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내외, 남측 내외 영접 이번이 처음
[더팩트ㅣ남북정상회담 프레스센터=신진환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8일 남북정상회담 차 방북한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영접했다. 이로써 3차 남북정상회담 공식 일정이 시작된 가운데 '패션 외교'가 눈길을 끈다.
문재인 대통령을 실은 공군 1호기가 이날 오전 9시 49분께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 공군 1호기가 북한에 착륙하는 것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 때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18년 만이다.
10시 7분께 인민복을 입은 김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가 직접 문 대통령을 환영하기 위해 트랩 앞까지 나와 영접했다. 북한 지도자 내외가 우리 정상을 맞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파격적인 조치라고 할 수 있다.
김 위원장과 리 여사는 트랩을 내려오는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를 보고 환한 웃음을 지으며 박수를 치며 환영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서로를 껴안으며 친근감을 과시했다. 김 여사와 리 여사도 웃으면서 악수했다. 지난 5월 26일 2차 남북정상회담에선 두 정상끼리만 만났지만, 지난 4월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1차 남북정상회담에서 두 정상 내외 모두가 만난 바 있다.
두 정상 내외의 패션에서 남북 간 상호 존중과 배려가 엿보였다. 문 대통령은 붉은빛이 도는 넥타이를 맸다. 지난 1·2차 남북정상회담 때 푸른색 넥타이를 맸던 것과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문 대통령이 북한으로 간 만큼 북한을 상징하는 붉은색 넥타이를 맨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는 흰색 정장에 구두를 신었다. 백의민족을 상징하는 흰색을 입고 남북이 한민족이라는 점을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인민복을 입은 김 위원장은 차치하고, 리 여사는 푸른빛이 도는 감색 여성 정장을 입었다. 지난 1차 정상회담에서 붉은 계열의 정장을 입었던 것과 반대되는 색상의 의상을 입은 것이다. 양 측 내외의 의상에는 상호 배려 존중하면서 남북관계를 발전시키자는 무언의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읽힌다.
환영 행사가 열린 순안공항 곳곳에서 북측이 남측을 신경 쓴 부분이 보인다. 북측에서 준비한 환영 문구(평양을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을 열렬히 환영합니다, 민족의 단합된 힘으로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열어나가자)의 배경 색도 푸른색이었다. 북한은 사실상 거의 모두 빨간색 배경을 사용한다. 다만 순안공항을 가득 채운 북측의 환영 인파는 한반도기와 인공기, 꽃다발을 흔들었다. 태극기는 사용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