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 대응' 나선 한유총, '비리 유치원 명단 공개금지' 가처분 신청

한국유치원총연합회가 비리유치원 명단 공개금지 가처분 신청에 돌입했다. 한유총 회원들이 5일 국회에서 열린 유치원 비리 근절을 위한 정책 토론회를 반대하며 단상을 점거하고 있다./뉴시스

'비리 유치원 명단 공개' 박용진 의원 "국민 기대와 신뢰 명백히 배신"

[더팩트ㅣ임현경 인턴기자]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법무법인과 손을 잡고 '비리유치원 명단' 공개금지 가처분 신청에 돌입했다. 사립유치원을 향한 국민적 비난이 쏟아지자 법적 대응에 나선 것이다.

17일 한유총 측은 "15일 법무법인 광장을 법률 대리인으로 선임하고, MBC가 공개한 '비리 사립유치원 명단'의 공개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윤성혜 한유총 언론홍보이사는 "감사를 받은 유치원 등 모든 사립유치원이 비리를 저지른 것처럼 비쳐 굉장히 타격이 크다"며 정정보도·반론보도를 위한 언론중재위 제소와 사립유치원 전체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소송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한유총은 또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민사 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지난 11일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2013년부터 올해까지 17개 시·도교육청 감사 결과 비리혐의로 적발된 전국 1800여개 공·사립 유치원 명단을 공개한 바 있다.

박 의원은 한유총의 법적 대응에 대해 누가 보아도 비겁하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이 지난 2월 국회 운영위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문병희 기자

박 의원은 한유총의 법적 대응을 두고 "국민의 기대와 신뢰를 명백히 배신한 것"이라 지적했다.

그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어제 한 방송에서 토론자로 함께 출연한 서정욱 변호사로부터 한국유치원총연합회가 국내 3대 로펌인 법무법인 광장을 통해 저에 대한 민사소송을 제기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며 "처음 비리유치원 명단 공개를 결심할 때부터 어느 정도 각오는 했지만, 막상 닥쳐오니 걱정도 되고, 순간 머리가 멍해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유총이 어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학부모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말할 때까지만 해도 반성하는 줄로만 알았지만, 아니었다"며 "앞에서는 고개 숙이고 뒤로는 소송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너무나 큰 배신감이 들었다. 이는 국민의 기대와 신뢰를 명백히 배신한 것"이라 비판했다.

박 의원은 "국회의원이 국정감사에서 지적하고 온 국민이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유치원 비리 문제를 해결할 생각은커녕, 소송으로 무마해 보려는 한유총의 태도는 누가 보아도 비겁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고, 세금이 쓰인 곳에는 당연히 감사가 있어야 한다. 혜택과 권한은 누리고, 책임은 지지 않겠다는 한유총의 태도는 그 누구에게도 절대 납득 받지 못할 것"이라며 "저 박용진은 (소송에) 의연하고 당당하게 대처할 것"이라는 심경을 전했다.

박 의원실은 이에 대해 국정감사가 종료되기 전 교육부, 시·도교육청과 협의해 감사에 적발된 비리 유치원 추가명단을 공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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