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의전차량? 김정은 위원장의 풀만 가드?
[더팩트ㅣ남북정상회담 프레스센터=신진환 기자] 세계의 관심이 쏠린 '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의 날이 밝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또다시 한반도 역사에 새로운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번엔 평양이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하는 것은 지난 2007년 고 노무현 대통령 이후 11년 만이다.
문 대통령은 18일 2박 3일간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방북한다. 이번 방북은 남북 무력 충돌 가능성과 전쟁 공포의 우선적 해소와 함께, 남북 정상이 처음으로 '비핵화'를 논의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상당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통령으로 평양을 찾을 문 대통령의 이날 일정도 관심사다. 지난 1, 2차 남북정상회담이 판문점에서 이뤄지며 육로를 이용했던 것과 달리 이번엔 평양이기 때문이다.
17일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밝힌 회담 당일 문 대통령의 동선은 청와대 관저에서 오전 8시 출발한다. 문 대통령은 관저에서 나와 헬기를 타고 성남공항 도착, 전용기를 타고 서해 직항로를 이용해 평양순안공항으로 출발해 오전 10시께 도착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평양 순한공항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정상회담 일정을 시작한다. 이때 김정은 위원장이 공항으로 영접을 나올지도 관심사이다. 지난 두 번의 정상회담 과정을 볼 때 김 위원장이 영접 나올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김 위원장이 공항으로 영접을 나온다면 문 대통령에게 파격적인 제안을 할 가능성도 있다. 김 위원장의 부친이었던 고 김정일 위원장도 지난 2000년 평양을 방문했던 김대중 대통령을 영접하면서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차 한 대로 두 정상이 함께 이동하는 장면이었다. 김정일 위원장의 이런 파격적인 행보는 '6·15 남북공동선언'이라는 회담 성과를 남겼다.
18년 전 김 위원장의 부친이 그랬던 것과 같은 장면이 나오지 말란 법은 없다. 다만, 문 대통령의 의전 차량이 지난 16일 선발대와 함께 이미 북한 평양에 도착해 대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두 정상이 함께 차를 타고 이동할지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다.
만약 김 위원장이 차 한 대로 이동하자는 제안이 없을 경우 문 대통령은 국내에서 타던 의전차량으로 정상회담 장소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두 정상의 의전차량은 모두 독일의 메르세데스 벤츠이다. 두 차례 정상회담을 하며 우위를 다졌다고는 하나 엄연한 분단국가임에 따라 문 대통령의 의전과 경호는 최고 수준일 수밖에 없다.
대통령이 타는 차인 만큼 'VIP'를 철저하게 보호할 수 있는 소재로 만들어졌다. 총탄은 물론 폭탄과 화생방 등의 외부 공격으로부터 대통령을 보호한다. 방탄유리와 철갑으로 만들어졌기에 가능하다. 도색 역시 특수 소재가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뛰어난 정숙성과 승차감, 위성전화 등 각종 편의시설을 갖춘 것은 물론이다.
정상회담 파트너 김 위원장의 의전·경호 차량도 벤츠라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지난 4·27 정상회담 당시 김 위원장을 싣고 북측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인 채 이동했던 차가 벤츠다. 2015년 독일에서 사들인 벤츠의 '마이바흐 S600 풀만 가드'를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지난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도 풀만 가드를 공수해 사용했다. 별도 수송기를 통해 이 전용 방탄차를 정상회담이 열린 싱가포르로 옮겨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실무적인 일정이 많아 문 대통령이 의전차를 이용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회담 첫날 오전 평양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공식 환영행사를 마친 뒤 오찬과 정상회담이 열릴 장소로 이동할 때 의전차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회담 장소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김 위원장의 집무실이 있는 노동당 본부 청사 회의실이 거론된다. 앞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한 대북특별사절단이 두 차례 평양을 방북했을 때도 이곳에서 김 위원장을 만났다.
또 첫날 회담을 마친 뒤 환영 예술공연을 관람하는 것과 환영 만찬을 한 뒤 숙소로 돌아갈 때도 의전 차량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날 오전 열리는 정상회담을 위해서 이동할 때와 공식·특별수행원과 평양의 주요 시설을 둘러볼 때도 의전차를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이번 정상회담은 남북의 영구적인 평화 구축과 함께 비핵화라는 난제를 풀어야만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또, 비핵화 논의를 통해 최근 경색된 북미 간 중재자 역할도 해야 해 그 어느 때보다 두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이번 정상회담이 문 대통령에게 상당한 부담이라는 점은 전날(17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으로 짐작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4.27 판문점 회담부터 불과 5개월 사이에 세 번째 남북정상회담"이라면서 "이제 남북관계는 새로운 시대로 들어섰다. 저는 이제 남북 간의 새로운 선언이나 합의를 더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더는 새로운 선언이나 합의가 아닌 지난 판문점 선언의 구체적 실행이 더 중요하다는 데 방점을 둔 것이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진정한 의지를 여러 차례 확인했다. 대화의 물꼬가 트이고 두 정상이 다시 마주 앉는다면 비핵화 문제가 빠른 속도로 진척될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며 "북미 간 대화의 성공을 위해서도 서로 간에 깊이 쌓인 불신을 털어내고 역지사지의 자세를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세 번째 남북정상회담에서 다시 한번 파격적인 장면과 함께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지 세계의 시선이 평양으로 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