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남북정상회담, 새로운 미래 바라본 현장
[더팩트ㅣ남북정상회담 프레스센터=임현경 인턴기자] "여명이 밝아오는 순간을 함께 하고 있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브리핑에 앞서 이같이 말했다. 17일 '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을 하루 앞둔 현장은 새로운 미래를 밝힐 태양이 떠오르기 직전의 설레는 순간이었다.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서울 프레스센터는 서울 중구에 위치한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 꾸려졌다. 국내 및 외신 매체를 위한 800석 이상의 지정석, 인터뷰실, 전문가토론장 등 다양한 시설에서 이번 남북정상회담에 관한 다양한 취재활동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핵심문장으로 '평화, 새로운 미래'를 내걸었다. 안내책자, 현수막, 센터 천장을 밝히는 조명까지 해가 떠오르기 직전 어두운 하늘을 주황빛으로 물들이는 디자인으로 가득했다.
비무장지대(DMZ)를 '평화의 담장'으로 재해석한 조형물이 센터 한켠에서 조용이 빛을 내고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손을 잡고 나란히 걷는 그림, 통일을 보도하는 가상 뉴스 등 '외국인이 바라보는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한 30여점의 작품이 5개의 모니터에 번갈아 나타났다. 말 그대로 평화가 가득한 새로운 미래였다.
통로에서는 아침 공복을 깨우는 향긋한 냄새가 피어올랐다. 신선한 샐러드와 빵, 음료까지 다양한 음식들이 이른 시간 현장을 찾은 취재진을 반겼다. 물론 모두 유료였다. 최고 인기 메뉴는 다름아닌 커피. 취재진은 저마다 한 손에 든 커피를 홀짝이며 정신을 또렷이 하기 위해 노력했다.
센터에 모인 취재진은 대부분 들뜬 듯 보였다. 매일 취재원을 향해 카메라 셔터를 누르던 사진기자도 이날만큼은 카메라를 바라보며 '기념 셀카'를 남겼다. 서로 사진을 찍어주며 추억을 쌓기도 했다.
"평양에서 생방송을 하는 건 최초 아냐? 뭔가 되려나봐." "솔직히 어차피 이거 하고 나서도 작년으로 돌아갈 것 같은데." 취재석 곳곳에서는 이번 회담을 예측하는 목소리들이 흘러나왔다. 낙관적인 전망도 비관적인 관점도 있었지만, 공통적으로 기대감을 가진 것은 분명해보였다.
전문가 토론을 위해 센터에 방문한 해리 카지아니스 내셔널 인터레스트 편집장은 "정말 놀랍다. 한국에 처음 오는 사람들이 이곳을 보게 된다면 한국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게 될거다"며 시설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현재 트럼프 도널드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상황이 문제에 처해있고 중국과의 무역전쟁 등 여러 어려움이 있지만, 이 자리는 우리가 전쟁의 불꽃으로 가득했던 과거로 돌아가지 않으리라는 확신을 주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센터 밖 시민들도 설레기는 마찬가지였다. 8세에 6.25 전쟁을 겪었다고 밝힌 한 시민(86)은 "대통령이 참 애쓰고 있다"며 "우리 같은 사람들은 전쟁을 겪었기 때문에 다신 그런 참담한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한겨울에 가족들과 함께 얼음이 꽁꽁 언 다리를 건너 피난을 가던 당시를 아직도 잊지 못한다고 했다.
그는 "국회의원들이 북한에 안 간다고 훼방을 놓으며 예의와 체면을 핑계삼는 걸 보니 일이 빠르게 진행되긴 어려워 보인다"면서도 "10년이 걸릴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그래도 남북정상회담이 좋은 일인 것은 확실하다"며 웃었다. 그는 "김정은을 믿지도 않고, 노인들은 어쩔 수 없이 보수 성향이지만 우리에게도 평화는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오는 18일부터 20일까지 평양에서 열린다. 문 대통령은 18일 오전 8시 40분 성남 공항을 출발해 서해 북항로를 통해 방북, 오전 10시 평양 순안공항 도착할 예정이며 오찬 후 김 위원장과 회담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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