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강도 높게 비판…재판 의식한 듯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에 연루돼 불구속 기소된 김경수(51) 경남도지사가 허익범 특별검사팀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지사는 특검을 겨냥하면서도 자신의 결백을 호소한 것은 진실 공방을 밝힐 법원의 판단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김 지사는 28일 페이스북 "27일 특검의 최종 발표가 있었다. 회견 발표 내용을 살펴보면서, 재판 전에 특검 조사와 발표에 대해 마지막 입장을 밝힐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며 최후 진술의 뉘앙스를 풍겼다.
특검팀은 27일 대국민 보고를 열고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 지사가 '드루킹' 김동원(49) 씨와 함께 지난해 대선과 올해 6·13 지방선거를 위해 포털 댓글 조작을 벌였다고 결론을 내리고 포털의 업무 방해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김 지사는 지난 7월 27일부터 60일간 댓글 조작 사건을 수사해 자신을 공범으로 판단한 특검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특검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드루킹 한 사람의 진술에 의존해 시작되었고 그렇게 끝났다"며 "이것이 얼마나 허술하고 황당한지는 조사 기간 보여준 내용과 이번 특검이 손에 든 결과가 말해준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이 사건 초부터 정확한 사실 규명을 위해 특검이 아닌 그보다 더한 것도 수용하고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며 "겨우 1개월밖에 안 된 경남지사 관사와 도청 집무실, 비서실까지 압수수색했을 때도 필요하다면 진실이 밝혀졌으면 하는 마음이 커 유감의 뜻만 밝히고 압수수색에 협조했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특검이 오로지 사건을 제대로 조사하고 실체를 확인해서 공정하고 합리적인 답을 내어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면서 "그러나 특검은 진실 특검이 아니라 정치 특검의 길을 걸었다. 사건의 실체규명보다는 이미 결론을 내려놓은 답에 맞춰 그 답을 반복하는 모양이었고, 겨우 두 번 만난 사람과 불법을 공모하고 논의했다는 상식 밖의 전제만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도 영장실질심사에서도 이번 특검 회견에서 입증하지 못한 이야기를 확신에 차 반복했다"며 "회견 내용도 영장실질심사 때 내놓은 자료와 주장 그대로였고, 그 이상은 없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심히 유감이다. 결국 진실은 법정에서 가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자신의 혐의에 대해서도 반박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무엇이 불법이고 합법인지 무엇이 정당한 방식이고 그렇지 못한 방식인지는 구분 할 수 있다"면서 "저는 정치인이고,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는 한 누구라도 만나서 이야기 듣고 지지를 호소하고 응원을 부탁한다"고 했다.
끝으로 "이번 시련으로 큰 교훈을 얻었지만, 저의 소신과 원칙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제 재판은 변호인분들에게 맡기고 지금처럼 당당하고 의연하게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김 지사와 드루킹 등 일당 12명을 재판에 넘기는 내용의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 24일 김 지사를 재판에 넘겼으며 1심 판결은 11월 중순께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벌금 100만 원 이상이나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김 지사는 지사직을 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