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이즈 마케팅" "콤플렉스" "아침마다 왜 정치하는지 5번 복창"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죽음을 언급했다가 제대로 역풍을 맞았다. 정치권은 홍 전 대표의 글에 일제히 비판을 쏟아내며 SNS 글쓰기 중단 요구까지 나왔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한국당 참패로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인 홍 전 대표는 28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 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를 겨냥해 "그 어떤 경우라도 자살이 미화되는 세상은 정상적인 사회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잘못을 했으면 그에 상응하는 벌을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지 그것을 회피하기 위해서 자살을 택한다는 것은 또 다른 책임 회피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은 홍 전 대표의 글은 노 원내대표를 국민 정서와 반대되는 입장을 보인 것은 물론, 고인의 죽음을 폄훼하고 있다고 일제히 비판했다.
김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홍 전 대표가 미국에서도 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예의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타국에서 잔혹한 노이즈 마케팅이나 벌이고 있는 홍 전 대표는 자중자애하라"고 충고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그 누구도 노 원내대표의 죽음을 미화하지 않았다"며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상황에 대해 공감하고 마음 아파했을 뿐이다. 수많은 막말의 어록을 남긴 홍 전 대표가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촌철살인 어록의 정치인 고 노회찬 원내대표의 마지막 가시는 길에 막말을 하나 더 얹었다"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도 일제히 홍 전 대표의 발언을 지적했다. 하태경 의원은 홍 전 대표를 향해 "이제 국민들 불쾌지수 더 올리지 마시고 페북도 절필하실 때인 것 같다"고 했고, 이준석 전 당협위원장은 "(홍 전 대표는) 아침마다 일어나서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 5번 복창해보길"이라고 일갈했다.
같은 당의 김철근 대변인은 자신의 SNS에 "홍 전 대표의 페이스북 내용에 대해 논평의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며 "미국에 가서는 페이스북을 끊겠다는 국민들과의 약속이나 지키길 바란다"고 사견을 전제로 비판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도 "노 원내대표의 비극에 그 누구도 미화한 국민은 없다"며 "어쩌면 그렇게 표독한 말씨를 골라 쓰는 천재적 소질이 있는지 더위를 더 덥게 만드는 그에게 그래도 고인은 너털웃음으로 대하시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같은 당 김형구 부대변인도 구두논평을 통해 "홍 전 대표의 발언은 대꾸할 가치도 없다"며 "노 원내대표의 생전 삶에 대한 칭송과 애도, 추모를 자살 미화라고 하는 것은 고인에 대한 모독은 물론 국민 모독이다. 한국에도 없는데 더위 먹은 것 아니냐"고 비난했다.
정치권이 일제히 자신을 비판하자 홍 전 대표도 다시 글을 통해 반박했다. 그는 "같은 말을 해도 좌파들이 하면 촌철살인이라고 미화하고, 우파들이 하면 막말이라고 비난하는 이상한 세상이 되었다"면서 "맞는 말도 막말이라고 폄훼하는 괴벨스 공화국이 되어가고 있다. 참으로 개탄할 일이다"고 밝혔다.
정의당 최 대변인은 홍 전 대표가 재차 올린 글과 관련 구두논평을 통해 "정치인에게는 민심이 천심이기에 국민을 탓하는 홍 전 대표의 발언은 정치 포기 선언으로 받아들이겠다"며 "노이즈마케팅으로 본인을 홍보해선 안 된다"고 반박했다.
여야를 막론하고 홍 전 대표를 향한 비판을 쏟아냈지만, 한국당은 이렇다 할 언급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