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청양 군의원, '1표·1살' 차이로 엇갈린 희비

충남선관위가 11일 청양군의원 가선거구에 대한 재개표로 임상기 전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종관 현 군의원의 당락이 뒤바뀌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임상기 전 후보가 지난달 18일 충남도청 프레스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유효표를 주장하는 모습. /청양=뉴시스

충남선관위, 소청심사서 '무효표→유효표' 결정…당선자 바뀌나

[더팩트ㅣ임현경 인턴기자] 단 하나의 표, 단 한 살의 나이 차이가 두 후보의 운명을 뒤바꿨다. 6.13 지방선거가 끝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충남 청양군에서는 군의원 자리 한 석을 두고 여전히 당락 논란 중이다.

충남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1일 청양군의원 가선거구에 대한 재개표를 진행했다. 충남선관위는 이날 임상기(57)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기표란에 인주가 찍히고 같은 당 이용남 후보의 기표란에 작게 잉크가 묻은 무효표를 유효 처리했다.

이번 충남선관위의 결정에 따라 임 후보와 김종관(56) 무소속 후보(선거 당시)는 똑같이 1398표를 얻은 동률이 됐다. 이 경우 공직선거법 제190조에 따라 '득표수가 동률일 경우 연장자 우선 원칙'이 적용돼 한 살 많은 임 후보를 당선자로 간주한다.

앞서 6.13 지방선거 당시 임 후보와 김 후보는 군의원 3석 중 마지막 한자리를 놓고 치열한 접전을 벌인 바 있다. 두 사람 모두 1398표를 얻어 공동 3위에 올랐고, 재검표 3회를 실시한 끝에 임 후보의 한 표가 무효 처리됐다. 결국, 김 후보가 1표 차로 청양군의원에 당선됐지만, 임 후보는 개표 다음 날인 14일 충남 선관위에 유효판정 및 당선인 결정의 무효확인을 소청했다.

임상기 전 더불어민주당 청양 군의원 후보는 지난 6.13 지방선거 개표현장에서 무효표로 처리된 투표용지가 중앙선관위에서 제시한 유효사례와 같다고 주장했다. 임 전 후보와 김종관 군의원의 당락을 가른 투표용지. /임상기 전 후보 측 제공

◆ 먼저 받은 당선증, 반납해야 할까?

임 전 후보는 11일 선관위의 결정에 만족을 드러냈다. 그는 이날 결과 발표 직후 재검 현장에서 "현명한 판단을 해준 충남도선관위에 감사하다. 청양군민의 눈과 귀가 돼 열심히 의정활동을 하겠다"며 소감을 밝혔다.

재검에 따라 김 의원과 임 전 후보의 당락이 엇갈리면서, 지역 자치에도 혼선이 생겼다. 이미 당선돼 활동 중이던 김 의원의 입지가 애매해진 것이다.

충남선관위의 재개표가 1심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김 의원이 소를 제기할 경우 해당 사건은 고등법원에서 2심을 받게 된다. 김 의원과 임 전 후보 중 누군가 2심 결과에 불복한다면 대법원에서 최종심을 받으며, 김 의원의 의원직은 대법원판결이 나기 전까지 유지된다.

충남선관위 관계자는 12일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이전에도 재검을 한 적은 있지만, 당락이 바뀐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관계자는 "두 후보가 따로 선관위에 의견을 표명하진 않았다"며 "오늘 우편으로 임상기 전 후보와 김종관 현 의원에게 결정문을 보낼 예정이다. 만약 이의가 있다면 결정문을 받은 날로부터 10일 이내에 대전고등지방법원에 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김 의원이 이미 받은 당선증에 대해서 "특별히 회수하지는 않고, 이의 없이 절차가 완료되어 임 전 후보가 당선자로 확정되면 자동으로 효력을 잃는다"고 말했다.

충남선관위는 최근 청양 군의원 무효표를 유효로 처리했다. 충남선관위 관계자는 12일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이전에도 재검을 한 적은 있지만, 당락이 바뀐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지난 6.13 지방선거 개표 당시. /이동률 기자

◆ 김종관 "무소속 의원 보호받지 못하는 현실"

김 의원은 충남선관위의 의사결정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12일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임 전 후보는 자신의 한 표를 살려달라고 당 차원에서 논평을 했다"며 "정당 없이 순수한 무소속인 저는 보호받을 수 없는 현실이다"고 호소했다.

김 의원은 "재검표 현장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봤는데 이날 참관한 선거관리위원 9명의 만장일치 결정이 필요한 상황이었다"며 "그중 민주당 추천 위원도 있기 때문에 그가 같은 소속 임 전 후보를 옹호했을 가능성이 있다. 거수 공개를 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피청구인인 저에겐 발언 기회 하나 없었다. 충남선관위원장 역시 결과에 대한 충분한 설명 없이 그저 '유효표'라는 것을 통보할 뿐이었다. 이 과정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해당 투표용지에 대해 "기표 방식상 인주에서 잉크가 흐르는 구조도 아니고, 같은 민주당 소속 후보를 찍으려다가 마음 바꾼 흔적으로 보인다. 사람 손에서 묻어난 모양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선관위는 육안으로만 판단한 것이고 법원에서는 고도화된 감정을 받게 될 것이다. 정확한 감정을 해야 알 것이기에 결과를 확신할 순 없지만, 그와 별개로 1심 과정은 이해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주변이 너무 시끄럽고 고통스럽다. 다들 선거를 끝낸 지금 저는 한 달을 더, 선거를 두 번이나 치렀다. 차라리 제가 한 표 차로 선거에서 패배했다면 억울하지 않았을 것이다"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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