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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들 사퇴·세비 50% 반납 등 진정성 보여야 보수우파 회생"
[더팩트ㅣ서초동=이철영 기자] 류여해 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이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지난 6·13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홍준표 전 대표와 갈등을 겪다 제명까지 당했으나 자신을 내쫓은 한국당이 결국 선거에서 참패함으로써 다시 전면에 등장할 기회를 얻었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한 듯 류여해 전 최고위원은 "지금 우리당 비대위원장 자리에는 누가 와도 환영받지도, 혁신도 못할 것이다"고 전제하면서 "저한테 (비대위원장을) 맡겨줬으면 좋겠다"고 노골적으로 한국당 재건의 전면에 나설 의지를 나타냈다.
한국당과 일각에서는 류 전 최고위원의 이런 발언과 재등장에 '관종(관심받고 싶어 하는 사람을 낮게 이르는 말)'으로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기도 한다. 그러나 20일 오후 <더팩트>와 만난 류 전 최고위원은 한국당과 보수우파의 재건을 위한 것일 뿐, 주목을 받고자하는 것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홍 전 대표에 이어 2위에 올랐던 그다.
한국당이 처한 상황을 이야기하던 류 전 최고위원은 "왜 이렇게 무너졌을까" "이렇게 해서는 안 되는데"라며 안타까움과 답답해했다. 이날 서울 서초구에 법무법인 해에서 만난 류 전 최고위원은 약 1시간 20분 가까운 인터뷰에서 한국당의 혁신 방향과 보수우파의 방향 등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쏟아냈다.
◆"비대위원장 되면 한국당 혁신하고 정계 은퇴하겠다!"
"깨끗하게 혁신 한 번 했으면 좋겠다. 그들은 이해관계가 얽혀있어서 할 수가 없다. 또, 가진 게 많고 계파로 나뉘어 있어서 하지 못 한다. 전 계파도 없다. 그래서 한 번 맡겨주면 2개월 정도면 정상화할 수 있다."
류 전 최고위원은 간절했다. 김성태 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및 원내대표가 밝힌 "중앙당 해체"는 아니라는 게 류 전 최고위원의 판단이다. 또한, 여전히 당에 남에 기득권을 유지하는 의원들이 있는 한 한국당의 쇄신은 불가능하다고 전망했다.
그는 "김 대행 체제에서의 쇄신과 혁신은 불가능하다. 의원직을 사퇴해야 할 사람들이 당을 혁신한다는 게 말이 안 된다"며 "한 번쯤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 초선 의원들도 불출마 선언하고, 비례대표는 자격을 상실했으니 모두 사퇴해야 한다. 책임을 지라는 것이다"고 말했다.
선거 참패로 당이 무너졌음에도 여전히 자리만 지키려는 의원들을 향한 일침이다. 류 전 최고위원의 지적은 정치권 및 한국당 내에서도 제기되는 내용이다. 그만큼 당의 쇄신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류 전 최고위원은 자신이 비대위원장이 되면 한국당의 쇄신이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그는 당 쇄신의 첫 번째는 기득권을 가진 의원들에 대한 인적 청산을 꼽았다. 류 전 최고위원은 "홍 전 대표 체제에서 기득권을 누렸던 사람들 모두 제명할 것"이라며 "저는 비대위원장이 되면 당을 위해 사퇴할 것을 요구하고 백의종군해서 싸워달라고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가 처음 당에 들어간 이유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보수우파가 무너지는 것이 걱정됐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전당대회도 나갔고, 이후에는 홍 전 대표의 사당화를 지적했다. 저는 친박도, 친홍도 아니다"면서 "저는 국회의원도 아니기 때문에 그들로부터 자유롭고 젊다. 전 사당화하지 않겠다. 전당대회까지 이끌고 정계 은퇴를 하겠다고 약속한다"고 말했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은 '보수우파의 재건'일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는 점을 믿어달라고 했다.
◆"비대위원장 되면 세비 50% 반납·봉사활동 시키겠다!"
그는 한국당이 국민들로부터 다시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 대행이 하는 '중앙당 해체'는 보여주기 식에 지나지 않아 국민들로부터 절대 공감을 얻을 수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류 전 최고위원은 "당 대표는 권위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낮은 자세로 있는 사람이 당 대표라고 생각한다"며 "제가 비대위원장이 된다면 의원들 큰 차 못 타고 다니게 할 것이다. 또, 봉사활동 시키고 세비 50% 반납하게 할 생각이다. 보좌진들도 차출해서 봉사활동하게 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현장을 다니며 떠났던 동지들의 손을 잡고 고개 숙여 사과하겠다고 했다. 류 전 최고위원은 이런 모습을 보일 때 국민이 당원이 조금이나마 믿어줄 것으로 보았다.
그는 한국당이 처절하게 무너진 지금이야말로 보수우파를 재건할 타이밍이라고 했다. 류 전 최고위원은 "진짜 일어설 때는 넘어져서 바닥을 찍었을 때이다. 그래서 제게 혁신을 어떻게 할 거냐고 물어본다면 다 바뀌어야 한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면서 "한국당은 당원 빼고 다 바뀌어야 한다. 한국당은 당원의 당이고 국민들의 당이다. 따라서 김 대행의 발언은 교만의 극치이다"고 힐난했다.
이어 "당명만 바뀐다고 당이 새로워지는 게 아니다. 식당 이름 바꾼다고 맛이 바뀌나? 아니다. 요리사를 바꿔야 한다. 지금은 당명을 바꾸는 것이 더 잘못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2주 안에 달라지지 않으면 한국당엔 희망이 없다"
떠난 당원이 다시 올까? 류 전 최고위원은 돌아올 것으로 확신했다. 물론, 한국당이 지금처럼 이런 모습이라면 절대 불가능하다는 것을 전제로 했다.
또 홍 전 대표가 보수의 품격을 바닥으로 내동댕이쳤다고 지적했다. 홍 전 대표가 그동안 쏟아낸 '막말'들을 예로 들었다.
그는 "누군가 '보수가 죽은 게 아니라 한국당이 죽은 것이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품격 없는 홍 전 대표 때문에 죽은 것이다"며 "이제는 보수가 아니라 우파라는 개념을 세워야 할 때이다. 진보우파, 진보는 왜 좌파적인 냄새가 난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과거 우파는 지금의 진보처럼 변화를 주도했다. 두려워하지 않았다. 변화를 싫어하는 것은 기득권을 가진 이들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기득권을 가진 이들은 저를 싫어한다. 그들이 한국당에 가득하다. 그들은 보수도 아니고 우파도 아니다. 그저 기득권일 뿐이다. 그래서 전 기득권을 정리하면 우파 국민들이 모일 것이라고 본다"고 자신했다.
류 전 최고위원이 김 대행 및 의원들의 의원직 사퇴를 입에 침이 마르도록 주장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했다. 한국당 의원들에 대한 인적 청산이 되지 않으면 보수우파는 또 등을 돌릴 수밖에 없다고 본 것이다.
류 전 최고위원은 한국당에 시간이 별로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이제 2주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고 본다. 이 기간에 못하면 한국당은 보수우파는 끝이다"면서 "마지막으로 한국당 의원들에게 국민과 당원을 인질로 삼아서 그들의 기득권과 욕심을 채우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욕심을 지키고자 한다면 보수우파를 끝내 몰락시키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이 마지막 기회를 모두가 정신 차려 잘 살렸으면 좋겠다. 지금 못하면 김 대행은 평생 보수우파의 원망을 듣게 될 것이다. 제발 본인이 무엇을 하는지 알고 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사진=문병희 기자>