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의원들 '2018국방백서' 주적 삭제 여부 추궁
[더팩트ㅣ국회=박재우 기자] '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을 하루 앞두고 진행된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보수정당의 '주적' 추궁을 놓고 여야가 충돌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게 '2018 국방백서'에서 북한을 '적'으로 규정한 문구 삭제 여부와 관련해 야당 의원들의 끊임없는 질문이 이어진 것이다.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17일 열린 정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북한군이 우리 적이라는 문구를 삭제하는 이유가 있느냐"는 질문에 정 후보자가 거듭 답변했음에도 자유한국당 중심 야당 의원들은 공세를 계속 퍼부었다.
앞서 4.27 판문점 선언 정신을 존중하고 이행하기 위해 국방부가 2018 국방백서에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는 문구를 삭제하는 것을 검토했다고 보도된 바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먼저 황영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이날 질의에서 "국방백서에 북한군이 우리 군의 주적이라는 것이 삭제가 된다던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며 "현실적으로 삭제 내지 조정돼야 하는 이유 있냐"라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정 후보자는 "먼저 제 주적관은 확고하다"라며 "삭제 추진이 아니고 다양한 각도에서 의견을 수렴한 뒤 검토 중이다"며 "현재 적이란 의미가 북한 정권과 군으로만 제한돼 있다"며 "우리 영토·영해에 위해를 가하거나, 최근에는 IS 테러와 같은 주체가 불분명한 세력도 있고, 사이버 공격과 같은 변화된 환경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 부분을 총괄적으로 나타낼 표현이 부족하다"라며 "모든 부분을 망라할 수 있는 개념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이주영 한국당 의원은 "지금까지 국방백서에 북한군을 주적이라고 명시했었다"라며 "그렇다면 이것들이 다 잘못된 것이었느냐"라고 물었다. 이 의원은 또 "장관이 되면 북한군이 우리 주적이라는 용어 자체가 없어져야 하는가"라며 "주적이라고 말했던 선배 장관들하고 결별해야 되겠다"라고 비꼬았다.
한국당 출신 서청원 무소속 의원 또한 공세에 가세했다. 그는 "남북 정상회담이 곧 있고, 국제사회 움직임은 평화로 가는 길이지만, 아직까지 북한은 적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주적은 어디라고 생각합니까라고 물어보니 서면 답변에서 우물쭈물하기만 했다"라며 "합참의장 청문회 당시에는 주적을 '북한군이'라고 했다. 북한 적이라고 생각한다는 철학을 원한다"고 당부했다.
정 후보자는 "존경하는 서청원 의원님 감사드린다"라며 "다시한번 말씀드리지만 제 주적관은 확고 하다"고 답했다.
한국당 의원들의 잇따른 주적 공세를 지켜보던 여당 의원은 답답했는지 대신 해명하기도 했다. 민홍철 더불어민주당은 "미국이나 일본에서도 주적개념을 명시하고 있지 않다"라며 "상시 전쟁 체제인 이스라엘조차도 주적이 어디라고 명시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방력을 강하게 유지하고 있는 나라들에서도 특정한 국가에 대해서 명시를 안 하는 이유가 있다"며 "우리 국방력은 어느 특정 세력 목표로 하는 것에 따라 국방력의 평가가 나온다. 그런 측면에서도 주적개념을 명시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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