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김기춘 전 실장 강제 소환 검토
[더팩트ㅣ서초=신진환 기자] 일제 강제 징용 피해자들의 민사소송 등에 양승태 대법원과 재판거래 의혹을 받는 김기춘(79)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9일 검찰 소환에 불응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신봉수)·3부(부장검사 양석조)는 이날 오전 9시 30분까지 김 전 실장에게 출석하라고 통보했으나, 김 전 실장은 이 시각까지 검찰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김 전 실장 측 변호인은 건강상 문제로 출석할 수 없음을 검찰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랙리스트' 작성 지시 등 혐의로 상고심 재판을 받던 중 지난 6일 구속 기간이 만료돼 석방된 김 전 실장은 곧바로 서울의 한 병원에 입원했다.
검찰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임 시절 법원행정처가 일본과 외교 관계가 악화되는 것을 우려하는 청와대를 위해 강제 징용 사건 소송의 판결을 미뤘다는 의혹을 밝힐 핵심 증인으로 김 전 실장을 지목, 소환 조사하려 했다. 하지만 김 전 실장의 소환 불응으로 검찰 계획은 무산됐다. 검찰은 한 차례 더 소환 통보를 하거나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강제 소환하는 것도 검토할 방침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 2일 외교부를 압수수색해 법원행정처와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가 일제 강제 징용 소송을 논의한 단서를 다수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전 실장이 강제 징용 피해자과 전범 기업인 미쓰비시 중공업 등의 민사소송에 개입한 단서를 찾서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그의 신병 확보 방안을 결정한 뒤 청와대와 법원행정처 사이에 어떤 거래가 있었는지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