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확대경] '강행군' 文대통령, 건강 '적신호'…靑 "티 안 내셨다"

문재인 대통령이 감기 몸살로 이번 주 일정을 모두 취소하기로 했다고 청와대가 27일 밝혔다. 사진은 최근 문 대통령이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는 모습./청와대 제공

文대통령 '와병설'에 화들짝…"주치의 주말까지 휴식 강력 권고"

[더팩트ㅣ청와대=오경희 기자] 남북·북미 정상회담으로 강행군을 펼친 문재인 대통령의 몸에 결국 '적신호'가 켜졌다. 27일 문 대통령은 돌연 예정된 모든 일정을 취소했다. 이는 곧바로 대통령의 '와병설'로 번져 정가를 긴장시켰다. 하지만 과로에 따른 '감기 몸살'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5시 15분께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은 (지난 21일~24일) 러시아 방문 등 과도한 일정과 누적된 피로로 인해 몸살감기에 걸렸다"며 "청와대 주치의는 문 대통령에게 주말까지 휴식을 취할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의 오는 28일~30일까지 일정을 취소 및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김 대변인은 설명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예정됐던 일정을 모두 연기 또는 취소하면서 청와대 안팎에서 궁금증을 자아냈다. 대통령의 당일 일정이 그것도 임박해서 취소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기 때문이다.

당초 청와대는 오전까지만 해도 '문 대통령이 오후 2시에 오드리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을 접견한 다음 오후 3시 청와대에서 제2차 규제혁신 점검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그러나 오후 1시 30분께 갑작스레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춘추관을 찾았다. 해당 관계자는 "오늘 오후 2시부터 하기로 했던 아쥴레 유네스코 사무총장 접견은 일정이 맞지 않아 취소됐고, 오후 3시 규제개혁 점검회의는 연기됐다"고 밝혔다. 유네스코 사무총장 면담을 불과 30분 전, 규제개혁 점검회의를 1시간 30분 앞두고 이 같은 결정을 알렸다.

공식 발표 직전까지 청와대 안팎에선 두 건의 일정이 취소되자 판문점으로 가 3차 남북정상회담을 갖는 것 아니냐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 등 여러 추측이 나왔다./청와대 제공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 총리가 '준비하느라 고생은 했지만, 이 정도의 내용이 민간의 눈높이에서 봤을 때 미흡하다'며 일정 연기를 건의했다"면서 "문 대통령은 집무실에서 이 보고를 받고 본인도 답답하다는 말씀을 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정황 상 문 대통령은 이때까지도 아픈 내색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공식 발표 직전까지 청와대 안팎에선 두 건의 일정이 취소되자 '판문점으로 가 3차 남북정상회담을 갖는 것 아니냐'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 등 여러 추측이 나왔다. 지라시로 돌기도 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다른 특별한 일정이 낀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제가 말씀드릴 순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대통령께서 오후 집무실에 계시냐'는 질문에 "어디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오늘 오후 공개 일정은 없다. 오늘 판문점 가는 일은 절대 없으니까 안심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건강은 방러 직후부터 좋지 않았던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21일부터 2박 4일간 러시아를 국빈방문한 뒤 돌아온 문 대통령은 공개 일정을 소화하지 않았다. 지난 25일에는 매주 월요일 오후 2시에 진행됐던 수석·보좌관 회의가 열리지 않았고, 이어 26일 문 대통령은 부산 유엔기념공원에서 열릴 '6·25 유엔참전용사 추모식'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행사 1시간을 앞두고 취소됐다. 청와대는 당시 폭우와 낙뢰 등 기상 여건을 이유로 일정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김의겸 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건강이 언제부터 안 좋았는지에 대해 김 대변인은 그간 컨디션이 안좋으셨는데 티를 안내셨다고 말했다./청와대 제공

이와 관련해 김 대변인은 "이날 오후 2시 유네스코 사무총장 면담만 건강상태와 관련이 있고, 3시 회의는 이와 무관하게 이 총리로부터 건의를 받고 대통령도 공감하던 차에 건의를 받아서 연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낙연 총리가 문 대통령의 건강 상태를 알고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선 "모르고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건강이 언제부터 안 좋았는지'에 대해 김 대변인은 "그간 컨디션이 안좋으셨는데 티를 안내셨다"고 말했다. 또 "대통령 건강이 이런 정도면 내일부터 다시 정상적으로 일정을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주치의가 오후 4시께 들어와서 진료한 뒤 이런 경고를 줬다"고 말했다.

ar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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