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의원 '벵갈 고양이' 역풍 제대로 맞았다!
[더팩트ㅣ국회=임현경 인턴기자] '국회의 꽃'이라 불리는 국정감사가 10일 시작됐다.
이날 현장에서는 의원들이 평소 국회에서는 볼 수 없었던 외부 인사를 증인으로 불러 질의하고, 여야 의원들이 정부 관계자를 매섭게 질책하는 등 이색적인 광경이 펼쳐졌다. 특히 이날 국감장에는 '증인(人)'이 아닌 '증물(物)'이 등장해 참석한 이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벵갈 #고양이 #김진태 #퓨마 #뽀롱이
지난 8월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에게 세종보 '녹조라떼'를 권했던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이번엔 새끼 벵갈 고양이를 철장 째로 국감 자리에 데려와 동물 학대 논란에 휩싸였다.
김 의원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 국무감사 중 우리에 갇힌 벵갈 고양이를 공개했다. 김 의원은 공개에 앞서 아직 벵갈 고양이가 준비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같은 당 성일종 의원과 질의순서를 바꾸기도 했다
김 의원 측은 고양이를 속기사 자리에 올려놓려 놓았다가 더불어민주당 소속 민병두 정무위원장으로부터 "속기사석은 안 된다. 내려놓으라. 위원장 허락을 받고 하라"고 제지했다. 결국 벵갈 고양이는 우리 째로 바닥에 내려져 쉴새없는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김 의원은 지난달 대전동물원을 탈출했다가 사망한 퓨마 뽀롱이의 사살 경위를 밝히기 위해 벵갈 고양이를 데려왔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사살된 퓨마와 비슷한 것을 가져오고 싶었지만 퓨마를 고생시킬 것 같아서 안 가져왔다"며 "동물도 그렇게 끌고 다니면 안 되지 않나. 정말 자그마한 것을 한번 보라고 저렇게 가져온 것"이라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소리와 빛에 예민하고 낯선 환경을 두려워하는 고양이를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시킨 것 자체가 또 다른 동물 학대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병욱 민주당 의원은 이에 대해 "고양이의 눈빛이 상당히 불안에 떨면서 사방을 주시했다"며 "(퓨마를 사살한 것이) 동물 학대라는 차원에서 질의했는데 우리 안의 고양이를 갖고 온 것은 동물 학대가 아니냐"고 물었다.
또, "국감도 중요하지만, 국감이 또 하나의 동물 학대가 돼선 안 된다"며 "국감장·상임위장에 동물을 데려오는 것을 금지해 달라. 꼭 필요하면 여야 합의로 회의장에 데려오기로 하자"고 요청했다.
#김명수 #대법원장 #한국당 #사법농단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이 주요 화제로 떠오를 것이라 예상됐던 법사위의 국정감사는 김명수 대법원장이 뜨거운 감자가 됐다.
이날 국회와 법원행정처가 크게 충돌한 지점은 2016∼2017년 전국 몇몇 법원의 공보관실 운영비를 법원장이 직접 현금으로 수령해 간 사건이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춘천지법원장 시절 이러한 방식으로 예산을 수령한 것이 알려지며 야권의 표적이 됐다.
한국당 의원들은 감사가 시작되자마자 김 대법원장과의 대면 질의를 요구했다. 김도읍 한국당 의원은 "김 대법원장은 공보관실 운영비를 현금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에 대해 어떠한 해명도 내놓지 않았다"며 "사법부 수장이 공금을 삼짓돈처럼 사용했다는 것으로 국민들에게 직접 답변해야 한다"고 했다.
이은재 한국당 의원은 사법농단에 대해 "좌파가 정치적 목적으로 사법부를 장악하려는 주장에 불과하다"며 "김명수 대법원장 등이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고위법관으로서 온갖 혜택을 받고, 정권이 바뀌자 이것을 적폐로 주장한다"고 말했다.
이에 여당 의원들은 '사법부를 정치에 뛰어들게 할 수 없다'며 강력히 반대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한 번도 그런(대법원장이 직접 감사를 받은) 전례가 없다"며 "재판관이나 대법관 추천함에 있어 당리당략이나 정략적이냐 주장하는 것은 국민들이 판단할 것이고, 국정감사를 하면서 정치 편향적 질문을 하는 것은 대한민국 위해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이런 식이면 운영위 국정감사할 때는 인사 문제 관련 대통령 답변 듣고, 국회의장 답변 들어야 한다"며 "이분들은 단순히 개인이 아니다. 김 대법원장에게 신뢰가 오면 그 피해자는 김명수 개인이 아닌 우리 국민과 헌정의 신뢰가 훼손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1시간 이상의 긴 공방 끝에 김 대법원장의 모두발언이 시작됐지만, 한국당 의원들은 "이걸 들어야 하냐"며 일제히 퇴장했다.그들은 김 대법원장의 발언이 끝난 뒤에야 다시 회의장으로 입장해 '김 대법원장이 모두발언 뒤 잠시 해명 시간을 갖는 것으로 하자'는 여상규 위원장의 결정에 반발했다.
최근 법원이 사법농단 의혹과 연관된 법관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 영장을 거듭 기각하는 등 사법부에 대한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법사위의 감사는 중요한 분기점 될 전망이었다. 그러나 한국당이 김 대법원장을 집중 공격하고 여당이 그들의 주장을 '정치 공세'라며 방어하는 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며, 이날 감사장은 여느 때와 다름 없이 '정쟁으로 시끄러운 국회'와 다르지 않았다.
#선동열 #선동렬 #야구 #국대 #감독
선동열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현직 대표팀 감독으로서는 사상 최초로 국감장에 출석했다.
선 감독은 이날 오후 2시 45분경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 상대 국정감사 현장에 나타났다. 선 감독이 국정감사에 출석한다는 사실은 이날 초미의 관심사였다. 현직 국가대표 감독이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서는 일은 이번이 최초였기에, 국정감사가 시작된 오전 10시부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회의실 앞은 취재진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의원들은 지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1차전 대만전 당시 오지환(LG트윈스) 선수 선발 과정에서 일었던 병역 혜택 및 청탁 의혹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문했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그라운드에 계셔야 할 분이 국감장에 오신 게 야구팬 보기에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프로야구 선수들이 병역 혜택을 본다는 사실을 인정하느냐"고 추궁했다.
이에 선 감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후 "청탁이 있었느냐?", "실력이 비슷한 경우 병역 미필 여부가 영향을 주는가" 등의 추가 질문이 이어졌지만 선 감독은 "그렇지 않다"는 답으로 일관했다.
김 의원은 이름을 가린 선수 A와 B의 2017시즌 성적을 보여주며 감독이라면 누구를 뽑을 것인지 물었다. 선 감독이 "기록은 B 선수가 좋다"고 답하자 김 의원은 "A가 오지환이고, B가 김선빈이다"며 "선 감독은 오지환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기 위해 최근 3개월 성적으로만 선발했다"고 주장했다.
선 감독은 이에 대해 "시대적 흐름을 헤아리지 못한 건 죄송하다"면서도 "선수 선발은 제 생각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감독이라면 지금 컨디션이 좋은 선수를 써야 한다. 통산 성적으로 선발하면 오히려 이름값으로 선수를 쓰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이날 선 감독의 명패에 그의 이름이 잘못 표기돼 국회 측에서 '일반증인 선동렬'을 '일반증인 선동열'로 급히 교체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