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글 쓰는 사람으로 살아가려 한다…임명직·출마 없다"

[더팩트ㅣ마포=이원석 기자] "이것 때문에 취재진이 많이 오셨구나."

유시민 노무현재단 신임 이사장이 15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정계복귀 가능성'에 대한 질문이 반복되자 웃으며 한 말이다. 이날 유 이사장은 "임명직 공무원이 되거나 공직선거에 출마하는 일은 제 인생에 다시는 없을 것임을 분명하게 말씀드린다"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정계복귀설에 대해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마포구 노무현재단 회원카페 '한다'에서 열린 이사장 이·취임식은 전임 이사장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유 이사장 그리고 취재진만이 자리해 기자간담회 형식으로 진행됐다. 취재 열기는 뜨거웠다. 유 이사장을 향한 정치권의 관심을 반영하듯 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아무래도 취재진의 주된 관심사는 유 이사장의 정계복귀 여부였다. 지난 2013년 정계은퇴를 선언했지만, 유 이사장의 복귀 가능성은 정치권의 주요 전환기마다 제기돼 왔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노무현재단 이사장 취임이 정계복귀의 신호탄이 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들이 나왔고 언론도 이에 주목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생각보다 먼저 유 이사장이 취재진의 궁금증에 대한 답변을 내놨다. 유 이사장은 취임사에서 우선 "제가 '사람 사는 세상 노무현재단'의 이사장이라는 중책을 감당하기에 능력은 부족하지만, 노무현 대통령께서 민주주의와 한반도의 평화 번영, 그리고 사회정의를 실현하려고 노력했던 대한민국 지도자로 국민의 마음에 들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신임 이사장으로서의 다짐을 밝혔다.

이어 그는 "끝내려고 했지만 조금 더 덧붙이겠다"며 "저는 지난 5년 동안 글 쓰는 사람으로 살았다. 제가 원해서 선택한 삶인 만큼 앞으로도 글 쓰는 사람으로 살아가려 한다"고 했다. 유 이사장은 "노무현재단은 5만이 넘는 후원회원들이 십시일반 보태준 정성과 돈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재단의 이사장은 보수를 받지 않고 비상근으로 봉사하는 자리"라며 "저는 책 읽고 글 쓰는 시간을 조금 덜어 재단이사장 활동에 쓸 생각"이라고 밝혔다. 취재진이 묻기도 전에 취임사를 통해 정계복귀 의지가 없다고 공언한 것이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도 같은 주제의 질문들이 이어졌지만 유 장관은 재차 같은 입장을 내놨다. '노무현재단 이사장이란 자리가 정치적 상징성이 있는데 수락하게 된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엔 "개인적으론 언젠가 저도 재단을 위해 봉사해야 될 때가 올 것이란 생각은 하고 있었다. 근데 생각보다 훨씬 이른 시기에 이 대표가 권했고, 여러 상황을 보니 제가 맡지 않을 수가 없어서 노 전 대통령을 모시고 일했던 사람으로서 사양하는 건 도리가 아니겠다 싶어서 맡게 됐다"고 설명했다.

유 이사장은 자신이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면 복귀하게 될 것이란 '상황론'에 대해서도 "최근 언론 보도를 챙겨봤는데, '의지의 문제라기보다는 상황의 문제'라는 분석을 많이 하더라"며 "분명히 말하지만 정치를 하고 말고는 의지의 문제다.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본인 의지가 있어야 하는데 저는 다신 공무원이 되거나 공직선거에 출마할 의지가 현재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건(임명직·선출직 공무원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은) 저의 선택"이라며 "지난 2013년에 정계은퇴를 선언했을 때와 지금이 똑같다. 제가 살고 싶은 대로 살려고 한다"고 했다. 이 대표도 "항간에서 이런저런 얘기들이 있는데 저는 유시민 '작가'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하고 싶은 유 작가의 뜻을 존중해주는 것이 좋다고 본다"고 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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