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혁신·통합 말한 한국당, 김병준 vs 전원책 vs 홍준표

혁신과 보수대통합을 목표로 삼은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회 안팎에서 갈등들이 포착돼 관심이 주목된다. /이새롬 기자

당 안팎 커지는 갈등 '이를 어쩌나'

[더팩트ㅣ이원석 기자] 자유한국당이 '자가당착(自家撞着)'에 빠진 모습이다. 출범한 지 100일이 넘은 김병준 비상대책위원회의 혁신은 아직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고, 최근 들어 꺼낸 '보수대통합'은 시작은커녕 갈등만 키우고 있다.

최근 김병준 비대위원장과 전원책 조직강화특별위원의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김 위원장은 '전권을 달라'는 전 위원의 요구도 흔쾌히 수용하며 인적쇄신 칼날으로써 전 위원을 깜짝 영입했지만, 얼마 전엔 전 위원을 향해 "(전 위원 발언들로 인해)혼란이 많다"고 견제구를 날렸다. 이는 최근 전 위원이 언론 인터뷰에서 비대위 입장과는 다른 '단일지도체제'를 주장한 것과 일반적으로 극우 단체로 여겨지는 '태극기 단체'에 대해 "극우가 아니다"라고 옹호한 것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로 풀이됐다.

김 위원장은 기자들에게 "나는 정부에도 있어 봤기 때문에 되도록 구별해서 얘기를 하는데 전 위원의 경우 평론가 내지는 학자로서 의견을 피력하는 부분과 특위 위원으로서 피력하는 부분이 구분이 잘 안 돼 있다"고 말했다. 논란의 여지가 있는 전 의원의 일부 의견에 대해 '학자로서 의견'으로 일축한 것이다.

홍준표 전 대표는 한국당 비대위를 겨냥 최근 당내 일부에서 나를 두고 시비를 거는 것을 보고 여태 침묵하였으나 더 이상 침묵하는 것은 당을 위해서나 나 자신의 명예를 위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발끈했다. /이새롬 기자

비대위와 차기 보수 주자 후보군으로 꼽히는 홍준표 전 대표 간의 갈등도 보인다. 비대위는 최근 황교안 전 총리, 오세훈 전 서울시장, 원희룡 제주도지사 등 현재는 당 외부에 있는 인사들을 수면 위로 끌어 올리며 조명을 비췄다. 상대적으로 홍 전 대표와 김무성 의원 등 이름은 계속해서 거론되지만 반대 여론이 있는 보수 인사들에 대해선 '책임론'과 함께 약간의 부정적 평가를 내리며 배제하는 듯한 분위기도 포착됐다.

이에 홍 전 대표 "최근 당내 일부에서 나를 두고 시비를 거는 것을 보고 여태 침묵하였으나 더 이상 침묵하는 것은 당을 위해서나 나 자신의 명예를 위해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이 돼 한 말씀 드린다"라며 발끈한 듯 입을 열었다.

홍 전 대표는 SNS를 통해 "나는 친박·비박으로 당이 붕괴돼 대통령이 탄핵되고 구속된 후 (지지율) 4%밖에 되지 않던 정당을 맡아 대선에서 단기간에 24% 정당으로 만들었다"며 " 웅덩이 속의 올챙이처럼 오글거리며 당 안에서 서로가 엉켜서 서로를 할퀴는 어리석은 행동은 당을 더 어렵게만 할 뿐이다. 지금은 모두 힘을 합쳐 나라 체제 변경을 시도하는 문재인 정권에 대항할 때"라고 했다. 이는 자신을 향한 비대위의 부정적 평가에 대한 반발로 분석됐다.

전원책 자유한국당 조강특위 위원과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 태극기 단체에 대한 견해차로 인해 언쟁을 벌였다. /더팩트DB

'보수대통합'도 먼 얘기로 들린다. 오히려 통합 논의 당사자들끼리 언쟁만 붙었다. 전 위원과 바른미래당 하태경 최고위원은 '태극기 단체'에 대한 견해를 놓고 충돌했다.

전 위원이 태극기 단체를 옹호한 것에 대해 하 최고위원은 "전 위원은 보수대통합이 아니라 보수대공멸의 주범이 될 수 있음을 경고한다"며 "태극기 부대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오류도 없고 죄도 없고, 죄를 지울 수도 없다는, 즉 박 전 대통령을 수령으로 모시는 개인 숭배집단에 불과하다"고 반발했다.

이에 전 위원은 "보수 궤멸의 주범이라고 했는데, 주범의 '범'자는 범죄의 '범'자다. 그 표현을 잘못 쓰면 상대방의 감정을 해치게 된다. 내가 만약에 하 최고위원이야말로 보수 궤멸의 주범이라고 하면 기분 좋겠느냐"고 따졌다. 그는 또 "나는 저 당(바른미래당)이 어디에 있고, 얼마나 큰지는 잘 모른다"며 "그리고 저 당이 스스로 보수라고 얘기한 적이 없지 않나. 그런데 내가 보수 단일대오 만들자고 하니까 왜 저 당에서 발끈하나"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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