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확대경] 국감 첫 주, 눈에 띈 장면들 #고양이 #증인 #파행

2018 국정감사가 시작됐다. 이번 국감은 첫날부터 벵갈 고양이를 가져오는가 하면, 선동열 야구 국가대표 감독을 증인으로 불렀다가 오히려 국회가 역풍을 맞았다. 지난 10일 선동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감독이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을 당시. /문병희 기자

이색 질의·증인 등장한 국감장…고성 오가다 '파행'도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지난 10일부터 국정감사가 시작돼 첫 주를 마친 가운데, 사흘 동안 여러 눈길을 끈 장면들을 남겼다. 일부 의원들은 관심을 주목시키기 위해 독특한 장면을 연출하려 애썼지만 '무리수'가 되기도 했고, 여야의 공방이 격화돼 회의가 파행되는 경우도 있었다. 또, 선동열 야구대표팀 감독,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등 유명 증인들이 국감장에 등장해 국회가 술렁이기도 했다.

◆'벵갈 고양이'부터 '맷돌'까지… 이색 질의 쏟아져

올해 국감엔 유난히 이색 질의가 많았다. 첫날이었던 10일부터 여러 국감장에서 독특한 방식, 준비물 등을 활용한 의원들의 질의가 눈길을 끌었다. 먼저 가장 화제가 된 것은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의 '벵갈 고양이' 대동 질의였다. 김 의원은 정무위원회 국무조정실 국감에서 지난 9월 동물원을 탈출했다가 퓨마가 사살됐던 사건을 지적하기 위해 철창에 갇힌 고양이를 등장시켰다. 김 의원은 "(지난) 9월 18일 사살된 퓨마와 아주 비슷한 거를 가져오고 싶었지만, 퓨마를 너무 고생시킬 것 같아서 안 가져왔다"고 부연했다.

김진태(오른쪽)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달 동물원을 탈출했다 사살된 퓨마와 관련한 지적을 위해 벵갈 고양이를 등장시켰다가 동물 학대라는 비판을 받았다. 지난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벵갈 고양이를 등장시킨 김 의원. /뉴시스

그러나 이는 '역효과'를 불렀다. 고양이를 철창에 가둬 여러 사람들 앞에서 불안에 떨게 한 것에 대해 오히려 '동물학대'라는 비난이 김 의원에게 쏟아졌다. 동물보호단체가 공식적으로 성명을 내고 김 의원을 규탄하기도 했다.

같은 날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국감장엔 '맷돌'과 '로봇'이 등장하기도 했다. 한국당 박대출 의원은 맷돌을 들고나와 유영민 과기부 장관에게 "맷돌 손잡이를 뭐라고 하는지 알고 있냐"고 물었다. 이어 박 의원은 "어처구니라고 한다. 기업이 일자리를 만든다는 당연한 말을 대통령이 하는데, 이게 기사가 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화 '베테랑' 속 배우 유아인의 대사를 패러디한 것이었다.

같은 당 박성중 의원은 로봇 '클로이'를 가져왔다. 박 의원은 클로이에게 '인사', '랩' 등을 시켜 이목을 끌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로봇 산업에 대한 정부 투자를 촉구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중소벤처기업부 국정감사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동률 기자

◆선동열·백종원·항공사 승무원 등 이색 증인도 '눈길'

매 국감마다 이색 증인의 출석은 빼놓을 수 없는 관심사다. 이번 주간에도 몇몇 눈길을 끄는 증인들이 출석했다. 우선 선동열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감독이 지난 10일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감에 출석했다. 선 감독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선수 선발 과정에서 병역 특례를 위해 LG트윈스 오지환 선수 등을 부정 선발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국민들도 많이 분개한 사안이었다.

그러나 선 감독에 대한 문체위원들의 지나친 추궁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특히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선 감독에게 "연봉이 얼마냐", "하는 것에 비해 많이 받는 것 아니냐", "아시안 게임 우승이 그렇게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등의 발언으로 '역풍'을 맞았다.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부 국감에선 대한항공 객실 승무원인 유은정 부사무장이 참고인으로 나왔다. 유 부사무장은 몸에 딱 달라붙는 승무원 복장 등으로 인한 불편을 증언하며 '성상품화' 문제를 지적했다. 같은 날 전직 아나운서 김도희 씨도 참고인으로 나와 지역 민영방송 아나운서로서 근무하며 겪었던 차별, 고통 등에 대해 설명했다.

12일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감엔 백종원 대표가 참고인으로 출석했다. 산자위원들은 백 대표에게 골목상권 활성화 방안 등에 대한 질의를 쏟아냈고 백 대표는 시종일관 여유 있는 표정으로 답변했다. 백 대표는 식당 폐업률이 높은 이유에 대해 "겁 없이 열어서 그렇다" 등의 소신 발언을 하기도 했다.

교육위원회 한국당 의원들은 11일 교육부 국감에서 유은혜 장관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발하며 질의하지 않았다. /임세준 기자

◆'파행 또 파행' … 여야 갈등 곳곳에

첫 주부터 곳곳에서 파행이 이뤄지기도 했다. 10일 법제사법위원회 대법원 국감에선 한국당이 김명수 대법원장의 직접 대면 질의를 강하게 요구하면서 잠시 국감이 정회되기도 했다. 관례적으로 대법원장은 직접 질의를 받지 않으나 한국당 의원들은 '공보관실 운영비 비자금 의혹' 등을 제기하며 직접 질의를 받으라고 요구한 것이었다.

11일 교육위원회 교육부 국감에선 '장관 패싱'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여러 의혹 속에 임명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을 "인정할 수 없다"며 유 장관이 아닌 박춘란 교육부 차관에게 질의했다. 노골적으로 유 장관을 '패싱'한 것이었다.

정무위 금융위 국감에서도 여야가 충돌하며 거듭 파행을 빚었다. 한국당 의원들은 정무위원장인 민병두 의원실에서 근무했던 5급 비서관 A 씨가 금융위 4급 정책전문관으로 특별채용되는 과정에서 채용 청탁과 직권남용이 작용했다며 민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한국당 정무위원들은 성명서를 내고 민 위원장을 제3자뇌물수수 혐의로 형사 고발하겠다고 했다. 이에 여당은 한국당의 성명서 철회를 요청했고 고성과 설전이 오갔다.

같은 날 법사위 법무부 국감도 시작부터 파행됐다. 한국당 의원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제주해군기지 반대 시위자들의 사면·복권 가능성을 내비친 것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며 이에 대한 박상기 법무부 장관의 입장을 요구, 국감 진행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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