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양산에서 휴식을 취하신 뒤 주말에 서울로 귀경"
[더팩트ㅣ청와대=이철영·신진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귀국과 함께 연차 휴가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이 귀국과 함께 연차를 내 그 배경이 이목이 쏠린다.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오후 9시 13분께 3박 5일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3차 유엔 총회 일정을 마치고 서울 성남공항에 도착했다. 문 대통령은 귀국 직후 청와대가 아닌 경남 양산 사저로 향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은 성남공항에 도착하시면 하루 연가(28일)를 내고 바로 공항에서 양산으로 향하게 될 예정"이라고 휴가를 알렸다. 그러면서 "양산에서 휴식을 취하신 뒤 주말에 서울로 귀경하실 것으로 예상한다. 문 대통령의 정확한 귀경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귀국과 함께 청와대가 아닌 양산으로 향하는 것은 휴식 때문이다. 실제 문 대통령은 최근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했다.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2박 3일간의 남북정상회담을 했다.
정상회담을 마치고 돌아온 문 대통령은 유엔 총회 및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23일 3박 5일 일정으로 미국 뉴욕으로 출국했다. 문 대통령은 미국 도착 후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 미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 유엔 총회 기조연설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6월에도 숨 가쁜 일정을 소화했다가 몸살감기로 사흘 간의 연차를 사용해 휴식을 취한 바 있다. 당시 문 대통령이 정해진 일정을 취소하면서 와병설까지 돈 바 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와병설이 확산하자 "문 대통령은 러시아 방문 등 과도한 일정과 누적된 피로로 인해 몸살감기에 걸렸다"며 "청와대 주치의는 문 대통령에게 주말까지 휴식을 취할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고 밝히며 와병설을 일축했다.
이런 전례를 볼 때 최근 휴일 없이 빼곡한 일정을 소화한 문 대통령에게 휴식이 절실하다는 참모들의 요청이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운전자' '북미 중재자' 등을 자처하며 북한의 비핵화 및 종전 선언을 위해 연일 강행군을 해왔다. 문 대통령의 이런 강행군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을 끌어내는 성과를 거두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양산에서 어떤 일정을 소화할지는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추석 명절 미국 뉴욕에서 일정을 소화했던 것을 고려할 때 양산에서의 일정은 일반인들이 보내는 명절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2월 27일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하루 연가를 사용했고, 6월 7일에는 한미 정상회담과 남북 정상회담 후 하루 휴식을 취했다. 또, 같은 달 28~29일은 러시아 순방 여독과 피로 누적으로 인한 몸살로 이틀 연가를 낸 바 있으며, 지난 7월 30일부터 8월 3일까지 5일 연가를 사용해 여름휴가를 다녀왔다. 문 대통령의 이번 연가는 올해 열 번째로 잔여 연가 일수는 총 21일 중 11일이 됐다.
한편 문 대통령은 지난 24일(현지 시간) "김 위원장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와 기대를 거듭 밝히면서 트럼프 대통령만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기에 만나서 비핵화 과정을 조속히 끝내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면서 "미북 정상회담의 조기 개최와 성공을 기원한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의 의사를 전달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2차 미북 정상회담을 머지않은 미래에 가지게 될 것"이라며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북한 정부 관계자들과 접촉하는 등 실무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그래서 비교적 가까운 시일 안에 구체적인 장소 등이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고 화답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유엔 총회에 참석한 북한의 리용호 외무상을 만났고, 다음 달 평양을 방문해달라는 김 위원장의 초청을 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