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식당서 서민과 소통하는 文대통령…北에선 김정은도 함께
[더팩트ㅣ남북정상회담 프레스센터=임현경 인턴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평양 방문 둘째 날 저녁 식사를 위해 대표 외식 공간인 평양대동강수산물식당을 찾았다. 문 대통령은 앞서 해외를 방문했을 때에도 현지 '동네 맛집'을 찾아 소박한 만찬을 즐기며 서민과 호흡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19일 오후 7시 김정숙 여사와 함께 평양 대동강구역 능라동에 위치한 평양대동강수산물식당을 찾았다. 서민들이 평소 자주 이용하기에는 가격이 비싼 편이지만 대중식사실, 가족식사실, 민족요리식사실, 초밥식사실 등이 마련돼 가족 외식이나 직장 회식이 있을 때 즐겨 찾는 곳이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에 대해, 앞서 "문 대통령이 해외 순방 때 현지 주민들이 자주 가는 식당을 늘 가시곤 하는데 그런 부탁을 북쪽에 해뒀다"고 설명했다.
◆ 시민 만나고 현지 생활 살피는 '동네 식당 외교'
문 대통령은 식사 중인 일반 시민들에게 먼저 다가갔다. 시민들은 문 대통령의 등장을 놀라워하면서도 크게 반겼다. 문 대통령이 손을 흔들자 따라서 손을 흔들었고, 일어나서 박수를 치며 악수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문 대통령은 "아마도 우리가 다녀가고 나면 훨씬 더 유명한 곳이 될 것 같다"며 "좋은 시간 되시라"고 인사를 건넸다. 여기저기 안부를 묻는 문 대통령의 끝없는 소통에 김 여사가 "이제 그만 가십시다"라며 그의 옷깃을 잡을 정도였다.
이날 만찬은 당초 문 대통령이 특별수행원 경제인들을 위해 마련한 자리였으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뒤늦게 참석 의사를 밝히면서 정상 부부 동반 모임을 겸하게 됐다. 문 대통령은 오후 7시 19분께 식당에 도착한 김 위원장을 맞이하며 "오늘 내가 너무 시간을 많이 뺏는 것이 아니냐. 먼저 와서 둘러봤다"고 말했다.
◆ 中 패스트푸드 식당에서 아침…혼밥 논란 딛고 '인기 메뉴' 탄생
문 대통령 부부는 지난해 중국 국빈 방문 이틀 째였던 12월14일 숙소 인근에 있는 베이징 '융허셴장'에서 노영민 주중대사와 함께 아침 식사를 했다. 융허셴장은 현지인들이 간단히 식사를 해결하려 할 때 찾는 프랜차이즈 식당으로 알려진 곳이다.
당시 문 대통령은 베이징 시민들이 흔히 먹는다는 요우탸오(油條·기름에 튀긴 꽈배기)와 더우장(豆漿·중국식 두유), 샤오롱바오(小籠包·만두), 훈둔(중국식 만둣국) 등을 주문했다. 이날 식사는 대통령으로서는 전례 없는 소박한 조찬이었다. 청와대 측은 이날 사진을 공개하며 "문 대통령이 중국인들의 평범한 일상을 잠시 체험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외교적으로 큰 홀대를 당했다는 주장과 함께 '혼밥' 논란이 일었던 반면, 중국 내 반응은 호의적이었다. 융허셴장은 문 대통령이 다녀간 지 이틀 만에 주문한 음식 4가지로 구성된 '문재인 대통령 세트'를 출시했고,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는 이 세트를 먹은 후기글과 함께 기념 사진을 올리는 '인증샷'이 유행처럼 번졌다. 식당에는 문 대통령 내외가 방문했다는 문구와 함께 당시 모습이 담긴 사진이 액자에 걸려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국빈'의 선택은 3800원짜리 쌀국수…기념 촬영도 흔쾌히
지난 3월 베트남 하노이 국빈 방문 당시에도 문 대통령 부부는 동네 식당으로 향했다. 문 대통령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 이혁 베트남대사 부부와 함께 찾아간 곳은 대중식당 '포 텐 리쿠억수'로, 하노이 시내에서 유명한 쌀국수 체인점이다.
하노이를 방문하는 우리 관광객들에게도 꼭 들려야할 하노이 3대 쌀국수집의 하나로 잘 알려져 있는데, 소고기 쌀국수 한 그릇의 가격이 한국 돈으로 약 3800원 정도다.
문 대통령은 베이징 식당을 방문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직원들이나 시민들이 부탁해오면 식사를 멈춰가며 일일이 기념 사진진 촬영에 응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환영과 감사의 의미로 식당 주인에게 나무로 만든 젓가락통을 선물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