도 세 개 챙겨 자리에 앉았다. 이와 별도로 과메기와 '찰떡궁합'인 잘게 썰린 고추와 마늘, 배춧잎과 다시마, 쪽파, 초고추장, 그리고 김이 식탁 위에 놓여 있었다.

참고로 춘추관 구내식당은 자율 배식이다. 생각의 차이는 있겠지만 '이것이 오늘의 메인메뉴다'라고 싶은 음식도 원하는 만큼 먹을 수 있다. 다만 대부분 식당 이용자는 적당량을 식판에 담아 간다. 밥값도 요즘 웬만한 식당 물가로는 어림없는 한 끼에 3000원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경북 포항시 북구 죽도 어시장에서 지역 특산물인 꽁치 과메기를 살펴보고 있다. /청와대 제공

가장 먼저 구릿빛 자태를 뽐내는 과메기를 집어 먹었다. 식감이 쫄깃했지만, 즐겨 먹지 않았던 터라 특유의 비린 맛을 음미하진 못했다. 과메기를 즐겨 먹는 이들은 비린 맛으로 먹는다고 하니, 필자는 아직 미식가는 아닌 듯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엔 각종 채소와 해초류, 김에 과메기를 싸서 먹었다. 확실히 과메기의 비릿함이 혀에 덜 느껴져 과메기 초보(?)인 필자가 먹기엔 더 나았다. 한 기자는 "과메기를 며칠간 냉장 보관했는데도 적당히 쫀득쫀득하고 감칠맛이 돌아 맛있었다"고 했다.

과메기를 비롯해 다른 음식들을 맛있게 먹고 금세 식판을 비웠다. 자연스럽게 시선이 제주에서 올라온 귤로 향했다. 귤의 크기는 초등학교 저학년생의 주먹 정도로 보였다. 첫번째 귤을 껍질을 깐 뒤 통째로 입에 넣고 씹었다. 상큼한 맛의 과즙이 입안을 가득 메웠다. 귤 특유의 신맛도 느껴졌지만 단맛이 더 강했다. '우연히 단 것을 골랐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곧바로 두 번째 세 번째 귤을 연달아 먹었다. 첫 번째 귤과 마찬가지로 당도가 상당했다. 귤이 제철임을 실감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전날 한 행사에서 북으로 운송된 감귤과 관련해 "당도 12브릭스(Brix)이상으로 엄선한 제주산 감귤"이라고 언급했다. 재배 방식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10브릭스 이상이면 당도가 우수한 제품이라고 한다. 춘추관에 제공된 귤이 맛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북에 보내진 감귤 맛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 보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북에 귤을 보내면서 별도로 춘추관에도 제공한 것이라고 밝혔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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