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첫 국가기념일 '위안부 기림의 날', 文대통령의 첫 메시지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첫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정부 차원의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사진은 문 대통령이 지난 1월 4일 할머니들을 청와대로 초청한 모습./청와대 제공

文대통령 "할머니들에게 많은 것 빚져…외교적으로 해결될 문제 아냐"

[더팩트ㅣ청와대=오경희 기자] "할머니들께서 잃어버린 세월은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세월입니다. 대한민국은 할머니들께 많은 것을 빚졌고,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첫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8월 14일'은 고 김학순 할머니가 1991년 위안부 피해 사실을 최초 공개 증언한 날로, 정부는 지난해 12월 법 개정을 거쳐 이날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했다.

문 대통령은 "27년 전 오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故 김학순 할머니가 생존자 중 처음으로 피해사실을 공개 증언했다. 그로부터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할머니들의 당당하고 용기 있는 행동이 이어졌습다. 그 용기가 이 뜻깊은 자리를 만들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8·15 광복절 73주년을 하루 앞두고 열린 기념식은 오후 3시 30분부터 충청남도 천안시에 위치한 국립 망향의 동산에서 진행됐다. 문 대통령을 비롯해 위안부 피해자, 시민단체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진실을 외면했던 지난 역사를 꼬집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광복 후에도 오랜 세월 은폐되고 부정됐다. 할머니들은 가족들에게도 피해사실을 말하지 못한 채 고통을 안으로 삼키며 살아야했다"며 "국가조차 그들을 외면하고, 따뜻하게 품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이에 정부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피해자 중심 문제 해결이라는 국제사회의 인권규범에 따라, 할머니들을 문제해결의 주체로 존중하겠다"며 "명예와 존엄 회복을 위한 기념사업도 최선을 다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기록의 발굴부터 보존과 확산, 연구지원, 교육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저는 이 문제가 한일 간의 외교분쟁으로 이어지지 않길 바란다. 양국 간의 외교적 해법으로 해결될 문제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며 "우리 자신과 일본을 포함한 전 세계가 전체 여성들의 성폭력과 인권문제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굳은 각성과 교훈으로 삼을 때 비로소 해결될 문제이다"라고 강조했다.

ar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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