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확대경] "특활비 폐지하라"…바른미래당, 존재감 '부각'

바른미래당이 특활비 폐지를 외치며 존재감을 부각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8일 오후 경기 의왕시 포일동 전력거래소 경인지사를 찾아 폭염에 따른 전력수급 동향을 살피고 있는 바른미래당 비상대책위원회. /이새롬 기자

"특활비 폐지 아닌 개선" 합의한 민주·한국당 맹비난

[더팩트ㅣ이원석 기자] "국회 특수활동비를 폐지하겠다는 문희상 국회의장의 약속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이를 유지하겠다는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야합밖에 남지 않았다."

지난 10일 바른미래당 김철근 대변인이 내놓은 논평 중 일부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등 거대양당이 논란이 돼온 특활비에 대해 폐지가 아닌 개선 방향으로 합의한 데 대한 비판이다.

통합 이후 침체기가 계속되고 있던 바른미래당의 존재감이 모처럼 부각되는 모양새다. 국민의 큰 질타를 받아온 국회 특활비를 민주당과 한국당이 사수하려 하자 크게 반발하며 '전면 폐지' 폐지를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른미래당의 목소리가 더 주목되는 것은 그들 역시 국회 교섭단체(20석 이상 보유)로 특활비 혜택을 상당히 많이 받는다는 것이다. 바른미래당이 지급받는 특활비는 교섭단체 배정 몫뿐만 아니라 주승용 국회 부의장, 상임위원장(이찬열 교육위원장, 이학재 정보위원장) 몫도 있다. 현재 바른미래당은 해당 특활비를 일절 받지 않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특활비 폐지를 당론으로 정하기까지 했다.

제3당임에도 바른미래당의 존재감은 미미했다. 사진은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 참석한 김관영(맨 오른쪽)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문병희 기자

그동안 바른미래당은 '제3당'임에도 거대 양당의 틈바구니에 끼어 존재감이 미미했다. 여러 현안들에 대해서도 특별히 목소리가 튀지 못했고 묻혀버릴 때가 많았다. 여당을 비판하면 한국당에 묻혔고, 한국당을 비판하면 여당에 밀렸다. 그러나 이번 특활비 폐지 주장은 특히 국민 여론과 방향을 같이 하고 자신들에게 주어지는 특활비를 거부하는 등 실천적인 선택까지 병행된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는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그동안 여러 목소리를 내왔음에도 진정성을 인정받지 못했다"며 "그러나 이번엔 말뿐이 아닌 특활비 거부 등을 통해 국민에게 직접 보이기로 했고 그걸 알아주고 계신 것 같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또 "여기서 끝내지 않고 반드시 특활비를 폐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국민 눈높이에서 고민하는 정당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활비는 각 당의 대표, 상임위원장 등 국회 내 주요 직책을 맡은 의원들에게 급여 이외 주어지는 돈을 말한다. 액수도 큰데 지출내역을 제출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사용처가 불투명해 '쌈짓돈', '제2급여' 등으로 불리며 국민적 비난을 받았다.

논란이 커지자 정치권에선 '특활비 폐지' 논의가 개시됐으나 앞서 민주당과 한국당이 지난 8일 특활비를 폐지하지는 않고 영수증 처리해 사용하는 방향에 합의하면서 사실상 무산됐다.

lws209@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