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진선미 후보자 성소수자 옹호 활동" 비판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격렬한 '동성애' 논쟁이 벌어졌다. 자유한국당에선 진 후보자의 동성애 옹호 활동을 문제 삼았고 진 후보자와 여당 청문위원들은 "성소수자들이 차별받아선 안 된다"고 반박했다.
20일 오전부터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진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진행된 가운데 첫 질의자로 나선 한국당 김순례 의원은 시작부터 동성애 문제를 꺼내 들었다. 김 의원은 진 후보자에게 "지역구 대형교회를 다니고 있는데 지역구 관리 때문이냐 종교적 믿음과 신념 때문이냐"고 물으며 "근데 아이러니하게 기독교에선 동성애에 대해 극렬히 반대한다. 후보자는 지난 2014년 동거생활을 하는 동성애자들에게 결혼에 준하는 혜택을 주는 생활동반자의 관한 법률 토론회를 개최하기도 했다"고 압박했다.
김 의원은 또 과거 헌법재판소와 대법원 판결을 언급, "동성애는 선천적이 아니고 절제되지 못한 부도덕한 성적 욕구가 극렬하게 나온 것이라고 지적한다"며 "미국 질병관리본부에선 한해의 HIV(후천성면역결핍증AIDS를 일으키는 원인 바이러스) 감염자 70%가 동성애 간의 성접촉으로 인해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에서도 동성 간 성접촉이 47.5%, 이성 간 성접촉이 52.3%가 원인이었다. 매우 불안한 수치"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대선 토론 과정에서 "동성애에 반대한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서도 "장관이 되면 국정에 가장 기조적 역할을 하는 대통령과 장관이 이견을 갖게 되는 것인데 저는 후보자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진 후보자는 다소 난처한 듯 굳은 표정으로 김 의원의 질의에 천천히 답변을 내놨다. 그는 "저 스스로도 (어렸을 적) 많은 차별 속에서 저 스스로를 무장하고 발전시켜야 했고 변호사를 하면서 의뢰인으로 만나게 된 수많은 사람들, 성소수자들, 그 친구들도 나와 똑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고 성소수자라는 이유만으로 차별받아선 안 된다는 인권적인 관점에서 함께하고 있다"고 답했다.
진 후보자는 앞으로 각오를 밝혀달라는 송옥주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도 "제가 성소수자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모태신앙을 가졌던 한 아이가 자기가 점점 나이가 들어가며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걸 느끼고, 본인이 다니던 교회에선 끊임없이 동성애는 죄악이란 교육을 받아서 '내가 버림받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 때문에 병원도 가고, 온갖 치료도 받으려고 노력하고, 자기를 부인하고, 그러나 1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자신 모습에서 부모로부터도 버림받고, 자기 삶을 마무리하려고 했던, 그 손목에 그어진 자국을 잊을 수 없기 때문"이라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여당 의원들도 성소수자에 대한 소신을 드러내며 진 후보자를 옹호했다. 민주당 제윤경 의원은 "성소수자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국회에서 자꾸 편견이 전제된 차별을 정당화하는 행위들이 국민들로 하여금 오해하게 하는 것 같아 우려가 많이 된다"며 "유엔(UN)이 발표한 인권에 관한 지침에선 에이즈의 원인을 HIV균으로 정의하는데 이에 대해 유엔이 권장하는 지침은 국가는 HIV 예방, 치료, 보호 조치를 취하고 특히 소수자와 소수자 그룹을 염두하고 편견과 불평등 문제에 대해 사회가 좀 더 조화롭게 가기 위해 맞춤서비스를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 의원은 "오히려 우리가 에이즈와 동성애를 같다고 하는 것은 유엔이 권장하는 인권지침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내용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진 후보자도 "에이즈는 비극적인 병이기에 구성원 누구 한 명도 걸리면 안 된다. 그러나 그것의 감염 경로를 보면 여전히 이성애가 동성애보다 높은데 그렇다고 이성과의 관계를 하지 말라고 해야 하나"라며 "우리 전세계가 에이즈가 창궐하지 않도록 노력해야겠지만 그것이 꼭 동성애의 문제인 것처럼 누군가에게 차별하고 혐오하고 이런 현상이 사회 발전에 도움이 되는지 고민"이라고 했다.
같은 당의 표창원 의원은 한국당을 정면 겨냥해 그들의 성소수자 관련 입장을 비판했다. 표 의원은 "보수의 대표적 정당 한국당에서도 과거 윤리 규칙(20조)에서 성적 지향을 이유로 차별하는 것을 금지했었다. 근데 지난 총선에서 저와 후보자 등 몇몇 후보자를 대상으로 동성애 지지자, 성소수자 지지자란 이유로 사퇴하라고까지 맹공이 있었다"라며 "그런데 한국당이 올해 5월 이 규칙을 개정했다. 성적 지향이라는 말을 삭제했고 그 이후로 한국당 소속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적, 차별적 질의와 발언을 계속하고 있는 상태이고 이 부분은 우리 역사에 기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군대 내 항문성교 등을 금지하는 군 형법 92조 6에 대해서도 질의가 나왔다. 간호장교 출신(예비역 준장) 한국당 윤종필 의원은 "후보자는 지난 2014년 항문성교나 그 밖에 추행을 한 사람에 대해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는 규정을 폐지하는 법안을 대표발의했다. 지금도 같은 소신인가"라며 "군대는 상명하복의 조직인데, 만약 상급자에 의해 하급자가 성폭력을 당하면 어쩔 수 없이 대부분이 합의에 의해 했다고 할 것이다. 미국 정신의학회에선 동성애자 군 취업 합법화 이후 군 복무 중 성폭력으로 인한 후유증을 앓는 전역 군인이 미 국방부 발표보다 15배 많다고 나왔다. 또 성폭력 피해 군인 81%는 병장 이하의 병사였다. 만약 아들이 군대 가서 이런 폭행을 당하면 부모 심장이 어떨지 생각해본 적 있냐"고 물었다.
이에 진 후보자는 "저는 오히려 그래서 이 조항을 폐지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 조항이 오히려 성폭력 당한 하급자의 입을 막는 역할을 한다. 강제성을 입증하지 않아도 처벌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동성애 관련 질의 외에도 한국당에선 진 후보자가 받고 있는 직무 연관 주식 위법보유 의혹에 대해 강하게 따져 물었다. 한국당 전희경 의원은 진 후보자가 2016년 6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직무 관련성 있는 주식을 위법하게 보유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국회의원이 예결위원이 되면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그 가족은 한 달 안에 보유 주식을 매각 혹은 백지신탁하거나 인사혁신처 심사위원회로부터 '직무 관련성 없음' 결정을 받아야 함에도 진 후보자는 약 7개월간 넵코어스·한양네비콤 등 직무와 관련 있는 주식을 보유했고 또 '늑장 심사'를 받았다는 것이 전 의원의 주장이다.
진 후보자는 이날 "심사를 받았어야 하는데 (기간을) 놓쳤다"며 "송구스럽다. 다만 고의로 늑장 심사를 받은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또 진 후보자는 예결위원이 끝난 뒤인 지난해 6월 재심사를 요청해 '직무 관련성 없음'으로 판정받았다고 했다.
그러나 전 의원은 "6월 재심사 때는 예결위원 신분을 벗어난 상태였기 때문에 '직무 관련성이 없음'으로 나온 것이지 이걸 재심을 받은 거라고 거짓말하면 안 된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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