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확대경] "PC방 살인 엄벌" 100만 돌파…'범죄 관련 글' 참여 뚜렷

강서 PC방 살인사건 피의자 김성수(29)에 대해 엄벌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참여자가 100만 명을 돌파했다. 사진은 강서 PC방 살인사건 피의자 김성수가 22일 오전 서울 양천구 양천경찰서를 나서 공주 치료감호소로 이송되는 모습. /임세준 기자

국민적 관심 '범죄 사건'에 대한 엄벌 요구 목소리 커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강서 PC방 살인사건' 피의자 김성수(29)에 대해 심신 미약을 인정하지 말고 강력히 처벌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참여자가 100만 명을 넘어섰다. 이처럼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정부의 답변을 들을 수 있는 청원 글은 대체로 범죄에 대한 강력 처벌을 요구하는 내용이라는 게 특징이다. 범죄자에 대한 엄벌을 바라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24일(이하 오전 9시 기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의 '강서구 피시방 살인사건. 또 심신미약 피의자입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은 103만 명이 넘는 동의를 받았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이 지난해 문재인 정부 들어 생긴 이후 최다 기록이다. 100만 명이 돌파한 시기는 글이 게시된 지 불과 엿새 만인 전날이다.

이 글의 청원자는 "21세의 알바생이 불친절했다는 이유로 손님이 흉기로 수차례 찔러 무참히 살해당했다"면서 "피의자 가족들의 말에 의하면 피의자는 우울증약을 복용하고 있다고 한다. 뉴스를 보며 어린 학생이 너무 불쌍했고, 또 심신미약 이유로 감형되려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언급했다.

또 "언제까지 우울증, 정신질환, 심신미약 이런 단어들로 처벌이 약해져야 하냐"고 꼬집으면서 "나쁜 마음을 먹으면 우울증약을 처방받고 함부로 범죄를 저지를 수도 있다. 심신미약의 이유로 감형되거나 집행유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세상이 무서워도 너무 무섭다"며 "지금보다 더 강력하게 처벌하면 안 되겠냐"고 했다.

여론이 이처럼 들끓는 이유는 수사 과정에서 김성수 측이 경찰에 우울증 진단서를 제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심신미약 감경을 노린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형법 제10조는 '심신장애로 인하여 전항의 능력이 미약한 자의 행위는 형을 감경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표적 사례로 지난 2008년 8세 여야를 잔인하게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두순은 법원이 범행 당시 음주를 했다는 이유로 심신미약을 인정해 징역 12년을 받았다. 당시 검찰은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김성수는 지난 14일 서울 강서구 한 PC방에서 아르바이트하던 신모(21)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과 목격자에 따르면 손님으로 PC방을 찾은 김성수는 다른 손님이 남긴 음식물을 자리에서 치워달라는 요구를 하다 신씨와 말다툼을 벌였고, 그 뒤 PC방을 나갔다가 자신의 집에서 흉기를 갖고 돌아와 쓰레기를 내다 버리고 온 신 씨를 살해했다. 신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24일 오전 9시 기준 청와대 국민청원 참여자 20만 명을 넘어 정부의 답변을 대기 중인 청원 목록.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갈무리

'강서 PC방 살인 사건' 뿐만 아니라 다른 사건에 대해서도 엄벌을 요구하는 글들이 '답변 대기' 상태다. 지난 9월 등록된 '인천 여중생 자살 가해자 강력 처벌 희망 요망'의 청원 글은 23만4000여 명, 미성년자 밴드그룹 더이스트라이트에 대한 소속사 프로듀서의 폭행 사건과 관련한 글은 20만1000여 명이 동의했다. 성범죄 피해자의 인권 및 개인정보 보호를 요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성범죄 피해자의 집주소 등을 가해자에게 보내는 법원을 막아달라'는 청원 글에도 약 21만여 명이 참여했다. 20만 명을 넘긴 청원은 청와대와 정부로부터 한 달 내 공식 답변을 받을 수 있다.

앞서도 '해운대 음주운전' 사고와 관련한 청원 글도 37만 명이 넘게 참여하는 등 국민적 관심을 끌었다. 부산 해운대에서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윤모 씨가 뇌사에 빠지자 그의 친구들이 음주운전에 대한 엄벌을 요구하는 청원 글을 올렸고, 여기에 37만여 명이 동의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지난 21일 상습적으로 음주운전을 하거나 사망 등 피해가 큰 음주 교통사고를 낸 경우 양형기준 내 최고형을 구형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범죄와 관련한 청원 글에 국민들의 동의가 집중되는 현상이 뚜렷하다. 범죄에 대한 분노와 '내가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 가해자에 대한 적개심 등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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