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로 친근한 소통…막내 비서 과외 받고, 원빈 따라하고
[더팩트ㅣ임현경 인턴기자] 최근 국회에서는 여야할 것 없이 유튜브 사이트에 동영상을 게시하며 대중과 소통하는 '유튜브 바람'이 불고 있다.
유튜브 채널 운영에 가장 열을 올리고 있는 이들은 오는 25일 전당대회를 앞둔 김진표·송영길·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다. 세 후보는 당의 표심을 잡기 위해 활발한 유튜브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 후보 측은 지난달 31일부터 유튜브 채널 '이해찬'을 통해 '이해찬의 SNS 무한도전 프로젝트-띠 동갑내기 과외하기'를 공개했다. "'디지털소통이 부족하다'는 당원들의 지적에 세바퀴 띠동갑인 막내 비서에게 SNS 과외 교습을 받아보기로 했다"며 '이해찬, 막내 비서에게 SNS 참교육 당하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시했다.
이 후보가 20대 막내 비서에게 SNS를 배우기도 하고 전두환, 유시민 등과의 인연을 들려주기도 하는 해당 영상은 조회수 약 1만2000회를 기록하며 인기를 얻었다. 1년 전까지 공식 석상 발언이나 뉴스 출연 영상 정도만을 게시했던 이 후보 측은 이외에도 이 후보의 지지자들을 인터뷰하는 '해차니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차니 피플' 등 보다 친근한 이미지를 구축하며 젊은 감각의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구독자 270명을 확보한 김 후보의 '진표TV'는 최근 배우 원빈이 출연한 커피 광고를 패러디하며 인지도를 높였다. 영상 속 김 후보는 '원빈 TOP VS 김진표 TOP' 영상에서 도심을 누비며 커피를 즐기는 원빈과 유사하게 국회를 비롯한 서울 곳곳의 민생을 살핀다.
김 후보가 마시는 'T.O.P'란 'Top Of Party'의 약자로 여당 또는 당 대표를 의미한다. 김 후보는 해당 영상을 통해 민주당을 경제 정당으로 만들겠다는 공약과 당 대표 자리에 오르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또한, 각종 인기 영화 포스터를 따라하는 등 망가짐도 불사하며 '진표 아저씨'라는 푸근한 인상을 강조하기도 했다.
송 후보는 이 후보와 김 후보가 수년 전부터 동영상을 채널을 소통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과 달리, 기존의 '송영길' 채널 대신 '송영길 TV' 채널을 연 뒤 한 달 전 토크콘서트 방송으로 물꼬를 텄다. 새 채널을 개설한 탓인지 구독자는 25명에 불과해, 세 후보 중 가장 적다.
송 후보(55세)는 김 후보(71세)·이 후보(66세)보다 젊은 축에 속하지만, 영상 홍보 전략만큼은 누구보다 '묵직'하다. '송영길 TV'는 대담, 특강, 민주당 인사의 지지 영상 등 선거 운동의 '정석'을 보여준다. 지난달 4일 '송영길 의원이 5개국어 한다고? 실화냐?'로 분위기 반전을 꾀해 평균보다 4배 이상 높은 조회수 227을 얻었지만, 두 후보에 비해 저조한 관심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전보다 참신한 시도가 필요해보인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은 개인 채널 대신 한국당 공식 유튜브에 출연하며, 홍준표 전 대표의 '페북 정치'와 차별화된 행보를 보였다. 그는 국회 잔디밭 벤치에 국민과 마주앉아 대화를 나누고 중요한 사안을 받아적는다는 설정의 '김병준 메모'를 진행한다.
김 위원장은 공식 석상에서 정장을 갖춰입는 평소와 달리 편안한 셔츠 차림으로 등장, 혁신비대위 구성 기준과 방향, 주요 당직자 인선 배경, 소상공인 문제와 김대준 전 비대위원 등 평소 당원 및 지지자들이 궁금해했던 질문들에 허심탄회하게 답했다.
김 위원장의 유튜브 출연은 보다 공식적인 창구를 통해 대중과 대면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한국당 공식 채널 '오른소리'의 구독자는 2만 6170명으로, 민주당(7753명)·정의당(5474명)·바른미래당(2017명)·민주평화당(39명) 등 여타 정당의 공식 채널에 비해 유튜브 내 파급력이 높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유튜브 소통'의 원조 격이다. 심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 구인광고 사이트의 유명 광고 패러디, 배우 김고은을 따라한 '2초 김고은', 그의 어록을 담은 '심크러쉬' 등 다양한 영상을 업로드 하며 지지를 이끌어냈다.
심의원은 대선 1주년이었던 지난 5월에도 '패러디 장인'답게 가수 아이유를 모사하고 분유·은행·치킨 광고까지 섭렵한 정의당 후원 홍보 영상을 게재해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또한, 심 의원이 지난 5월 28일 열린 본회의에서 최저임금법 개정안 의결 전 토한 열변을 담은 '최저임금 사자후'는 조회수 12만명을 기록하며 누리꾼들 사이에서 크게 호평을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