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취임 한 달' 손학규 "한국당과 통합전대? 탄핵의 대상"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취임 한 달과 관련해 당내화합과 단결에 역점을 두었다고 말했다. 특히 손 대표는 자유한국당과의 통합전당대회 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임세준 기자

"당내 화합 노력해와…이제는 정체성 확립에 매진할 것"

[더팩트ㅣ국회=박재우 기자] "그동안 당내화합과 단결에 역점을 두고 당을 운영해왔다. 최선을 다해서 탕평인사를 했고 사무처 당직자들 소통을 통해서 당이 하나 되는 모습을 보이고자 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2일 취임 한 달을 이같이 자평했다. 손 대표는 취임 직후 '올드보이가 아닌 골드보이', '꽃할배'라는 말로 화제가 되기도 했지만, 자유한국당에 묻혀 존재감 부각하기에는 실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손 대표의 존재에 대해 한국당과 통합 전당대회 등 정계개편을 통해 역사 속에서 사라질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그러나 손 대표는 자신의 갈 길을 뚜벅뚜벅 가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손 대표는 취임 한 달을 맞은 이날 현재 정치권 상황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당의 방향, 남북 관계 등 많은 이야기를 꺼냈다.

손 대표는 "당의 능력은 조직강화에 있기 때문에 지역위원장을 엄격한 기준으로 공모해서 다음 총선에 이길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겠다"며 "바른미래당이 정치개혁의 중심에 있도록 하겠다. 이제 우리는 결연히 행동에 나서야 할 때이다. 우선 바른미래당 정책성 확립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손 대표는 한국당과의 통합전대 등 정계개편과 관련해 부정적 태도를 보였다. 그는 "한국당은 박근혜 대통령이 만든 정당이고 탄핵의 대상이다. 아직 한국당이 국민들로부터 보수정당으로 인정받는 게 아니다"고 비판했다.

또한, 당내 논란이 된 '판문점 선언' 비준안에 대해서는 "오는 8일에 의총을 통해서 집중 토론할 것"이라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를 둘러싼 당내 갈등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손학규 대표는 기자간담회 뿐 아니라 노인의날 기념식, 정당-시민사회 정치개혁특위 구성 촉구 기자회견 등에 참석해 바쁜 일정을 보냈다. 손 대표가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다음은 기자들과 질의응답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11월 국회회담이나 10.4 선언 기념 방북에 대해 김관영 원내대표와 손 대표의 의견이 달라 입장 정리가 안 됐다고 지적하는데 공식 입장은?

국회 회담은 국회에서 하는 것인 만큼 응하도록 하겠다. 그러나 10.4 행사는 노무현재단의 행사인 만큼 당 차원에서 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당내 화합을 위해서 힘썼다고 했는데 취임 후 한 달 동안 얼마나 당내 화학적 화합 이뤄졌나. 또, 사무처 구조조정 관련해 어떻게 평가하나.

알다시피 당의 화학적 결합이 그리 쉽지는 않다. 이념, 성향, 출신이 다른 양당의 국회의원 지역위원장 사무처가 하나가 됐다. 시간이 걸릴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당 사무처의 화합은 그런대로 이뤄지고 있다. 제가 당 사무처 전체와 부처별로 직원들과 점심도 하고 얘기도 했다. 약간의 어려움도 있지만, 당 사무처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들었다. 국회의원 지역위원장들 (화합은) 앞으로 어떤 이합집산이 이뤄질지 모른다는 불가 예측의 상황이라 쉽지는 않다. 그러나 개별적으로 우리 당이 살고 중도개혁으로 새로운 중심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같이 해서 앞으로 많이 나아질 것이다. 사무처 구조조정에 대해서는 일부 반발이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안정되고 있다.

-한국당에서 바른미래당과의 통합전당대회 얘기가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정치가 말을 맘대로 하지만 마음대로 해서는 안 된다. 바른미래당이 통합의 대상이 아니고 정치 개혁의 중심에 서겠다고 했다. 흔히 얘기하는 정계개편은 바로 이루어지지는 않을 것이고, 그 중심을 잡아나간 뒤에 새로운 개편이 이뤄질 거라고 본다.

-지역위원장 공모 관련해서 지원자 수는 적고 인재난 겪고 있다고 들었다. 그 이유가 문턱을 너무 높게 설정했다는 분석이 있다.

흔히 얘기하는 '핸드폰 위원장'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당원, 당비 없이 중앙당과 잘 지내 지역위원장 되는 사고방식 없어져야 한다. 1명도 100명도 좋으니 확실히 경쟁력 있는 사람으로 채우겠다는 것이다. 승부수를 내면서 지역위원장에 공모를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지금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당세가 약하고 아직 당이 불안한 것이 사실이다. 그것을 새롭게 완전하게 뿌리를 내리겠다는 것, 중심을 잡고 확실히 나가면 바른미래당의 정치개혁에 중심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날 손학규 대표는 오전에 일정을 진행하고, 오후에는 정치를 위해 선거제도를 바꾸자 기자회견에 참석해 정개특위 출범을 촉구했다. 사진속 정동영(가운데) 민주평화당 대표 옆 손 대표(오른쪽)의 모습./문병희 기자

-내년 재보선 나갈 의향 있나?

개인이 무얼 한다는 생각은 버리고 우리 당이 새로운 정치의 중심을 잡는데 나를 던지겠다고 하고 당 대표에 나왔고, 또 일하고 있다.

-한국당과의 정계개편 얘기 나왔는데 민주평화당과의 정계개편도 손 대표가 역할을 할 것인지? 또한, 당 활동을 하지 않는 바른미래당 비례 의원들과 관련해서는 어떤 조치 취하고 있는가?

정치의 전체적인 좌표가 왼쪽으로 이동했다. 그렇지만 민주당은 우측에서 지리멸렬한 상황이다. 민주당도 앞으로 정치개혁의 과정에서 변화가 있을 것이고, 한국당도 그럴 것이다. 정체 중심세력이 바른미래당이 중심을 잡을 것이다.

비례대표는 지금 여기서 구체적으로 말씀을 드릴 수는 없지만, 그분들도 앞으로 정치지형 변화에 따라서 행동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국회의원들을 바른미래당 소속 주역으로 정치 개혁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방금 구체적인 행동 변화를 말했는데?

천천히 보죠.(웃음)

-선거구제 개편 관련해 민주당은 '개헌과 선거구제를 분리하자'라며 연동형을 검토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찬성하나. 만약 찬성한다면 전체 의석수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지난번 대통령이 개헌안을 국회에 제출했고 개헌에 대한 논의는 진행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도 연동형으로 하면 손해지만, 대세에 따르겠다는 식으로 말했고 이는 상당히 긍정적인 얘기이다. 선거구제 개혁은 굳이 얘기하지 않지만, 국회를 이미 다당제의 물결 구성을 제대로 제도화하는 것이다.

이날 손학규 대표는 기자간담회 뿐아니라 노인의날 기념식에 참석해 바쁜 일정을 보냈다. 사진은 노인의날 기념식에서 연설하고 있는 손 대표의 모습. /임세준 기자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 관련해 당내 이견들 많다. 다음 주로 의총 논의가 연기됐는데 반대하는 사람들 설득하고 있는지?

오는 8일에 의총을 통해서 집중 토론할 것이다. 판문점 선언은 이미 말씀드렸지만, 우리 당의 의견을 남북관계 합의서에 대해서 구체성과 상호성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남북평화는 찬성하고 지지하기 때문에 국회 협조 비준 동의에 대해서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지난번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는 내년 1년간 철도 포함해 4712억 원, 그런 정부의 무성의한 태도를 갖고 비준을 해서는 안 된다. 그 뒤에 평양 선언에 대해 사업들이 구체화됐으니까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지 국회에 비준 동의를 할지는 지켜볼 일이다.

-유승민 전 대표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최근 이언주 의원이 한국당 의원들과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데?

유승민 대표는 알다시피 우리 당의 소중한 자산이다. 통합의 주역이다. 안철수 대표가 지방선거 이후 독일로 간 만큼 유 대표가 지금 나서서 정치하는 건 불편하거나 오해를 살 수 있다고 생각해서 그런 것 같다. 당 일선에는 나서지 않고 있지만, 의정활동 열심히 하고 있고 정계개편 여건이 마련되면 참여할 것이다.

이언주 의원이 한국당과 활동하는 건 국회의원이니까 자유롭게 할 수 있다. 또, 우리는 이념적인 스펙트럼이 다양하게 포함된 것이 정당이 아닌가 싶다. 그런 것은 이해할 수 있다.

-한국당과의 통합전당대회에 대한 명확한 입장은 없는가?

통합전당대회는 있을 수가 없다. 한국당이 지금 새롭게 지역위원장을 개편한다고 해서 한국당의 미래가 꼭 보수정당의 중심이 된다고 생각지 않는다. 한국당은 박근혜 대통령이 만든 정당이고 탄핵의 대상이다. 아직 한국당이 국민들로부터 보수정당으로 인정받는 게 아니다. 그런데 한국당이 바른미래당과 통합전대를 같이 하자고 하는 건 이상한 얘기이다.

jaewoopar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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