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김 앤 장' 교체설에 "난감하다"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문재인 정부의 경제 '투톱'인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교체설이 최근 지속해서 불거지고 있다. 일부 언론은 여권 관계자 또는 청와대 관계자를 인용해 김 부총리와 장 실장의 동시 교체가 이르면 다음 주 초 내지 연말쯤 단행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 부총리의 후임 후보군이 구체적으로 거론되는 상황이다. 홍남기 국무조정실장과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또, 청와대가 김 부총리와 장 실장을 교체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인사·검증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어디까지나 익명의 관계자 말이 인용된 상황에서 청와대에 '팩트'를 확인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다. 1일 오후 춘추관에서 열린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의 브리핑에서 '김 앤 장' 교체설과 관련한 질문이 나왔다. "사실상 경질의 분위기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 홍남기 실장의 검증 얘기까지 나온 상황에서 그 부분은 확인해 줄 수 있는가?"
하지만 김 대변인은 공식적인 확인을 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김 대변인은 "제가 인사 문제에 대해서 드릴 수 있는 말씀이 없다"면서 "인사에 관련된 내용은 전적으로 대통령께서 결정하실 내용인데, 대통령의 결심이 서지 않았고, 결정을 내리신 바가 없다"고 일축했다.
'경제 투톱' 교체설에 관해선 이렇게 일단락되는 듯했다. 하지만 브리핑 말미에 "이 두 사람이 교체된다는 그런 보도가 지금 일주일 내내 끊이지 않고 계속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 차원에서 어떤 입장이나 이런 것을 밝히실 필요가 있으실 것 같다"며 추가 설명을 요구하는 질문이 던져졌다.
김 대변인은 찰나 생각에 빠진 뒤 이내 "저희들이 발표를 안 했는데 언론이 쓰고 있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를 하라는 것인지, 자체를 잘 모르겠다. 난감하다"고 선을 그엇다. 현재로서는 김 부총리와 장 실장의 인사와 관련해 민정·인사 라인의 움직임이 전혀 없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지난달 11일 김 부총리와 장 실장의 교체설이 불거졌을 당시와 비교해 청와대의 공식 반응의 뉘앙스가 달라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 당시 교체설 보도가 나온 이후 청와대는 "사실무근이고 명백한 오보"라면서 강한 유감을 표한 바 있다. 확실하게 '아니다'라는 반응을 보였던 것과 이번에는 '대통령의 결심이 서지 않았다' '결정을 내린 바 없다'며 다소 강도가 떨어져 보인다는 것이다. 정치권 안팎에서 '아니 뗀 굴뚝에 연기가 날까'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김 부총리와 장 실장을 동시에 바꾼다면 경제 정책 실패를 인정하는 셈이기에 청와대의 고심이 깊어 보인다는 해석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공정경제를 정책 기조로 삼고 경기를 부양하는 여러 정책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소득 양극화, 고용 투자 악화 등 경제 지표가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정부의 경제 기조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한편 경제 정책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물어 김 부총리와 장 실장의 교체설이 이어진 이날 문 대통령은 내년도 예산안과 관련한 국회 시정연설에서 소득주도성장 기조를 이어갔다.
문 대통령은 "지난 1년 6개월은 '함께 잘 살기' 위해 우리 경제와 사회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고자 했던 시간이었다. 함께 잘 살기 위한 성장전략으로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를 추진했다"라며 "우리 경제 체질과 사회 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뀌고 성과가 나타날 때까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며, 침체된 경제 상황이 장기화되고 고용지표가 악화하는 등 정부의 경제기조에 대한 지적에 대한 반론이다.
그러면서 "경제 불평등을 키우는 과거의 방식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통을 함께 이겨내겠다. 포용적 사회, 포용적 성장, 포용적 번영, 포용적 민주주의에 이르기까지 '배제하지 않는 포용'이 우리 사회의 가치와 철학이 될 때 우리는 함께 잘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