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건호 "아버지, 문 대통령에게 아무 고마워하실 것"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고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11년 전 만났던 그날처럼 두 아들 건호 씨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두 손을 맞잡을지 이목이 쏠린다.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 씨는 4일 2박 3일간의 10.4 선언 11주년 남북공동행사를 위해 160명의 민관방북단과 함께 평양으로 향했다. 11년 전 아버지 노 전 대통령은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어 평양으로 향한 첫 대한민국 대통령이었다.
노 전 대통령은 군사분계선을 넘기 직전 "제가 다녀오면 더 많은 사람들이 다녀오게 될 것이고, 그러면 마침내 이 금단의 선도 점차 지워질 것입니다. 장벽도 무너질 것입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로부터 11전이 지났고,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 씨가 평양으로 향했다. 정부 수송기를 이용해 평양으로 이동하는 건호 씨는 이날 성남 서울공항에서 기자들에게 "11년 전에 주역을 하셨던 두 분 모두 세상에 안 계시고 뜻은 계속 기려야 하기에 아쉽고 무거운 마음"이라고 밝혔다.
건호 씨는 또 김 국무위원장 접견으로 2세들의 만남 관측과 관련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2세라는 이름이 어떤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라며 "그저 앞으로 남북관계가 평화와 번영이라는 그런 가치를 중심에 두고 계속 잘 진행돼 나가기를 바랄 뿐"이라고 했다.
노 전 대통령이 살아 있었다면 현재 한반도 상황에 대해 어떻게 평가했을 것으로 보느냐는 물음엔 "정말 놓치지 말아야 할 기회가 이렇게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문재인 대통령의 헌신적 노력에 아주 고마워하실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호 씨와 김 위원장의 만남에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아직은 확정된 내용이 없다. 관심을 끄는 부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면담 성사 여부다. 우리 측은 북측에 김 위원장과의 접견 희망 의사와 함께 접견 인원과 목적 등을 담은 제안서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북측에서는 아직 확답을 주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최근 남북 관계 등을 고려할 때 변수는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문 대통령과의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카퍼레이드, 백두산행 등 파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또, 11년 전 김 전 국방위원장은 노 전 대통령에게 "하루 더 하시죠. 오늘 회의를 내일로 하시고 모레 아침에 가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라고 돌발 제안한 바 있다.
김 위원장 역시 돌발적으로 건호 씨를 만난다면 11년 전 노 전 대통령과 김 전 국방위원장의 첫 만남이 재현되면서 또 한 번의 역사적인 장면이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10.4 남북공동선언은 11년 전 노 전 대통령과 김 전 국방위원장이 ① 6·15 공동선언 적극 구현 ②상호 존중과 신뢰의 남북관계로 전환 ③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 ④ 6자회담의 9·19 공동성명과 2·13 합의이행 노력 ⑤경제협력 사업 활성화 ⑥백두산 관광 실시 등 사회문화 분야의 교류와 협력 발전 ⑦이산가족 상봉 등 인도주의 협력사업 적극 추진 ⑧국제무대에서 민족의 이익과 해외 동포들의 권리와 이익을 위한 협력 강화 등의 내용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